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패턴 1. 각 서비스가 리텐션을 올리는 방식
혹시 토스 앱을 사용하면서 “근처에 토스를 켠 사람이 있어요!”라는 알림을 받은 적이 있나요? 출근길 지하철에서 받은 메시지에 그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져 저도 모르게 푸시 알림을 클릭했던 적이 있어요. 메시지를 열어 주변에 있는 사람을 확인하면 리워드까지 받을 수 있어요. 그렇다면 사용자에게 이런 혜택이 담긴 알림을 보내는 토스의 의도는 무엇일까요? 여기에는 일간 활성자 수(DAU) 및 월간 활성자 수(MAU)를 늘리기 위한 목적이 숨어 있어요.
이번 글에서는 토스를 비롯한 여러 서비스가 사용자의 재방문을 포함한 유저 리텐션을 올리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아볼 예정이에요. 먼저 리텐션은 무엇이고, 왜 기업들이 리텐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정리해 볼게요.
리텐션(Retention)이란 무엇일까요?
리텐션은 사용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쉽게 말해 한 번 서비스를 사용했던 유저가 다시 방문하거나 계속 머무는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라 할 수 있어요. 이는 단순한 숫자를 넘어 유저가 해당 서비스에서 느끼는 가치와 만족도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핵심 지표이기도 해요.
그렇다면 리텐션은 왜 중요할까요?
기업들이 리텐션에 집중하는 이유는 비용 절감, 매출 증가, 고객 충성도 강화라는 실질적인 이점이 있기 때문이에요.
우선, 기존 고객이 다시 서비스를 이용하게 만드는 것은 신규 사용자를 불러오는 것보다 비용 대비 효과적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새로운 고객 한 명을 확보하는 것이 기존 고객 유지보다 5~25배의 비용이 든다고 해요 (출처 : Harvard Business Review). 신규 유저를 유입시키는 데는 마케팅 비용과 노력이 상당히 드는 반면, 기존 유저를 유지하는 비용은 비교적 적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리고 충성도 높은 기존 유저는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가 높기 때문에 더 많은 지출을 하는 방식과 타인에게 서비스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매출 증가에 직접적으로 기여할 수도 있어요.
리텐션의 중요성은 듀오링고의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어요. 듀오링고는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용자가 지난 2주 동안 매주 제품을 방문할 경우 이번 주에 다시 방문할 확률이 일간 활성자 수(DAU) 증가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듀오링고는 이를 북극성 지표로 설정하고, 리텐션 개선을 전담하는 리텐션 팀을 만들어 서비스 성장의 핵심 요소로 활용하고 있어요. 이처럼 리텐션은 단순히 데이터를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성장시키는 핵심 전략으로 여겨지고 있답니다.
서비스가 리텐션을 올리는 방법들
많은 서비스가 리텐션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요. 그중 세 가지 케이스와 그에 해당하는 사례를 함께 살펴볼게요.
1. 프로덕트 자체의 매력
첫 번째는 유저가 필요에 의해 자발적으로 재방문하는 경우로 특별한 전략 없이도 지속적인 리텐션을 만드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서비스는 기능적 편리함과 본질적인 매력만으로 유저의 니즈를 충족시켜요. 모든 프로덕트가 목표로 삼는 이상적인 형태라 할 수 있어요.
카카오톡 - 채팅
카카오톡은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신저 서비스이죠. 대한민국에서 카카오톡의 점유율은 무려 94.4% (2018년 기준)로 사실상 전 국민이 사용하고 있어요. 무료로 빠르고 간편하게 메시지와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UX, 그리고 네트워크 효과 덕분에 대부분의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이용하고 있어요. 단순한 채팅을 기능을 넘어 이모티콘 사용, 선물 주고받기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해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기능들은 유저 리텐션을 위한 카카오의 특별한 마케팅 없이도 카카오톡의 높은 재방문율을 만들어요.
2. 유저의 삶에 루틴화된 서비스
두 번째로 소개할 케이스는 특정 시간대나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서비스입니다. 사용자 행동의 루틴에 스며들어 매일 같은 시간에 자연스럽게 반복적으로 방문하도록 유도하죠.
알라미 - 알람
알라미는 전 세계 각국에 진출해 세계인의 아침을 깨우는 알람 앱입니다. 단순히 알람을 울리는 것을 넘어 사용자가 알람을 끌 때 수학 문제 풀기나 특정 미션 수행 같은 독특한 방식을 제안하고, 아침에 일어나기 어려워하는 유저의 문제를 해결하며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해요. 유저의 만족감이 서비스의 지속적인 사용으로 이어지게 하죠. 또한 알람 소리 설정, 진동 패턴 커스터마이징 같은 개인화 기능을 통해 유저가 자신의 선호에 맞게 앱을 꾸밀 수 있도록 해 루틴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 전략이에요.
토스 - 만보기 기능
토스의 만보기 기능은 사용자가 걷는 걸음 수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일정 걸음 수를 달성하면 리워드를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이 포인트는 토스 앱 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와 연결되어 있어 걷기를 습관화하도록 유도해요. 토스는 본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덕트지만 만보기라는 부가적인 기능을 통해 고객 유입과 리텐션을 효과적으로 높이고 있어요. 만보기 서비스 때문에 토스를 이용한다는 중장년층이 있을 정도로 앱의 사용자 층 확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토스뿐만 아니라 네이버, 카카오페이 등 다양한 기업이 걷기 리워드를 운영할 만큼 단순히 건강을 관리하는 요소를 넘어, 사용자가 매일 앱을 열게 만드는 효과적인 방법이 되고 있죠. 이처럼 만보기 기능은 앱의 본질적인 목적을 넘어 사용자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사례로 리텐션을 높이는 좋은 전략으로 쓰이고 있어요.
3. CRM 마케팅(Customer Relation Management Marketing)
마지막으로 소개할 CRM 마케팅을 활용한 전략은 푸시 메시지, 인앱 메시지, 문자, 이메일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마케팅으로 사용자에게 혜택을 제공해 다시 서비스를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컬리 - 오늘까지 7,000원 할인
컬리는 유저가 관심을 가질 만한 할인 알림을 통해 사용자 재방문과 결제를 유도해요. 예를 들어 “40,000원 이상 주문 시 7,000원 할인”과 같은 혜택을 문자와 인앱 메시지로 전달하여 구매 의욕을 자극해요.
저도 원래 구매할 계획이 없었지만 컬리에서 제공하는 혜택 메시지를 받으면 생각이 달라져 “지금 사야 해!”라는 마음으로 부랴부랴 장바구니를 채웠던 경험이 있어요. 이러한 컬리 마케팅의 강점은 단순한 알림이 아니라 사용자의 구매 이력과 관심사를 기반으로 메시지를 개인화한다는 점이에요. 유저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여 지금쯤 구매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이 되면 할인 메시지를 보내 구매를 유도하죠. 이러한 개인화된 접근 방식은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리텐션 강화는 물론 매출 증가까지 기여하는 효과적인 전략이라 할 수 있어요.
토스 - 근처에 사람이 있어요
“근처에 토스를 켠 사람이 있어요”라는 푸시 메시지를 통해 유저의 클릭을 유도하는 전략입니다. 알림을 받은 유저는 근처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앱을 열지만, 실제로는 근처에 사람이 없더라도 리워드를 제공받는 방식이에요. 유저들은 이러한 패턴을 학습하며 주기적인 알림에 반응하고 리워드를 받기 위해 지속적으로 앱을 이용하게 돼요. 이 전략은 푸시 메시지를 통한 앱 방문 유도를 넘어 반복적인 알림 학습을 통한 리텐션 강화 방법으로 작용하고 있어요.
마치며
얼마나 많은 유저가 재방문하고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쓰는지를 의미하는 리텐션은 단순히 사용자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서비스와 사용자 간의 신뢰와 가치를 강화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어요.
서비스마다 리텐션을 높이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서비스의 본질에 맞춘 전략을 사용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요. 어떤 서비스는 자체적인 매력으로, 어떤 서비스는 일상 속 루틴으로, 또 어떤 서비스는 리워드 마케팅으로 유저의 재방문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리텐션의 비밀은 우리가 사용하는 서비스 곳곳에 숨어 있어요. 평소 사용하는 앱이나 서비스를 떠올려보며 "나는 왜 이 서비스를 계속 쓰고 있지"를 생각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 그 비밀을 발견한다면 서비스가 나와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새로운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