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너무하다 나에게 상처를 준 인간들은 잘 살고 있고, 나는 아무런 힘 없이 고통을 평생 동안 감당해야 된다. 이런 현실이 억울하고 분하다. 왜 이런 고통과 시련은 나에게 찾아왔을까. 모든 게 평범 이하가 되었다. 평범한 일상을 쫓는 게 닿을 수 없는 꿈을 갈구하는 것만 같다.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 가해자들의 사지가 문들어지길 간절히 기도한다. 단, 한순간도 평안하지 않으며,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삶을 살아가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반성과 사과로는 내 상처가 치유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나에게 평생의 상처를 안겨준 인간의 탈을 쓴 버러지들의 불행만이 나의 괴로움을 잠재울 수 있다. 내가 겪은 고통보다 더한 고통을 받기를 원하지만, 어렵다는 걸 잘 알기에 내가 겪은 만큼의 고통이라도 받기를 바라며 두 손 모아 염원한다. 약한 사람에게 폭력을 일삼은 버러지들의 사지가 뒤틀리고, 찢어지고, 밟히는 날을 기다린다. 상처로 얼룩진 내 인생이 허망하다 느껴지게 만든 대가를 치르는 날이 다가오기를 오늘도 기다린다. 간절히 부르짖으면 손을 잡아주신다 했기에 오늘도 손을 잡아달라 애원한다.
내 고통을 잠재우려 버러지들의 고통을 갈구한다. 깊은 곳으로 떨어져 버린 자존감, 웃음기 없는 얼굴을 완성시킨 버러지들의 고통을 바라는 게 폭력이라 할 수 있을까. 약한 존재로 치인 내가 너무 가엽지 않은가. 내 살갗이 피로 얼룩진 시간들이 떠오른다. 괴로움에 몸부림치다 결정한 선택의 순간들이었다. 생을 이어가게 한 신의 뜻이 있겠지. 그 뜻에는 버러지들의 고통도 있을 것이라 여기며,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억울함과 분통함에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식어가는 동안 비참하고 허망한 인생의 끝을 보기로 하였다. 지속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흐르는 피는 따듯했다. 손목에 피어난 붉은 꽃이 평안을 가져다주는 것만 같았다. 버러지들은 붉은 꽃이 나에게 어떤 존재로 다가왔는지 알까? 육신에 붉은 꽃을 휘감아 마귀와 마주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의 평안을 가져다주는 소리는 버러지들의 울부짖음이다. 내 염원을 위해 의로우신 손을 잡아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