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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란동화 Mar 15. 2023

우리가 한 백년 살 수 있다면/ 안선유





< 우리가 한 백년 살 수 있다면 >

- 안선유 -




가만 생각해 보면

옛적의 나는 잠들어 있었던 모양이다

어디를 보았는지 무슨 생각이었는지 어떤 삶이었는지

모든 것이 희미하다 격랑의 중심에서 어지러웠는데

그때 나의 영혼은

고요히 잠들었던 모양이다




나는 눈을 뜬 채 잠들어 있고

주어진 곳을 응시한 얇은 동공 위로

냇물처럼 잔잔히

나이가 흘러가버린 모양이다




깨어난 이후로

진정 깨어난 이후로

나이를 셈 한다면

나는 몇 살쯤 살아갈까




깨어난 이후로

진정 깨어난 이후로

한 백년 살 수 있다면

나는 무얼 하며 살아갈까




아직도 자궁안에 엎드려있는 나,

언젠가 태어난다면

맑은 눈빛으로

선명한 눈빛으로

그렇게 한 백년 살고 싶다














언젠가

깨어날 날을 위해




지금은

엎드려 있습니다




언젠가

진정으로 살아갈 날을 위해




지금은

간절함을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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