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잘 아는 교회 삼촌이 나에게 편지를 보내왔다! 그런데, 작년에도 그 전에도 매년 같은 날에 나에게 편지를 보내온다. 아직 나는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삼촌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 되기를 원하시는 것 같다. 그리고 매 편지마다 하나님의 마음을 나에게 많이 설명해 주었는데 그 마음을 받은 내가 어떻게 살기를 원하는지를 설명해 주신다. 그런데 이제까지 온 편지를 모아서 다시 읽어보니, 그 안에 사랑이 있다! 삼촌의 사랑이 있고, 하나님의 사랑이 있다! 아, 그분들이 나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스탠리 하우어워스가 쓴 편지를 받은 대자가 이런 느낌이지 않았을까. 그 책을 읽는 나는 오히려 스탠리가 나에게 편지를 쓴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나도 아직 부족하긴 한데, 너에게 이런 덕이 있니? 이 덕은 내가 갖고 싶다고 갖게 되는 것이 아닌 것 같아. 기억하니? 그 덕이 누구로부터 나와서 어떻게 네 성품이 되어가는지?'
모든 독자가 눈치챌 것이라 생각하지만, 스탠리가 대자에게 알려준 10여 가지의 덕을 권면할 때마다 언급되는 세 가지의 필수적인 요소가 있다! 그것은 바로 '교회', '기도'와 '사랑'이다!
사람(부모, 친구, 공동체, 교회)이라는 대상이 없다면 덕이 필요 없다. 또한 대상이 없다면 덕의 신장도 없다! 스탠리는 그 대상으로서의 교회를 빠뜨리지 않는다. 교회 공동체를 통한 덕의 함양, 이를 놓칠 리가 없다. 또한 하나님의 주신 마음을 품은 기도 없이는 공허한 노력일 뿐이다. 덕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하늘과 나의 접점이 기도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랑. 사랑이 없다면 이 모든 게 가능하겠는가? 진리에 머물기 위해서 덕이 필요한데, 우리는 어떤 진리를 사모해야 하는가? 진리의 근원이 바로 하나님의 사랑 아닌가!
마지막 장에 이른 독자에게 스탠리는 묻는다. '덕은 네가 구체적인 방식으로 행동함으로써 너에게 스며든단다. 너는 무얼 하고 있니?'
보통 다 읽은 책을 덮으며 갖게 생각이 나에게는 다른 이들에게 이 책을 편안하게 추천할 수 있는지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되는 편이다. 이 책의 총 17장 중에서 저술 배경 격인 첫 두 장만 없다면 이 책은 여지없이 어느 어른이 독자인 '나'에게 쓴 편지 같다. 그 어른은 나를 잘 알고 있으며, 나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있으며, 무엇보다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어른인 것으로 마음으로 전해져 온다.
책 표지 디자인과 책 서론에서도 쉽게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대부가 대자에게 보내는 덕에 관한 편지를 모은 책이다. 이 구성 자체가 주는 특이성은 신선할 뿐 아니라, 편지를 엿보게 된다는 점에서 설레기도 하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책이 진행됨에 따라 저자의 대자를 향한 애정과 친밀함은 누적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편지의 내용도 대자의 어린 나이를 감안하여 점점 발전되어 가고, 편지 내용의 이슈들도 점점 발전되어 간다. 즉 대자가 성장함에 따라 권면하는 덕은 실제적이 되어가고 철학적인 요소도 점점 가미된다. 우리 모두가 성장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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