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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Park Oct 30. 2023

[culture] 미션의 시대

오늘은 문화/전략 담당들이 평생 숙제로 안고 일하는 단어, 비전과 미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저만 가슴이 웅장해지는 거 아니죠?


개인이든 조직이든 내가 하는 일의 이유나 미래의 모습을 정의하고 그에 따라 크고 작은 의사 결정을 해 나가는 것은 중요합니다. 특히 기업은 다수의 사람들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다 보니 공유하고 있는 미션과 비전이 있어야 결정의 편차와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비전과 미션이 왜 중요한지, 어떻게 정립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는 건 아니고요.(반전) 최근 들어 여러 회사의 문화 담당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비전보다 미션이라는 단어가 더 자주 들리는 이유에 대해서 제 나름의 해석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미션은 존재의 이유를 의미하고 비전은 미래상을 의미하는데요. 제 생각에는 쓰임이 다릅니다. (물론 둘 다 중요하고 연결되어 있어요)


비전은 조직에 무언가를 보태야 할 때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스타트업 투자 관련 기사를 찾아보시면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비전일 겁니다.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우리 기업이 무엇을 '보태어' (사람이든 기술이든 사업이든) 어느 시점에 어디까지 성장할지 보여줘야 하는데 그게 바로 기업의 미래상, 비전이거든요. 비단 스타트업이 아니더라도 중견/대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 무엇을 '보태어' 성장할지 논의하거나 결정할 때도 비전이 중요합니다. 예컨대 특정 시장에 진출하거나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는 게 맞아?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비전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전이 곧 우리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이니까요. 좋은 조직은 비전-대전략-하위전략이 누구든 납득 가능하게 잘 정렬되어 있기에 비전의 방향에 따라 하위 전략과 과제의 우선순위가 결정됩니다. 최근 사업계획 시즌을 맞이하여 내년의 성장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이때도 비전이라는 단어가 참 많이 언급되는 이유입니다.


반면 미션은 조직에 무엇을 남길지 결정할 때 중요합니다. 존재의 이유라는 건, 현재 기업이 하고 있는 사업의 본질이거든요. 회사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무엇을 '남길지' 결정해야 한다면 다른 무엇보다 미션을 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안에 꿈의 기원과 조직의 강점(탁월성)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 회사나 조직의 미션을 떠올렸을 때, "맞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건 이거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좋은 미션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미션은 수축의 시대에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조정기를 맞이한 기업과 조직은 존재의 이유에 닿아있는 사업과 철학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해야 턴어라운드의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장기 저성장기에도 꾸준히 성장해 온 일본기업들을 살펴보면 본질에 집중하고, 본질에 기반해 혁신하는 기업들이 많습니다. 사업을 재정의할 때도 사업의 본질을 중심에 두고 재정의하는 거죠. 니토리, 이토엔 같은 기업들이 대표적입니다.


최근 들어 비전보다 미션이라는 단어가 더 주목받는 이유는, 사업의 본질을 돌아보며 기본을 다지는 기업들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성장의 시대, 탑라인(매출)을 늘리는 것에 집중했던 조직들이 이제는 바텀라인(이익)을 증명하기 위해 '본질'을 고민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관련하여 유니콘의 시대는 가고 낙타의 시대가 왔다는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미 보신 분들이 많겠지만 앞서 말씀드린 내용을 생각하며 유니콘과 낙타의 의미를 고민해 보신다면 더 도움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https://hbr.org/2020/10/startups-its-time-to-think-like-camels-not-unicorns


Note: 제가 남기는 글은 기업문화에 대한 생각을 담은 글로 특정 조직이나 회사의 상황을 가정하고 적은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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