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여자친구 #에스파
봄인 것 같기도 하고 여름인 것 같기도 했던 5월. 급변하는 날씨만큼 다양한 이슈가 있던 2021년 5월의 KPOP 이슈를 알아보자.
첫 번째 이슈는 KPOP 팬들의 목요일 밤을 책임지던 엠넷의 ‘킹덤’이다. 방송 막바지로 향해갈수록, 여섯 그룹의 케미와 색깔이 점차 짙어지고 있다. 2월 대면식부터 6월 파이널까지 4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레전드 무대들이 탄생했다. 특히, 에이티즈의 ‘From The Wonderland’와 스트레이키즈의 ‘신뚜두뚜두’는 퍼포먼스의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다양한 카메라 기법과 특수효과, 무대장치를 활용해 그룹의 세계관과 음악을 4분의 무대 안에 완벽하게 녹여냈다. 다른 그룹들의 무대도 그들의 확연한 색깔과 특징이 보일 정도로 다채롭고 흥미로웠다. 내 방에서 이런 고퀄리티 무대를 매주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KPOP 고인물은 너무나 행복했다.
킹덤은 아티스트와 팬 모두에게 ‘윈윈’인 시스템이었다. 코로나 19로 오프라인 행사(콘서트, 공방, 팬미팅)가 취소된 요즘, 킹덤은 아티스트에겐 홍보의 장으로, 팬들에겐 콘텐츠 소비의 장으로 활용되었다. 특히, 메가 팔로워를 가진 엠넷의 SNS 채널은 해외팬을 끌어모을 수 있는 최고의 도구로 활용되었다. 게다가 전세계적으로 KPOP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인 시기인 만큼, 타이밍도 참 좋았다고 생각한다.
이번 킹덤은 여섯 팀 모두 수혜를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스트레이키즈는 킹덤을 통해 완벽하게 라이징 스타로 부상했다. 매 무대 색다른 컨셉과 무대 스토리, 뛰어난 라이브와 퍼포먼스 실력을 보여주며, 약점으로 평가받던 국내 팬덤을 아주 착실히 끌어 모았다. 멤버 현진의 하차로 타격이 크리라 예상됐지만, 오히려 다른 멤버들의 매력이 부각되기도 했다. 스트레이키즈 외에도 비투비, 아이콘, SF9은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며 그룹의 활기를 되찾았고, 에이티즈, 더보이즈 또한 자신들이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라는 걸 무대로 증명했다.
물론, ‘엠넷이 여전히 엠넷’한 부분도 많다. 1차 경연 세트비 문제로 시작 전부터 트러블을 만들더니, 그룹 간 분량 차별적인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아티스트와 기획사가 정말 사활을 거는 것처럼 매 무대 엄청난 퀄리티를 쏟아내고 있고, 팬들도 경쟁보다는 화합을 외치며 평화로운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KPOP에 대한 목마름이 큰 요즘 시기에 아주 걸맞았던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는 신인 여자 아이돌의 부상이다. 5월엔 아주아주 성공적인 세대 교체의 신호탄이 쏘아 올려졌다. 스테이씨와 에스파 모두 ‘ASAP’, ‘Next Level’로 기념비적인 성과를 보여주었다. 그동안 음원 차트 시스템 개편, 사재기 가수들에 밀려 근 2년 간 힘을 못 쓰던 걸그룹이 오랜만에 음원 차트에서 아주 큰 성과를 보여주었다. 5월 30일 멜론 TOP 100 기준, 에스파는 6위, 스테이씨는 13위를 기록하고 있다. 데뷔 1년도 안된 신인그룹이 모처럼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두 그룹은 코로나 19로 활동이 제한되는 와중에서도 아주 긍정적인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타이밍도 좋았다. 기존 ‘트(와이스)레(드벨벳)블(랙핑크)마(마무)여(자친구)’의 공백기일 때, 활동을 시작했고 최근 몇 년간 시도하지 않았던 하이틴 컨셉과 SMP 컨셉을 성공적으로 소화했다. 시장의 공백기와 대중의 니즈라는 타이밍, 그 어딘가를 완벽하게 잡아냈다.
그리고 두 그룹의 컨셉이 다르기에 더 재밌다. 에스파는 심오한 세계관과 강하고 무거운 정통 SMP 음악, 스테이씨는 밝고 통통튀는 컨셉과 귀여운 가사를 특징으로 삼는다. 이건 두 그룹의 프로듀서인 ‘유영진’과 ‘블랙아이드필승’의 차이점이기도 한데, 두 프로듀서 모두 자기의 색깔이 확실하고 성공 레퍼런스가 많기에 앞으로도 큰 걱정은 없다. 개인적으로 ‘트레블마여’만큼 강력한 임팩트가 있던 시기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앞서 두 그룹과 ‘itzy’, ‘(여자)아이들’ 그리고 YG와 스타쉽의 걸그룹까지 데뷔한다면, 이전만큼 재밌는 시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스타가 반가운 만큼 떠나는 이들에 대한 아쉬움도 큰 5월이었다. 비 이후 끊겨져 가던 남자 솔로 명맥을 부활시켰던 태민과 백현이 입대를 하게 되었다. 둘 모두 남자 솔로가수로 독보적인 컨셉과 판매량을 기록했기에 아쉬움이 크다. 태민과 백현 모두 솔로활동 뿐만 아니라 샤이니, 엑소라는 각자 그룹과 슈퍼엠이라는 유닛에서도 활동했던 멤버인 만큼 빈 자리가 크게 느껴진다. 이수만 아버지가 슬퍼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그리고 가요계에 독보적인 컨셉을 자랑하던 걸그룹 여자친구가 7년의 계약기간을 끝내고 해체를 결정지었다. 개인적으로 의구심이 드는 것도 많다..왜 이렇게 급했는지, 쏘스뮤직은 무엇을 한 건지 모르겠을 정도로 소통이 엉망이었다. 여자친구가 이렇게 급하게 떠나 보낼 그룹이 절대 아닌데..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보낸 느낌이다. 여자친구는 ‘파워청량’, ‘칼군무’, ‘중소기획사의 기적’이라고 평가받을 만큼 굵은 족적을 남긴 걸그룹이다. 지금은 떠나 보내지만, 그들의 음악과 컨셉, 역사는 오래도록 KPOP에 남아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