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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날 백대백 Apr 03. 2024

낮은음 자리표

01. 귀를 닮았어요.

낮은음 자리표

어릴 적 처음 오선지를 보았을 때 예쁘게 꼬부라져  있는 기호를 보았다.

귀고리를 했으면  하고 나는 선생님께 이것을 뭐라 부르냐고 물었었다.

"그건  높은음 자리표라고 해."

"아 높은음 자리표라고 하는구나. 그러면 선생님

높은음 자리표가 있으면 낮은음 자리표도 있나요?"

선생님은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하하 우리 지수가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

이게 낮은음 자리표야"

선생님이 보여주신  낮은음 자리표.

태어나서 처음  본 낮은음 자리표는 화려하지도 예쁘지도 않았다.

아마도 그것은 높은음 자리표를 본 이후라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자세히 보니 마치 사람의 귀모양 같다. 그렇게 생각하니 귀엽다.

높은음 자리표가 화려한 귀고리라면 낮은음 자리표는 수수한 귀라고나 할까.

사람들은 화려하고 예쁜 귀고리만을 바라본다.

하지만 귀고리가 빛나려면 그것을 지탱해 주고 자리를 내주어야 하는 귀가 있어야 한다. 게다가

"그 귀고리 참 예뻐"라고  하는 말을 들어야 하니까.


낮은음 자리표

F음 자리표라고도 한다.

낮은음 자리표의 시작점이 F(파)이기 때문에 그러하단다.

그래서 그 모양도 라틴어의 'F'자를 본땄다.

결국 낮은음 자리표의 뿌리 즉, 아버지(Father)는 'F'다.

'F'를 닮았고 거기에서 시작하니까.

그렇게 생각하니 낮은음 자리표의 모양이 마치 아빠에 안긴 아기 같기도 하다.

'큭큭.. 내가 너무 많이 갔나.'

지수는 낮은음 자리표를 바라보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 낮은음 자리표가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항상 누군가의 뒤에서 드러나지 않고 도와주는 자신이

마치 높은음 자리표를 빛나게 해주는 왼손의 역할을 해왔다는 것에서.

그리고 하나님(Father)을 사모하는 마음이.

지수는 상처받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주는 낮은 사람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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