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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날 백대백 Apr 11. 2024

낮은음 자리표

04. 아름다운 자리

지수와 아름은 그렇게 만났다.

이제 아름은 자신의 퇴근시간에

마감시간의 지수를 만난다.

지수는 아름의 얘기를 듣는다.

때로는 아름의 등을 토닥이면서

때로는 아름과 함께 눈물 흘리며

지수는 아름과 대화를 나눈다.


그동안 아름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아빠에 대한 원망

오빠에 대한 서운함과 세상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혼자라는 외로움 그녀를 작게 한없이 작게 만들었었다.


어느 날 아름이 지수에게 물었었다.

"어떻게 하면 지수씨처럼 그런 따뜻한 미소를 기질 수 있을까요?"

지수는 마시려던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말한다.

"아름씨 안에 선한 빛이  있어서 평범한 내미소가 그렇게 보이는 거예요.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선한 빛이 있어요. 단지 그것을 잊고 있을 뿐이죠."

"누구나라고요? 그럼 저에게도요?"

아름은 엄마에게 무언가 확인받으려는 아이처럼 초롱초롱한 눈으로 지수를 바라보며 묻는다.

"그럼요. 아름씨의 선한 빛이 지금 환하게 비추고 있는걸요."

지수는 마치 태양빛을 보고 눈이 부신 듯 장난기 있게 눈을 가리며 말한다.

아름도 지수를 가리키며  눈이 부시다는 시늉을 한다. 둘은 서로를 보며 까르르 함박웃음을 짓는다.

얼마 만에 웃는 웃음인가?

지금 아름은 웃음을 잃었던 아홉 살 아름에게 웃음을 건네주고 있다.


언제든 오세요.

당신이 지금 앉아있는 그 자리는 누구의 자리도 아닌 당신을 위한 당신의  자리예요.

바로 아름씨 안에 선한 빛이 기다리는 아름다운 자리예요. 아름은 자신의 자리라는 말에 그 누가 아니라 자신의 내면의 빛이 자신을 기다린다는 말에 눈물이 흐른다.

왼쪽눈에서도 오른쪽눈에서도 흐른 눈물은 양볼을 타고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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