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음식이 약이 될 때, 습관이 병이 될 때

by 진주

당뇨병은 단순히 혈당이 높은 질환이 아니다. 그것은 몸의 균형과 장기의 기능을 위협하는 만성 질환이다. 혈당이 조절되지 않으면 눈, 신장, 신경, 심장 등 주요 장기가 서서히 손상된다. 공복혈당은 70~99mg/dL, 식후 1시간 혈당은 140mg/dL 이하, 식후 2시간 혈당은 120mg/dL 이하가 정상 범위다. 단순히 아침 공복 혈당만 확인해서는 놓치는 위험이 있으며, 식후 혈당이 합병증 발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 인류 역사 속 당뇨는 오래된 동반자였다. 고대 인도 의학서에는 ‘꿀 같은 소변병’이 기록되었고, 이집트 파피루스에는 ‘소변에 개미가 모인다’는 묘사가 남아 있다. 2세기 그리스 의사 아레타이오스는 당뇨를 ‘사람을 삼켜버리는 병’이라 불렀다. 19세기에는 프리드리히 폰 미헬리츠가 당뇨 환자의 소변에서 과도한 포도당을 발견했고, 1921년 프레더릭 밴팅과 찰스 베스트가 인슐린을 발견하며 제1형 당뇨 치료의 길을 열었다. 이들의 발견은 단순 관찰을 넘어 과학적 근거 기반 치료를 가능하게 했다.

​ 시대는 다르지만 조선시대 왕들의 사례도 흥미롭다. 세종대왕은 과중한 업무와 편중된 식습관으로 비만과 대사질환을 겪었지만, 궁중 어의들은 식치(食治)를 권했다. 반면 영조는 잡곡밥과 채식을 생활화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했고, 83세까지 장수했다. 왕들의 건강 관리 사례는, 당뇨와 식이, 운동, 생활 패턴의 밀접한 연관성을 보여주는 증거다.

​ 현대 사회에서 생활습관은 여전히 핵심이다. 외국 생활을 오래 한 한 어르신은 고열량 식사와 불규칙한 생활, 배우자의 암 진단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수면장애, 더운 여름철 아이스크림과 음료수 섭취, 부족한 운동으로 고혈당 상태가 이어졌다. 방문간호를 통해 식전뿐 아니라 식후 1시간, 2시간 혈당까지 꼼꼼히 관찰하며 혈당 패턴을 분석했다.

[혈당 수치 변화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 불규칙했던 수치는 꾸준한 관리를 통해 점차 정상 범위에 가까워지는 안정적인 패턴을 보였다. 매일 기록했던 [식전·식후 체크표]는 스스로 건강 관리의 주체가 되는 습관의 첫걸음이 되었다. 식이 교육에서는 단순당 섭취를 줄이고, 균형 잡힌 식단과 저당 과일, 시원한 물을 권했다. 투약 교육과 규칙적인 혈당 체크를 통해 약 복용과 기록이 생활의 일부가 되도록 지도했다. 이러한 개인적 실천으로 어르신은 스스로 건강 관리의 주체로 자리 잡았다.

​ 통계도 이러한 접근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한국의 30세 이상 성인의 약 15.5%, 65세 이상에서는 30%가 당뇨를 앓고 있으며, 젊은 세대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한다 (e-dmj.org). 통합적 대사 지표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사람은 15.9%에 불과해, 공복 혈당뿐 아니라 식후 혈당 관찰과 자기 관리의 중요성을 시사한다.

​ 당뇨는 단순히 높은 혈당 수치라는 숫자에 머무는 질병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삶의 나침반처럼, 우리에게 잘못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음을 끊임없이 알려주는 신호다. 공복과 식후의 혈당을 체크하는 행위는 단순히 수치를 기록하는 것을 넘어,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떻게 움직였는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 된다. 역사와 현대 사례, 통계, 그리고 인류가 연구를 통해 쌓아 온 지혜가 모두 증명하듯, 절제와 균형, 꾸준한 자기 관리만이 오래된 병과 동행하면서도 삶을 지켜주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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