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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읽는 엄마 Jan 04. 2023

어제와 같은 하루이지만

마음은 다른 하루

'아직인가? 조금 더 기다려야 하나?'

평소엔 기다리며 보지 않던 해이지만 오늘은 평소랑 다르게 내가 먼저 해를 기다려본다.

일출 시각보다 더 일찍 일어나 어두운 하늘을 바라보며

'저기쯤에서 해가 떠오르겠지.'라고 어제 해가 뜬 자리를 기억해 본다.

어제랑 다른 마음으로 능선을 바라보니 산과 바다도 해를 맞이할 준비를 끝낸 듯했다.


어둠이 걷힌 하늘과 능선 부분을 옅은 붉은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눈부시게 반짝이는 해는

아직 보이지 않았지만 곧 볼 수 있다는 신호이다. 잠깐 자리를 비우면 기다리던 해를 보지 못할까 봐

한 걸음도 떼지 못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기다렸던 해여서일까? 어제랑 다르게 오늘 일출이 늦 것 같다는 생각에 시계만 자꾸 확인하게 된다.

해는 분명 어제랑 비슷한 시간에 떠오를 텐데 말이다.

한눈팔지 않고 해가 떠오르기만을 바라보니 해를 보면 어떤 말을 하려고 기다리는 건지 잠시 생각해 본다.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걸까?

성공하는 삶을 바랐던 걸까?

유명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걸까?

아님, 부자가 되고 싶은 걸까?

해를 기다리는 마음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를 맞이한다면 참 좋겠는데.

정했다!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설레는 하루를 원하며 살길 바랬다.

똑같은 하루인데도 1월 1일 해가 특별하게 느껴진 것처럼 하루를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하길

바랐던 거다.


어느새 눈부시 작은 빛이 능선 위로 보이기 시작한다.

기다렸던 해가 드디어 1월 1일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이제 소원을 말해도 된다고 알려준다.

해가 천천히 자신의 존재를 보여주면 잔잔하던 바닷물결도 해와 같은 빛을 내며 멀리 퍼지기 시작한다.


해가 높이 오를수록 물결에 비치는 붉은빛도 멀리 퍼지며 산과 하늘과 바다에도 붉게 물들이는 해를 보게 된다. 단순히 하늘에만 떠오르는 게 아니었구나.

하나의 작은 점에 불과한 붉은 해는 사람들의 마음과 하늘과 능선의 경계에도 붉게 물들이고 높이 오를수록

잔잔한 바다에 빛을 퍼지게 한다.

그 빛은 자연에만 비추는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빛을 전해준다.


올해는 건강하게 해달라고

올해는 소망하는 일을 이루게 해달라고

그 빛이 퍼질수록 많은 사람의 소망들이 전해진다.


해는 한순간에 떠오르지 않았다.

두 손을 모아 여러 번 확인하고 또 확인하며 그토록 기다렸던 해를 보게 된다. 우리 인생도 그렇다.

내가 소망하는 일들이 한 번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두 손 모아 간절히 바라고 확인하고 애쓸수록 소망했던 일들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 빛은 하늘에만 비추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해처럼 빛나는 사람은 그 주변을 밝게 비추어준다. 그 영향이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변인들에게도 전해진다. 그 파장은 생각보다 크다. 그 주변인이 또 다른 이들에게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같은 하루이지만 마음이 달라지면 하루의 시작도 달라진다. 1월 1일이 그랬던 것처럼, 월요일이 그랬던 것처럼, 새 학기가 그랬던 것처럼, 오늘도 설렘을 내 삶에 넣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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