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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대표 Jun 09. 2021

아이돌 그룹에 ‘센터’가 필요한 이유

센터가 그렇게 중요할까?

아이돌 그룹엔 크게 두 가지 포지션이 있다. 

그룹의 음악, 보컬을 담당하는 ‘메인 보컬’과 그룹의 퍼포먼스, 안무를 담당하는 ‘메인 댄서’가 있다. 그리고 메인을 보조하는 리드와 서브 포지션이 있고 비주얼을 담당하는 포지션도 있다. 이외에도 리더, 막내 등 다양한 비공식(?) 포지션이 존재하지만, 그 중 제일은 바로 ‘센터’라는 포지션이다. 센터는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그만큼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부담감을 지기도 한다. 오늘은 아주 무거운 왕관 같은 ‘센터’라는 포지션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사실 센터라는 포지션은 없었다. 물론 1세대 아이돌 때부터 각 그룹의 센터로 인식되는 멤버가 있었지만, 인식 정도의 차원이지 그룹과 회사가 나서서 센터로 찍어준 케이스는 없었다. 이 곡의 컨셉에 맞는다면 A라는 멤버가, 다른 곡의 컨셉에 맞는다면 B라는 멤버가 번갈아가며 센터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다 프로듀스 시리즈 이후로 센터라는 포지션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처음엔 방송의 재미와 경쟁을 위해 101명 연습생 중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연습생을 뽑는 제도였지만, 점차 필수요소로 굳혀지더니 어느새 아이돌을 상징하는 포지션이 되었다. 

프듀 시리즈의 역대 센터

센터는 방송 내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와 서사를 부여 받았다. 심지어 각 경연에서도 연습 영상보다는 센터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더 큰 분량을 할애하기도 했다. 프로듀스 시리즈가 대히트를 치는 바람에, ‘센터=아이돌의 권력’이라는 강력한 의미가 부여되었다. 그 후, 다양한 아이돌 서바이벌에서도 센터의 중요성을 내세우기 시작했고, 기획사들도 센터를 미리 정한 후에 데뷔시키고 있다. 이제는 센터라는 포지션이 마치 모든 걸 가질 수 있는 ‘절대 권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다들 센터라는 포지션에 집착하는 것일까? 

첫째로는 그룹의 정체성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각 그룹에겐 고유의 컨셉과 이야기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요즘은 구체적인 세계관과 특색있는 컨셉을 가지고 데뷔하는 아이돌이 많기에, 해당 그룹의 색깔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멤버가 필요하다. 3분이라는 무대에서 센터인 멤버의 비주얼과 끼만으로도 그룹의 색깔을 대표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JYP는 센터를 통해 그룹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전략을 아주 오래 전부터 사용하고 있다. 트와이스의 나연은 청량하고 과즙이 넘치는 이미지인데, 이는 트와이스의 초기 컨셉과 가장 잘 부합하는 멤버이기도 하다. Itzy의 류진 또한, 그룹의 메인 컨셉인 걸크러쉬, 틴크러쉬에 가장 부합하는 멤버이기에 센터를 차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센터 집중 전략으로 트와이스와 itzy는 데뷔 초부터 자신들의 컨셉을 빠르게 인식시킬 수 있었다.

이 분야 갑, JYP 여돌 센터


두 번째는 ‘무대 몰입도’이다. 대부분의 아이돌은 4인조 이상으로 구성된 다인원 그룹이다. 모든 멤버가 완벽한 퍼포먼스와 라이브를 보여주면 좋겠지만, 사람인 이상 100% 완벽한 무대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누군가는 음이탈을 할 수도, 누군가는 안무 실수를 할 수도 있다. 특히, 무대의 하이라이트에서 이런 실수가 나온다면, 그룹 전체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도 있다. 누가 됐든 하이라이트 파트를 소화할 멤버는 필요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센터가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센터가 메인 보컬과 더불어 곡의 하이라이트 파트를 담당하게 된다. 그리고 센터에겐 이 파트를 완벽하게 소화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부여된다. 실제로 많은 직캠과 무대 영상을 보게 되면, 생각보다 많은 멤버들이 하이라이트 파트에서 실수를 하는 걸 볼 수 있다. 하지만 대중은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센터에게 시선이 가기에, 다른 멤버들의 실수를 캐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3분이라는 무대에서 가장 완벽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 센터를 이를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차지하게 된다. 즉, 무대와 곡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멤버가 센터 역할을 부여받는 것이다. 

멤버 수만 23명인데, 칼군무가 완벽한 NCT


SM은 EXO, NCT 등 다인원 그룹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기획사이다. 특히, EXO의 카이와 NCT의 태용은 다인원 그룹 센터의 정석을 보여준다. 10명 이상인 그룹에서 센터인 두 멤버의 컨셉 소화력은 독보적이라고 할 만하다. 또한, 하이라이트 파트에서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정감까지 들게 한다.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자신에게 집중시키며, 안정적으로 하이라이트 파트를 소화한다. 이는 그룹의 곡과 무대에 대한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올리게 해준다.

남돌 센터계의 정석..카이와 태용
개인적으로 센터는 꼭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아이돌로 성공하기 위해선 대중에게 얼마나 빨리 자신들을 인식시키는지가 중요하다. 센터는 그룹의 색깔과 컨셉 그리고 무대의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는 포지션이고, 대중들은 이들을 보며 그룹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즉, 대중들에게 자신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선, 센터 멤버를 통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KPOP은 선택과 집중, 무한 경쟁을 통해 지금의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 어찌 보면 센터라는 존재 자체가, KPOP의 성격을 너무나 잘 보여주는 시스템이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보게 된다. 역차별과 지나친 푸시는 분명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만, 센터가 가지게 되는 부담감에 대해서도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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