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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park Mar 03. 2024

1년 3개월간의 백수 생활을 마치며

트레이더로서 배운 것들 2


하루에 오후 3시 반부터 한두 시간 남짓 일하면서 돈은 회에서 속해서 일하던 것 이상으로 벌었으면서 나는 왜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려는 것일까. 전 포스팅에서 직장인은 루저면서 노예처럼 표현했으면서 이제 와서 왜?


직장인으로 평범하게 산다는 것

한국에서 엄청난 히트를 쳤던 부의 추월차선에서 가장 유명한 부분은 아마 인간의 삶을 서행차선과 추월차선으로 나눴던 점이 아닐까 싶다. 나는 전형적인 '성공'한 사람이 하는 뻔한 가스라이팅스러운 이런 유의 이분법적인 사고를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필터링을 하지 않는 독자들로 하여금 저 말 그대로 믿는 사람들이 생기고, 본인을 강제로 불행한 사람처럼 몰아가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몇몇 사람들은 저 글을 읽었다는 것 만으로 본인이 남들보다 더 깨어있는? 사람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경우도 왕왕 본 것 같다 (나는 미라클 모닝을 하고, 갓생을 살고, 추월차선에 들어온 것만 같고 등등..). 세상에는 이런 식의 말도 안 되는 이분법적인 사고가 너무나도 많고, 그런 것들은 우리를 알게 모르게 점점 불행하게 만드는 것만 같다.


내가 회사를 떠나 혼자 일을 하며 느낀 점은, 직장인은 사실 굉장히 많은 이점이 있다. 꼬박꼬박 정해진 날짜에 월급이 나오고, 인간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만들어 주고 (좋든 싫든), 내가 아프면 병가를 낼 수 있고 아이가 생기면 육아휴직을 씀에도 지속적인 월급을 받을 수 있다. 사업을 하거나 트레이더로 산다는 것은 이 모든 것을 반대로 하면 된다. 그러므로 직장에 소속되어 있는 건 어쩌면 엄청난 축복일 수도 있다. 아니, 그냥 엄청난 축복이다. 


이 모든 것들을 더해 직장과 투자의 관계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직장에 소속됨에 따른 심리적 안정감이다. 전 포스팅에서 보았듯 내가 트레이더로서 뼈저리게 느꼈던 것은 심리적인 부분이었다. 10% 수익률 구간에는 모두가 기분 좋게 기다리는 게 아무렇지 않지만, 10% 손실을 보고 있는 구간에서 인간이 느끼는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훨씬 높다. 그 스트레스를 참지 못하고 손실로 거래를 종료하는 순간 무섭게 다시 가격이 오르는 건 안 비밀.. 


그렇기에 나는 세상 사람들 모두가 직장을 다님과 함께 투자를 같이 했으면 좋겠다. 내가 어떠한 주식에 투자를 해 놓고 월급과 같은 부가적인 수입이 생기지 않는 상황이라면 손실이 너무나 괴롭게만 느껴지겠지만 (내가 트레이더 일 때 느꼈던 감정이다), 리스크 관리를 하면서 투자를 한다는 가정하에 직장이 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엄청난 울타리를 제공해 준다.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하는 투자는, 오히려 손실폭이 커질수록 좋아하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물론 내가 정말 잘 알고 있는 곳에 투자를 하는 상황이어야 하겠지만, 어차피 길게 끌고 갈 종목이 세일을 하는 셈이니 말이다. 월급쟁이로는 부자가 되는 것이 힘들 수도 있겠지만, 투자를 함께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주저리가 길었지만 내가 회사에 돌아가는 이유를 정리해 보자면:

친구의 말대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지만, 직장인의 관점으로 시작해 보고 싶었다.

직장인은 루저와 같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풀타임 트레이더로 일하면서 느꼈다.

직장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은 오히려 투자를 더 잘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된다.


그래서 뭘 어떻게, 언제부터, 무엇을?

고로 나는 2024년 3월 4일부터 다시 직장으로 돌아간다. 지금 이 회사와 계약을 했을 2024년 1월 중순부터 이 프로젝트를 생각을 했고, 내가 사용하던 트레이딩 플랫폼으로 그때 2500유로 정도의 금액으로 투자를 다시 시작했다. 한화로 360만 원 정도 되는 금액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300-500만 원으로 투자를 시작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다. 지난 3주 정도 매주 스크린샷을 찍어놓았고, 앞으로도 매주 투자 일지를 브런치에 작성할 때마다 그 주의 스크린샷을 올리면서 내가 가진 투자 관련 생각이나 방향성, 리스크 관리 등에 말해 볼 것이다. 스크린샷을 찍은 시점부터 1주 차라고 가정하고 3주 차인 오늘까지의 스크릿샷을 올려보겠다.


2024년 2월 16일
2024년 2월 23일. 날짜가 안 나오게 스크린샷이 찍혔는데, 차트를 보면 날짜가 나와있다.
방금 찍은 2024년 3월 2일
수익률 정리표 (매주 업데이트 할 것)

복잡하니까 제일 최근인 오늘 (2024년 3월 2일) 기준으로 수익률 차트를 보면, 시작은 2500유로고 지금까지 3번째 세로축에서 볼 수 있듯 1243유로의 미실현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퍼센트로는 50% 가까운 수익률이고, 저번주에 비해서는 36유로, 퍼센트로는 1퍼센트 정도가 기록되고 있다. 영어로는 unrealized profit이라고 하는 것을 한글로 미실현 수익이라고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내가 하려는 건 길게 가져가는 장기 투자라서 이 부분은 매주 꽤나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첫 번째 주에는 오히려 총계좌가 4400유로 정도로 늘어났지만 2주가 지난 오늘자로 3700유로가 된 것을 보면 된다. 


마치기 전 이 플랫폼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조금 설명을 해보자면,

Trading 212라고 하는 영국 플랫폼이고 유럽 전역에서 쓰이는 것으로 안다.

스크릿샷에 흰색으로 가린 부분은 개인 이메일이라서 가렸다. 

스크린샷 하단의 초록색 부분으로 현시점 얼마큼의 미실현 수익이 있는지가 보이는데, 중간중간 리스크 관리와 손절 & 익절과 같은 것들로 조금의 차이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총계좌의 숫자니까 상단부의 account value를 보면 된다.

Live와 Demo 버전이 있고, Demo 버전으로 트레이딩/투자를 연습해 볼 수 있다. 물론 나는 Live버전이다.

Trading 212는 투자용 계좌와 트레이딩용 CFD 계좌를 만들 수 있고 (CFD가 무엇인지까지는 설명하지 않겠다), 내가 시연하는 계좌는 CFD 계좌이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데, 나는 트레이더로서 일 하면서 CFD를 일반 투자 계좌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시연용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시작은 CFD로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추천하지 않는 방법이니 일반 투자 계좌로 시작하면 된다. 아, 그러므로 화면에 보이는 나스닥은 현물이 아닌 선물이다.

CFD 계좌는 앞으로 절대 입금하지 않을 것이다. 고로 시작한 2500유로가 전부다.

지금 투자용 계좌는 비어있고 월급을 받기 시작하면 일반 직장인들처럼 500-1000유로 정도 매달 투자를 시작할 것이다. 3월에는 개인적으로 돈 쓸 곳이 많아서 아마도 4월부터 ㅎㅎ


내 목표는 지금의 CFD 계좌와 앞으로 매달 투자할 투자 계좌를 합쳐 1백만 유로를 만드는 것이다. 2024년 3월 2일 자 환율로 14억 4769만 원이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장기 프로젝트라서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직장인으로서 자산을 투자로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몇 년이, 혹은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투자 관련 포스팅이라서 1년 안에 슈퍼리치가 되는 방법을 알려준다고 생각을 했다면 이 프로젝트 취지와는 맞지 않다. 


다음 주부터 거의 1년 반 만에 직장으로 돌아가기에 어떻게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최대한 매주 올려보는 식으로 목표를 잡아보겠다. 흙흙 백수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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