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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안유 Mar 06. 2023

3D영상관이 있는 카페 ‘예밀락 453’

새로운 3D 영상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갈 핫 플레이스

카페 예밀락 453’의 로미오와 줄리엣


원주시 행구동에 자리 잡은 카페 ‘예밀락 453’은 드라마 세트장 보다 더 아름답다. 치악산 자락을 배경으로 유럽 중세 시대를 재현해 놓은 듯한 카페 건물이 보는 이로 하여금 색다른 감동을 품게 한다. 규모가 그리 큰 건 아니지만 공을 들인 주인의 마음이 곳곳에 배어 있어 한 번 더 둘러보게 하는 마력이 있다. 이 카페에서 마음을 잡아끄는 건 2개의 본관 로미오관과 줄리엣관이다.       


영상관이 있는 카페 '에밀락'(사진 아이쓰리디메타)


하얀색 건물이 로미오관이고 구름다리를 건너가면 줄리엣관이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애틋한 사랑처럼 구름다리를 건너가야 만날 수 있는 사랑이 마치 견우와 직녀의 오작교를 연상하게 한다. 로미오와 줄리엣 이름을 만나는 자체로 젊은 날의 사랑이 저절로 떠오르는 공간이다. 자신의 사랑 이야기(스토리텔링) 속으로 빠져들 수 있게 만든 재치 있는 설정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라고 할 만하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청춘은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죽음을 불사하는 사랑의 맹세를 할 것이고 나이가 든 세대는 뜨거웠던 젊은 날을 떠올리며 사랑을 갈무리할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공간이 또 있을까? 로미오관과 줄리엣관으로 가는 길을 표시한 안내판 또한 사랑의 애틋함을 더한다. 반대 방향으로 나 있는 화살표가 상징하는 건 뭘까? 제각각 의미를 부여해 보는 것도 예밀락 453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예술과 밀(차와 빵)을 즐기는 공간 예밀락 453’


로미오와 줄리엣을 스토리텔링한 카페 공간에 호기심이 더해져 사장님을 만나 카페 이름을 ‘예밀락 453’으로 지은 내력을 물어봤다.      

“예술과 밀(차와 빵)이 만나서 즐기는 공간을 선물하고 싶어 줄여서

‘예밀락’이라고 지었고요. 453은 전화번호 0453에서 따왔습니다.

0453은 빵사오삼을 의미합니다”      

수줍게 홍조를 띠며 예밀락의 내력을 설명하는 사장님은 주변 풍광 설명을 이어갔다. 예밀락 453이 복숭아밭과 이어져 있어서, 꽃피는 춘삼월이 되면 복사꽃 이 카페 정원과 잘 어우러져 꽃 대궐을 만들 터이니 바로 이곳이 무릉도원이다 싶다. 건너다보니 벼를 베고 난 볏짚 사이로 떨어진 낟알을 줍는 참새들의 합창이 분주하다. 동행한 지인이 눈 내리는 날 더없이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는 설명을 보탠다. 눈 내리는 절경을 보려면 세 계절을 더 지나야 한다니 기다리는 마음이 한층 더 애틋해진다.     

예밀락 453은 사계절 모두 예술이란다. 여름이면 꽃을 좋아하는 주인의 취향 따라 수국과 라일락이 피어나 향기로 유혹한다고 하니 마음이 먼저 설렌다. 가을이면 치악산 자락에 수놓아지는 단풍들의 오색 자수가 카페까지 내려올 터, 그 풍광은 또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잠시 머무는 동안에 사계절 내내 더 자주 예밀락 453으로 운전 페달을 밟아서 달려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3D 영상관으로 재탄생한 줄리엣관


얼마 전 줄리엣관이 3D 영상관으로 재탄생했다. 3월 3일 개관한 줄리엣관은 카페테리아의 차원을 한 단계 승화시킨 공간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줄리엣관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원주의 풍광을 조망하는 명소로 입소문이 난 곳이다. 치악산 자락을 물들인 저녁노을에 풍덩 빠져 볼 수 있는 공간에서 차를 마시며 생동감 넘치는 3D 영상을 볼 수 있다는 건 행운이며 행복이다.


3일 본관 오픈한 영상관 내부 모습(사진 아이쓰리디메타)


줄리엣관이 3D영상관으로 변신하면서 카페 ‘예밀락 453’는 최영택 사장님 말처럼 단순한 카페테리아에서 3D 입체영상의 전시와 체험, 배움의 기회를 누릴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되었다. 카페를 방문하는 이들에게 많은 볼거리와 더불어 흥미로움과 즐거움을 선사하니 손님들이 깜짝 놀랄 만도 하다. 한 청년이 “공간이 너무 예뻐요”라는 찬사를 거듭하자 최영택 사장님이 “영상은 공짜이니 마음껏 즐기세요”라고 응수한다. 찻값과 빵값만 냈는데 영상을 공짜로 즐겨도 되냐고 화답하는 청년들 얘기 속에서 ‘문화의 힘’과 ‘예밀락’ 이름이 주는 기운을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



청아한 하늘빛 채색으로 멋을 낸 창문과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진 실내가 마치 소우주 같다. 하늘과 땅, 사람과 자연이 하나가 되어 조화를 이루는 이곳에서 앞으로 더 새로운 기운이 솟아날 터. 줄리엣관을 3D영상관으로 변신시킨 최영택 사장님과 2D 영상을 3D 영상으로 구현해 생명을 불어넣은 ㈜ i3DMeta 정성원 대표의 의기투합으로, 예밀락 453이 지역 주민과 새로운 영상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핫 플레이스로 성장할 것이라 굳게 믿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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