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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콜랑 Feb 06. 2024

'언어 능력'을 연구한다는 건...??

- ChatGPT VS 인간

인간이 말을 배우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언어적 경험을 해야 할까? 말을 배우면서 듣고 말하는 모든 문장을 정보량으로 환산하면 어느 정도나 될까?


아래 영상을 보면 ChatGPT가 어느 정도의 학습을 하는지 설명한다. 정상적인, 아니 일반적인 인간의 능력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데이터를 학습하는 것 같다.

2024. 1. 31. 유튜브 채널 <언더스탠딩>

그 결과 개발된 ChatGPT의 언어 능력은 우리가 놀라기에 충분한지 모른다. 대중의 눈으로 보면 정작 그것이 '언어 능력'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인간과 비슷해 보일 정도로 문장을 생성해 낸다는 현상이 중요하다.


인간은 얼마나 많은 언어적 경험을 통해서 언어를 습득할까? 2~3년 정도의 비교적 짧은 시간에 언어를 습득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4~5살 정도면 곧잘 말을 한다. 소위 '미운 네 살'에는 어른 뺨치는 언어 구사력을 선보이기도 한다.


Chomsky 할아버지가 '언어 능력'과 '언어 수행'을 개념적으로 구별하고 언어학자에게 언어 능력을 탐구하는 과제를 던지면서 소위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 가설을 소개한 바 있다. 그래서일까 그 시기에 즈음해서 인간의 언어 능력이 완성되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관점이 틀렸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언어 능력은 문법 능력과는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촘스키 이후로 심리언어학자들이 주목했던 결정적 시기는 언어 능력이 아닌 문법 능력과 관련된 것으로 제한하여 생각하고 싶다.


언어 능력에는 수사학, 거짓말, 농담, 예술, 학술 등 인간의 다양한 능력을 '기의'라고 할 때 그에 대응하는 '기표'의 세계를 이해하고 생산하는 능력까지 포함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뭐, 이렇게 보면 언어 능력의 외연이 마치 인간의 지적 능력 전반을 아우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서 적절한 한정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보기에 따라서는 충분히 그럴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문학적 언어 구사 능력이 언어 능력인지 언어와 구별되는 별도의 예술적 능력인지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으며, 언어 없는 학술 행위를 어떻게 상상할 수 있겠는가? 생각해 보지 않는 것보다는 생각해 보고 부정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현실 세계에서 성인이 되어 말을 할 줄 안다고 해서 모두가 동일한 언어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발표 능력, 연설 능력, 작문 능력 등 문법을 넘어선 화용 내지는 텍스트 관련 능력(뭐라고 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 등은 '언어'라는 기호를 활용하는 능력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니 '언어 능력'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촘스키 할아버지가 언어학의 영역을 너무 좁게 설정한 건 아닌지... 최소주의부터는 촘스키 할아버지도 언어 연구는 인지 연구의 일환이라고 보지 않았던가!


'언어 능력'을 연구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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