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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yking Jul 14. 2022

달이 커졌다.

외려 커지는 것도 있구나



요즘 달이 커졌다는 생각을 한다.

퇴근길 커다란 달이 눈에 들어와 사진을 찍다가 생각했다.

'원래 이렇게 컸던가?  어릴 땐 작게 봤던 것 같은데. '


사실 대부분 어릴 적 나를 둘러쌌던 사물들과 감정들은 점차 작아졌다.

내가 어른이 돼가며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기 때문이다.

나의 몸집과 나의 마음 그릇이 커지매

물 한 방울 떨어질 때 요동치는 파동이 소소해졌기 때문이다.




어제는 친정에 갔다가 부모님의 옛 시절 이야기를 들었다.

행복했던 시간보다 힘겨웠던 시절을 주로 이야기하신다.

요즘은 부쩍 더 그런 얘기를 하신다.

노년의 삶에 있어 회상이란 어떤 의미일까?


나는 이미 여러 번 듣고 아는 얘기지만 잠자코 듣는다.

그런데 어제는 왠지 더욱 크고 묵직한 게 가슴에 내려앉았다.


'엄마는 그때 지금의 나보다 어렸네.'

'앞날을 모르니 젊은이는 그리 씩씩했구나.'

'아빠도 서른 초반이면 아직 어렸는데...'


나이를 먹으 

대부분의 사물이 작아지고 

대부분의 감정이 무뎌지는구나 생각했었는데

외려 커지는 것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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