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창운 Nov 06. 2024

이별에 대해

같이 근무하는 직원이 이별했다며 말을 꺼냈습니다. 밝은 모습을 유지하던 그의 눈빛에서 처음으로 슬픔이 읽히자, 나는 어색함을 느꼈습니다. 유난히 그날은 잦은 실수를 하곤 저에게 사과했지만, 되려 제가 신경 쓰고 챙겨주지 못해서 저 또한 그에게 미안했습니다. 함께 근무하며 배려심이 많다고 늘 느꼈으나, 이별하고 마음이 소란스러울 그가 제게 폐를 끼쳤을까 하는 마음에 사과하는 모습이 참으로 가여웠습니다.


그는 그날 나와는 다른 시간 속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나는 현실을 살고 미래를 떠올리며 오늘을 보냈지만, 그는 과거를 떠올리고 추억을 살며 어제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매장에서 신나는 노래가 흘러나올 때. 평소보다 과장된 몸짓으로 흥을 타는 그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 상처가 벌어졌는데 상처에 맞는 약을 발라야지. 눈앞에 보이는 약을 쓰면 더 아파요. 천천히 아물기를 기다리거나, 시간이 약이 아닐까요.


실연의 아픔을 겪은 그에게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그저 애써 괜찮은 척할 필요 없다는 말과 시간이 약이라는 말을 건네는 게 최선이었죠. 이별의 아픔은 나이가 들어도 쉽게 무뎌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성숙함이란 아픔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일까요.


작가의 이전글 불안에서 위로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