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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비와 호지의 아빠 Jul 20. 2023

45년 만에 최악의 홍수를 맞이한 뉴델리

[# 1] 비가 와도 너무 많이 온다 싶더니만...


비가 와도 너무 많이 온다 싶더니만 결국에는 사달이 났다. 지난주 내내 비가 내리는가 싶더니만 결국 뉴델리는 45년 만에 최악의 홍수를 맞았고, 뉴델리의 주요 문화재인 레드포트(Red Fort)가 침수되고, 시내 곳곳의 도로고 물에 잠겨 극심한 교통체증이 계속되었다. 


뉴델리가 이렇게 수해를 입은 것은 뉴델리가 위치한 터가 안 좋은 때문이다. 북서쪽에 위치한 히말라야 산맥으로부터 시작된 야무나 강은 인접한 하리아나주를 거쳐 뉴델리로 흘러들게 되는데 지난 며칠간 히말라야 산맥 바로 아래에 있는 히마찰 프라데시에서 엄청난 폭우로 강물이 급격하게 불어났다. 궂은 날씨가 계속되면 강물은 거의 줄어들지 않았고 유유히 하리아나주를 거쳐 평지에 넓게 펼쳐진 뉴델리에 진입하면서 결국 이렇게 물난리를 만들어내고 만 것이다. 북부 인도를 휩쓸고 있는 강력한 몬순 강우 때문에 인도의 수도인 뉴델리 대부분이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뉴델리의 도로 대부분이 물에 잠겼고, 차량들은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 2] 뉴델리가 멈춰 섰다... 


나이 지긋한 인도인들이 기억하는 가장 심각했던 홍수는 1978년의 대홍수라고들 한다. 그때에도 물에 잠긴 적이 없던 뉴델리 곳곳이 물에 잠겼다. 인도의 국부로 불리는 마하트마 간디의 기념관인 라즈가트마저 물에 잠기면서 진입이 통제되었다. 한 마디로 인도의 심장부인 뉴델리 이곳저곳이 물에 잠기면서 도시의 기능이 잠시 멈춰 섰다.   

마하트마 간디의 기념관인 라즈가트 진입로가 완전히 침수되어 있다.

이렇게 극단적인 기후가 나타나는 건 두말할 나위 없이 기후변화의 영향이다. 인도 역시 엄청난 양의 폭우, 무지막지한 무더위, 몬순 시즌도 아닌 건기에 느닷없이 나타나는 집중 호우 등 이상 기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 여름은 내가 인도에서 경험하는 4번째 여름이데, 이렇게 엄청난 양의 폭우는 나 역시 처음이라 당혹스럽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기후변화의 피해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더 큰 피해를 끼친다는 점을 내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있다는 점이다. 값싼 강가에 얼기설기 지은 판자촌에 살던 사람들의 집이 가장 먼저 떠 내려 가고, 힘겹게 가축을 키우고 농사를 짓던 농민들의 가축과 논밭이 제일 먼저 홍수에 휩쓸려 가는 것이다. 그리고, 나라 중에서도 가난하고 힘없는 나라가 기후변화의 폐해를 가장 먼저 가장 심하게 겪게 되는 것이다.


부지런히 경제를 발전시키고 앞으로 나아가도 부족할 인도... 이렇게 다시 한번 힘겨운 인도의 발걸음을 붙잡는 자연재해라는 장애물이 그 무서운 위력을 떨친 여름이 지나가고 있다. 


주요 간선도로의 침수로 차량이 거북이걸음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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