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생원 Aug 28. 2024

필사의 추격? 엉성한 추격이었다


엉성한 3인방의 환장쇼


필사의 추격은 분노조절장애로 제주도로 임시 발령받은 형사 조수광, 변장의 귀재이자 사기의 천재로 경찰 측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범죄자 김인해, 대만에서 마약을 유통하다 제주도까지 넘보는 흑사회 두목 주린팡 이렇게 3인방의 이야기라는 것을 여자 형사의 내레이션으로 알려주면서 시작한다.


그러나 초반부 이야기의 시작을 너무 늦게 하는 바람에 관람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조금 지루해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야말로 한 시간 가까이를 평화로운 제주도로 발령받은 형사의 집 구하기, 버티려는 유니상가와 차지하려는 주린팡 세력 간의 긴장감 조금으로 시간을 아쉽게 사용하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영화에서 가장 느껴지는 기운은 엉성함이다. 캐릭터도, 이야기의 연출도, 마무리도 모두 엉성하기 그지없다고나 할까?


조수광 형사는 단지 분조장일뿐 정의감이 넘치지만 그이상 매력이 없고 김인해는 천하제일의 사기꾼처럼 이야기되지만 정작 그 실력은 볼 기회는 많지 않다. 악역 주린팡은 흑사회의 두목이나 되는 양반이 머리가 좋기보다는 그냥 나쁜놈이라고 할 수 있는 악한 짓만 하고 있다. 


여기에 메인 스토리도 잘 결부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중심 이야기는 주린팡이 마약을 제주도에 공급하려고 하고 그걸 방해하는 유니상가 때문에 유 회장을 습격하는 등의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에서 유 회장에게 은혜를 입은 김인해가 이를 막기 위해 변장하고 제주도에 숨어있었고 조수광에게 들키는 바람에 둘이 협력하여 주린팡을 잡아들이려고 한다는 스토리지만 전체적으로 얄팍하기 그지없다.


엉성한 전개와 엉성한 마무리


범죄자와 형사가 더 나쁜 놈을 잡기 위해 한 팀이 되는 것은 많이 보아온 전개다. 마동석과 김무열 주연의 악인전이 바로 그러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문제는 이 둘이 한 팀이 되었지만 딱히 베스트로 보이진 않는다. 코미디 영화라서 그런지 각자의 능력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인지도.


주린팡을 체포하기 위해서 양세라 원장이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주린팡의 프로포폴 투여 영상을 찾기 위해 잠입하는 작전도 매우 엉성하다. 사기꾼 김인해의 능력으로 금고 비밀번호를 풀어서 여는 것까지는 매우 클리셰적이지만 그 안에 영상이 없었다는 건 오히려 예상을 빗나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영상은 조수광 형사의 동료 형사가 별 노력없이 얻게 되기 때문에 무엇을 위한 작전이었는지 아리송해지는 장면이었다.


게다가 양세라 원장의 사무실에서 나오자 흑사회 패거리들과 단 둘이 맞붙게 되는데 거의 10대 1임에도 불구하고 형사와 범죄자가 다 무찌른다는 것과 그 과정이 매우 엉성하다. 그 전까지는 칼을 잘 쓰더니 왜 또 적들이 맨손을 고집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물론 영화에 사실적 요소를 요구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럴 만하게 만들지 못했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은 것이다. 10대 1이든 20대 1이든 간지나게 만들면 그냥 넘어갈 만한 일인데 액션이 너무...


게다가 마무리 또한 조수광 형사가 마침 있던 배를 타고 쫓아가 관절기로 주린팡을 조져버리는데, 애초에 요트를 타고 어디로 도망가겠다는 것인지 의아했다. 따지고 싶지 않은데 하도 엉성하다보니 얘기를 하게 되는 것 같다. 특히 엔딩 장면에서 혼수상태였던 유 회장이 너무 멀쩡하게 퇴원하고, 뜬금없이 김인해를 수배하라던 형사과장은 주린팡과 함께 체포되는 장면이 나온다(ㅋㅋ뭐했다고...??)


너무 엉성한 과정에 권선징악의 카타르시스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와중에 형을 다 살고 나온 김인해는 주린팡의 에어지폐? 200억 가치가 있는 걸 탈취하여 또 사기꾼으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형사는 뜬금없이 제주도로 정식 발령을 왔다고...


코미디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코미디에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하고 엉성한 전개였던 점이 필사의 추격을 엉성한 추격이라고 평할 수밖에 없게 하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