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종익 May 27. 2024

서해랑 길 18일차

숙소가 증도면 주변이어서 오늘 코스는 서해랑 길 28코스를 먼저 걷고, 이어서 27코스를 가는 것이 좋은 위치에 있었다. 

증도면 사무소 옆에서 출발하여 골목을 따라 증도면 뒤에 있는 산으로 오르는 산길이다. 


맑은 공기를 마시면 그렇게 높지 않은 상정봉 정상에 올라 내려다보니 안개가 짙어서 멀리 보이지 않는다. 아침에 오른 등산은 기분이 상쾌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심호흡을 여러 번하고 하산을 한다. 농로까지 내려와서 도로를 지나서 다시 바다 길로 걷는다. 

해안에는 갯벌이 들어나 보이는 해안 길을 걷다가 해안의 해양 관광로를 따라 걷는다. 간간히 화물차가 지나갔지만 그렇게 많은 차는 다니지 않았다. 


방조제를 따라서 걷다가 산길로 올라간다. 계속 산길을 걷다가 농토가 많이 보이는 방조제를 지날 때는 건초를 말려서 덩어리를 만들어 놓은 곳이 나온다. 보통 건초 덩어리는 흰 비닐로 피복을 해 놓았는데, 색깔이 있는 비닐로 피복 한 건초 덩어리가 눈에 들어온다. 건초 덩어리에 번호가 붙여져 있는데, 300번대가 보인다. 

해안의 임산도로를 따라서 가는 중에 검은 염소를 매어 놓은 곳을 지날 때 조심스럽게 지난다. 염소의 덩치가 크고 사람이 지나가도 비겨 설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산길을 걸을 때 사람이나 차도 지나지 않고 조용한 길이다. 이런 길이 서해랑 길을 걷는 매력을 느끼게 하고, 사색도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차가 다니는 도로길이나 복잡한 도심길을 걸으면 주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오르막이 없는 산길을 걷는 것이 트레킹의 맛을 느끼면서 마음도 편안하다. 지금 걷는 길은 산길이면서 한쪽으로는 바다를 보면서 걷는 길이다. 

이 코스는 산으로 걷는 길이 많은 구간이다. 

즐겁고 가벼운 마음으로 걷는 산길은 상당한 거리를 걸어 왔는 것 같다. 멀리 바다의 갯벌이 보이고 증도 대교가 보이기 시작한다. 


증도 대교가 보여도 한참 동안 산길을 가다가 들로 내려가 진도대교 쪽으로 갔다. 어제 지나간 진도대교 입구를 지나서 계속 걷는다. 광암리 마을을 지나면서 어느 집에는 고양이들이 다섯 마리나 아침 모임을 하고 있다. 그 옆집에 매어 놓은 개는 목이 터져라 짖고 있다.

길을 걷다가 보면 마을이 지날 때 개들을 짖게 하는 경우가 흔한 일이다. 그런데 진도군을 지날 때 영리해 보이는 개들은 자기에게 위해를 주지 않고 자기 집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잠깐 짖다가 그친다. 그런데 작은 개들이나 영리하지 않는 개들은 계속 목이 터져라 짖고도 지나가서 보이지 않아도 짖는 개들도 있었다. 


다시 방조제를 지나면서 갯벌이 나온다. 여기 갯벌에도 작은 게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제 큰 방조제가 나오는데 길이가 긴 길이다. 잘 닦아 놓은 길을 따라서 방조제 밑으로 차들도 많이 다니고 여기서부터 태평 염전이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긴 길을 가면서 왼쪽으로 큰 저수지가 있고 그 너머로 태평 염전의 소금 창고가 길게 자리하고 있다. 길의 마지막에는 소금가게가 자리하고 있다. 이 소금 가게에서 신안군이 자랑하는 천일염을 판매하고 있었다. 

소금가게 옆에는 소금아이스크림 가게도 있었다. 주변에는 소금밭 전망대도 있고, 태평 염전의 정문이 자리하고 있는 

옆에 소금 박물관이 있었다. 

한국전쟁 이후 피난민 구제와 소금 생산을 위하여 증도에 대단위 갯벌을 막아 그 간척지에 대규모의 태평 염전을 만들었다고 한다. 


여기서 다시 시작하는 27코스는 소금 박물관 옆을 지나 도로를 따라 걸었다. 


이 길에는 유채꽃 밭이 조성되어 있었는데, 그 너머로 태평 염전의 소금 창고가 길게 서 있는 것이 보인다. 

이 길을 따라가면 금계국이 도로 양쪽에 만개해 있고 붉은 장미가 있는 도로도 지난다. 

그다음에는 태평 염전의 다른 구간이 도로 옆에 자리하고 있는데, 지나는 길에 마침 소금 창고가 열려 있어서 들여다 보았다. 그곳에는 그냥 단순하게 넓은 공간에 흰 소금이 쌓여 있다. 

소금 창고 옆길은 온통 금계국이어서 계획적으로 조성해 놓은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노란꽃이 보기 좋아서 그렇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방치해도 금계국의 끈질긴 생명력은 아스팔트 길의 한 줌의 흙에도 번식한다.


짱뚱어 해수욕장을 지나면서 갯벌에 놀고 있는 짱뚱어를 찾아 한참을 지켜봤다. 사동 마을 옆을 지나면서 길게 만들어진 도로 옆 뚝방 길에는 벤치가 설치되어 있고, 이곳에서 바다를 바라보면서 쉴 수 있는 좋은 곳이다. 이곳 뚝방길에도 금계국이 대세이다. 제방에 쌓아 놓은 돌 틈 사이에서도 잘 살아가고 있다. 

짱뚱어 해수욕장에서 갯벌을 건너서 건너편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 짱뚱어 다리이다. 

이곳에서는 짱뚱어 조형물이 서 있다. 


건너편 소나무 숲 정자 옆에는 “천사섬 신안”이란 표지는 신안군의 섬이 1004개라는 것이다. 

다시 마늘밭이 있는 농로를 지나서 증도면 소재지로 걷는다. 증도면 소재지가 한눈에 잘 보인다. 증도면에 들어오니까 식당이 세 개 정도 영업하고 있는데, 모두 대표 메뉴는 짱뚱어탕이다. 관광객들이 단체로 이곳에 짱뚱어탕을 찾으러 온다고 한다. 
















작가의 이전글 서해랑 길 17일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