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의 책과 2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4권의 책
1. 헤르만 헤세 - 싯다르타
2. 마이클 이스터 - 편안함의 습격
3. 빅터 프랭클 - 죽음의 수용소에서
4. 박소령 - 실패를 통과하는 일
2편의 영화
1. 귀멸의 칼날 - 무한성편
2.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을 통해 헤르만 헤세가 생각하는 삶에 대한 깨달음을 설명한다. 구도자, 깨달은 자, 사랑하는 자, 욕망하는 자, 존경하는 자, 귀담아 들어주는 자, 마음을 뺏는 자 등을 만나며 행복과 답답함, 절망 등 삶의 여러 감정을 느낀다. 그러다 강을 통해 전체의 단일성을, 이 모든 것들이 합쳐져서 사건과 생명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느낀 싯다르타는 이내 잔잔한 미소를 띈다.
싯다르타가 느끼는 기분과 생각 하나하나에 많은 몰입을 하며 읽게 된다. 그가 깨달음을 추구할 때 나도 깨달음을 추구하고, 그가 인세에 나갔을 때는 나도 인간의 욕망을 생각하고, 그가 사랑할 때는 나도 사랑을, 그가 피안을 넘어 본질을 볼 때는 나도 그에 대해 고민한다. 머리 위 햇살에서도 숲의 그늘에서도 행복을 느낄 때면 나도 행복해졌다. 헤세의 문장 하나하나가 사랑스럽다. 사색하는 것을 나는 사랑하는구나, 느낀다.
세상의 혼란함에 나를 잃어가는 기분이 든다면, 싯다르타를 집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싯다르타는, 이런 식으로 자기 말을 들어주는 사람에게 자신을 고백한다는 것, 그리고 그런 사람의 마음속에다 자신의 인생, 자신의 구도 행위, 자신의 고뇌를 털어놓는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를 느꼈다.
이동진님의 책 리뷰를 통해 흥미를 느끼고 읽게 되었다. 우리가 더 나은 삶, 더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정말로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인데 불편하면 안되고 편안해야한다, 라는 전제에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당장의 편안함은 좋지만 이를 위해 우리가 지불해야하는 대가를 생각해보아야한다. 인체는 하루 종일 앉아 있기 위해 설계되지 않았으며, 배고픔은 결핍이 아닌 우리 몸이 강력하게 기능하도록 도와주는 생존 메커니즘이고, 자연의 소리를 듣고 고요를 즐기지 못하고, 따분함을 다룰 수 없게 되고, 몰입할 수 없게 되고, 깊이 있는 경험을 할 수 없게 된다.
편안함을 내세워서 나라는 존재를 무기물로 만들어버리는 세상을 조심하자. 이 책을 읽고 더 걷고, 짐을 짊어지고, 불편함을 감수하게 되었다.
만약 당신이 디지털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돈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면, 그 회사가 팔고 있는 것은 바로 당신이다.
가장 비참한 상황에서도 나라는 존재를, 삶의 의미를 놓지 않은 수기이다. 몸이든 마음이든 혹은 둘 다 갈기갈기 찢어지듯 고통스러울 때 이를 직면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정말 가진 것이 내 몸뚱이 밖에 없고, 의식주는 물론이고 인권이라는 것 마저 없으며, 개성과 존재감이 지워진 채 모멸감을 느끼고, 그저 하나의 번호이며 누군가의 변덕에 의해 아무 의미 없이 스러져버릴 상황에 있는가? 그런 상황에서도 인간은 잠재적인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 존재하고 있다면, 살아가고 있다면 그 곳에는 의미가 있다. 자신의 신념과 삶의 의미를 지키기 위해 죽었다면, 그 곳에도 의미가 있다.
막연하고 낙관적인 희망을 조심하고, 유머와 사랑을 지참하자.
그 때 나는 이 세상에 남길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그것이 비록 아주 짧은 순간이라고 해도) 여전히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극단적으로 소외된 상황에서 자기 자신을 적극적으로 표현할 수 없을 때, 주어진 고통을 올바르고 명예롭게 견디는 것만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일 때, 사람은 그가 간직하고 있떤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생각하는 것으로 충족감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의 실패에 대한 회고를 진지하고 적나라하게 이야기해 준 무척 귀한 책이다. 비단 창업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저자가 겪은 10년 동안의 창업은 하나의 인생으로 비유하여 봐도 무방하다.
콘텐츠를 사랑한 사람답게 글에는 많은 작품들이 인용되었다. 레이 달리오의 '원칙',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찰리 멍거의 '가난한 찰리의 연감', 샘 월턴의 '월마트, 두려움 없는 도전' 부터 영화 '듄', '컨택트', '라라랜드'나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 '하이큐'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든다. 누구보다 한국어로 된 콘텐츠로 세상에 기여하고 싶었던 저자의 마음이 더욱 느껴졌다.
중요한 고민 앞에서는 누군가의 성공보다 누군가의 실패가 더욱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사실 이를 들어도 내 인생에 녹여내기는 쉽지 않다. 실제 경험을 해보고 나서야 '아, 그 때 그게 이런 말이었구나' 할 때가 더 많다. 다만, 여기서도 성공담은 멀게 느껴지고 실패담은 가깝게 느껴진다. 이 책의 실패담은 더욱 인간적이다. 창업 경험이 없는 나는 내 커리어와 인생을 생각하며 읽었고 일부에서는 공감을, 일부에서는 간접적 경험을 얻었다.
고독과 사색에 익숙해지도록, 소음에 휩쓸리지 않도록, 나만의 독립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의도적인 장치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이제는 알 것 같다.
보통 넷플릭스에 시즌으로 개봉되는 애니메이션을 봤는데, 이번에는 애니메이션 이후 내용이 극장판으로 개봉했다. 사실 크게 볼 생각은 없었지만, 통신사 멤버십 혜택도 사용해볼 겸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 생각보다 길게 느껴진다 싶더니, 1시간 반짜리로 생각한 것이 2시간 반이었더라.
회상에 대한 내용이 많은데 그렇다고 회상 씬을 없애면 주요 인물들의 결투에 대한 서사가 맥 없이 소비되어질 듯 하여 납득되었다. 다만 그 서사들에 몰입하는 것이 특별하지 않고 쉽지 않았다 정도. 그래서 그냥 고개를 끄덕이며 역시나 화려한 액션씬만 즐겼다.
끝나고 나오는데 남자 고등학생 둘이 뒤에 나오며 한 명은 너무 재미있었다는 얘기와 한 명은 너무 지루했다는 얘기를 듣는 것이 재밌었다. 근데 둘 다 그 전 시즌 안보고 왔더라.
귀멸의 칼날 - 무한성을 보고 문득 보고 싶어져 넷플릭스에서 찾아봤다. 예전에 극장에서 본 적도 있는데, 이에 대한 후기는 [영화] 미야자키 하야오 -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여기 작성한 내용으로 갈음할 수 있겠다. 그리고 여전히 내게도 악의가 존재한다.
기록을 보니 2년여만에 다시 본 영화인데, 그 때 OST 앨범을 샀던 이유를 지금도 느꼈다. 잘 한 소비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