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인 Jul 04. 2024

글 쓸 용기가 필요해요

글 쓸 때가 가장 솔직해서요

이번에 논문이 끝나면 하반기에 원고를 쓰고 출판사 투고까지 할 계획을 짰다. 딱 지금이 그런 시점인데... 펜을 잡지 못하고 있다. 쓰고 싶은 글이 있는데 이걸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모르겠다. 구체적으로 뭐라고 탁 꼽아내기 어렵다. 가제, 목차 등 큰 틀은 짰다. 그런데 마음에서 '이게 될까? 이게 먹힐까?'를 생각한다. 언제부터 그런 시선을 신경 쓰면서 글을 썼다고. 그리고 내가 먹힐만한 메리트 있는 사람도 아닌데 대체 뭐가 그렇게 두려워서 용기를 내지 못하는 걸까? 오늘은 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려고 한다.


아무도 나를 찾지 않고 모를 때가 글 써내기 참 좋다. 무슨 말이든 할 수 있는 이 특권을 누릴 수 있다. 그게 바로 지금이다. 그런데...

'나중에 내가 유명해지면 어쩌지?' (하하 그냥 웃어 넘겨주세요)

'과거에 내가 쓴 글이 문제가 되면 어떡하지?' (너무 솔직해서 말이죠)

이러고 있다.

야, 너 순도 100% 경험을 소재로 연애 책도 냈잖아.


4년 전, 처음 원고를 쓰고 있을 땐 몰랐다. 이후 서점에 책이 깔리고 나서야 두려움이 밀려왔다. 헤어진 남자친구들이 연락 오면 어떻게 하지? (이럴 줄 알고 필명을 썼지만..!) 그런 일은 당연히 일어나지 않았다. 생사도 모를 텐데 뭘 그렇게 유난을 떨면서 걱정을 했던 걸까. 그리고 없는 말 지어낸 것도 아니잖아?


매번 솔직함을 주무기로 삶을 살아왔지만 요즘은 이 솔직함에 제동을 걸고 있다. 이런 말을 해도 될까? 이렇게 써재껴도 될까? 내 감정에 솔직했을 때 누군가가 감정 상하면 어떡하지..? 등 점차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일까, 어떤 불상사도 만들고 싶지 않은 걸까.


똥인지 된장인지 찍먹 해봐야 알았던 시절이 그립다. 상처받아도 대충 털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일어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러면 추하다고 욕먹을까 봐 두렵다. 내 솔직함이 똥인지 된장인지 구분 못하는 걸로 보일까 봐, 오늘도 마음에 브레이크를 건다. 이래 가지고 뭐 좀 쓰겠어?

매거진의 이전글 다시 매일 글쓰기 모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