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찌민 한국인 사망 후 화장 사건
7월 1일의 대혼란, 그 16일 후의 일입니다.
오늘 2021년 7월 17일, 사람이 한 명 죽었습니다. 고인은 한국인 많이 거주하고 있는 호찌민시 빈탄 군 빈홈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던 “사지 멀쩡한” 한국인입니다. 월초에 아파트 전 주민을 상대로 실시한 검사에 응했을 때 양성자임이 밝혀져서 그대로 끌려간 듯합니다. 무증상 감염자인 상태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를 본 적 있는 사람에 의하면, 그는 확진 판정을 받더라도 곧 나아서 퇴원할 듯한 건장한 체격의 소유자였다고 했습니다.
함께 끌려갔던 또 다른 한국인 확진자 한 분이 그 분과 연락이 안 된다고 했다는 소문도 있고, 한국에 거주 중인 가족들이 그 분과 연락이 안 된다고 했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진작에 영사관이나 한인회에 연락 두절에 관련된 소식이 들어갔을 텐데도, 2주 가까운 시일이 지나서야 통보받은 소식이라고는 “이미 화장되었다”는 것뿐입니다. 그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외국인 사망자가 나온 것이 처음인지, 다른 사망자들에게도 이렇게 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사망자가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것을 감안하지 않고 영사관이나 유가족에게 연락도 없이 화장을 해버렸다는 것입니다. 베트남 보건법에 따라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24시간 이내 화장하는 것이 원칙이라 해도, 통보라도 우선 한 후에 화장을 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가 아닐까요.
한국과는 다른 위기의식을 가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식재료를 사재기하는 덕에 신선한 식재료를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와 같아도 참고 버티고 있습니다. 강력한 이동 제한령이 끝날 때쯤이면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끝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서요. 하지만 오늘 일만큼은 누구도 참을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많은 교민이 잔뜩 열 받은 상태입니다. 말없이 화장을 해 버린 해당 병원과 베트남 보건부에 대해서도, 이런 식으로 당해도 아무 말 못 하고 참고 있는 총영사관에 대해서도요.
총영사관에서는 병원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했습니다. 강력하게 항의하는 건 대체 어떻게 한다는 걸까요. 우리나라에서 흔히 외교 문제로 타국을 상대할 때 하듯이 강력한 항의 내용이 들어 있는 “메일”을 보냈다던가,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이라는 답은 제대로 듣지도 못하고서 할 말 다 했으니 강력하게 항의한 거라고 착각하고 있던가 하는 것일까요.
신변에 문제가 생기면 확진자 지인이나 본인이 직접 총영사관이나 한인회로 연락을 해야 한다고 한인회장이 말했습니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알려준 적이나 있던가 곰곰이 생각을 해봐도 떠오르지 않는군요. 그런 말을 해 봤자 이미 늦은 듯합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격입니다. 이미 사람은 죽었는데, 잡혀 간다고 미리 연락하지 않았으니, 우리는 이 정도 해주면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받아들이라는 것처럼 들릴 뿐입니다.
동남아에 나와 있는 한국인은 버려진 자식일 뿐이라는 사람들의 푸념이 들립니다. 대사관이나 영사관의 핫라인은 형식적인 장치일 뿐이라는 한스러운 한숨 소리가 들립니다. 국익을 위해 국가를 위해 일하는 것이라면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 아닐까요. 국가는 국민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