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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끌마루 Jun 06. 2023

‘딱_한 걸음의_힘’ 따라하기

15일 차, 집중을 습관으로

집중에도 리듬이 있다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으면 글쓰기와 전혀 상관이 없는 생각들이 여름날 풀처럼 내 머릿속에서 자란다. ‘지금 몇시지?’, ‘오늘은 무슨 운동을 할까?’, ‘오늘의 날씨와 미세먼지를 보고 결정해야겠다. 오늘의 미세먼지는 얼마나 될까?’, ‘오늘 저녁에 뭐 먹기로 했지? 식재료는 다 있나? 없으면 다른 걸로 바꿀까?’

 아이패드 화면은 오만가지 생각에 빠져 있는 나를 보고 하얗게 질려서, 커서를 깜박이며 재촉한다. “오늘은 글을 쓰겠다고 약속했잖아! 그런데 아직 한 줄도 못 썼어! 뭐 해! 서둘러” 내 눈앞에서 아이패드는 ‘빨리 글을 쓰라’고 성을 내고 있고 있는데, 내 머릿속에서는 쓰잘머리 없는 생각들이 나를 산란하게 만든다.

 집중해야 하는데 집중하기가 왜 이렇게 어려울까? 고인이 된 소설과 이외수 선생은 집에 감옥철창을 설치해 두고 원고를 집필할 때는 그 안에 들어갔다고 한다. 정신을 흩트려 뜨리는 유혹에서 자기를 떼어내, 원고집필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목표나 과제에 집중하기가 힘들 때가 있다. 도대체 왜 그럴까?

인간의 집중력은 125~250밀리 초에 한 번씩 고도의 집중 상태에서 집중하지 않는 상태로 바뀌었다가
다시 고도의 집중 상태로 돌아온다. 이는 프린스턴 대학교 학자들이 밝혀낸 사실이다.

 여기 실험 참가자들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참가자들은 모두  컴퓨터 화면을 보고 있다. 컴퓨터 화면에 검은빛이 등장한다. 빛이 등장한 후 500밀리 초가 되었을 때 참가자들의 집중력은 최고조에 이른다. 130밀리 초가 지나면 집중력이 10퍼센트 정도 떨어진다(밀리초 millisecond, ms는 천 분의 1초를 뜻한다.). 타이머를 25분에 맞춰 놓고 글을 쓰고 있는 나는 타이머가 울릴 때까지 글쓰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집중력은 직선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25분 동안 3,000번 정도 최고점과 최저점을 올랐다 내렸다 하면서 아름다운 물결을 그린다. 이것은 나의 의지와 상관없다. 위험한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려는 두뇌의 전략일 뿐이다.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짧은 순간, 감각은 매우 예리해진다. 멍 때리고 있으면 들리지 않는 소리도 한 가지 일에 집중하고 있는 순간에는 더 잘 들리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미세먼지가 없는 날에 나는 집안의 창문을 활짝 열어 놓는다. 열린 창문으로 차소리, 새소리가 들려도 나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그 정도의 소음은 활력으로 느끼고 즐길 수 있다. 그러나 고3 수험생인 첫째는 시끄럽다며 자기 방에서 가까운 창문을 닫는다.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짧은 순간, 예리해진 감각 때문에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차소리가 크게 들리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오가는 집중리듬 덕분에 우리 조상들은 사냥감과 나무 열매에 집중하면서 자연 속에 도사리고 있는 위협을 조기에 인지하고 피할 수 있었다. 우리는 집중력을 위협하는 디지털 매체 속에서 살고 있다. 디지털 매체는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아가려고 정글의 맹수들처럼 우리를 노리고 있다. 우리가 이런 환경 속에서 목표물에 집중하려면 우리 조상들처럼 집중리듬을 잘 타면 되지 않을까. 집중리듬에서 벗어나지만 않으면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하는 짧은 순간들을 타고 목표물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집중리듬을 타고 목표물까지 가보자

 집중리듬을 타고 목표물까지 가려면 ‘딴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 ‘딴짓’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 때에 그 일과는 전혀 관계없는 행동을 함. 또는 그런 행동‘이다. 이 글을 쓰다가 ’딴짓이 뭐지?‘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보는 행위는 딴짓이 아니다. 하지만 ’딴짓‘의 의미를 찾아보기 위해 인터넷에 들어갔다가 인터넷에 뜬 새로운 뉴스가 궁금해서 뉴스를 클릭하는 것은 딴짓에 해당한다.

 ‘사람이 일하다가 보면 딴짓할 수도 있죠’하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딴짓의 역효과를 안다면 그렇게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글로리아 마크 교수는 사무직원이 업무를 중단한 후 다시 원래 업무로 복귀하기까지 평균 25분 정도 걸리고, 최소 두 가지 다른 일을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122p by ‘딱_한 걸음의-힘’). 과학기술 매체가 인간의 평균 지능을 10점이나 떨어뜨린다는 실험결과도 있다. 딴짓을 하면 할수록 우리가 버리는 시간은 더 늘어나고, 우리의 지능도 더 떨어진다. 이래도 딴짓을 하고 싶은가.

 오가는 집중 리듬을 잘 타면 집중 시간이 25분에서 50분으로, 50분에서 100분으로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집중 리듬에서 완전히 벗어나 목표와 관련 없는, 딴짓을 하게 되면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없게 된다. ”꿋꿋하게 목표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딴짓하지 말아야 한다. 딴짓을 자꾸 하면 목표에 도달하기가 힘들다.”(’딱_한 걸음의 힘‘ 123p)


마리암 융게가 알려주는 ‘딴짓 차단 기술’ 9가지

1. 멀티태스킹을 피하라.
2. 스마트폰을 항상 곁에 둘 필요는 없다.
3. 인터넷 사이트를 차단하라.
4. 미루지 마라.
5. 해야 할 일 목록을 작성하라.
6. 2분 규칙을 시험해 보라.
7. 포모도로 기술을 활용해 보라.
8. 딴짓을 의식적으로 깨달으라.
9. 자극이 적은 환경을 조성하라.

124-126p by 딱_한 걸음의_힘


딴짓 차단에 관한 나의 경험담

나는 포모도로 기술로 집중한다

 글을 써야 하는데 글씨기가 너무 하기 싫을 때 나는 타이머를 25분에 맞춘다. 그러면 나의 뇌는 싫든 좋든 글을 쓰기 시작한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서 문장을 썼다 지웠다 할지라도, 타이머가 켜지면 일단 쓴다. 타이머에 의존하여 쓰다 보면 집중리듬이 작동한다. 집중리듬에 올라타서 쓰다 보면 25분이 훅 지나간다.

 그런데 왜 30분도 아니고 25분일까? 내 눈에 25분은 살짝 모자라 보이고, 30분은 완전해 보이는데 정말 그런지 궁금해서 실험을 해봤다. 타이머를 15분, 25분, 30분에 맞춰 놓고 집중해 본 결과, 15분은 뭔가를 집중해서 하기에 짧은 느낌이 들었다. 30분은 시간을 꽉 채운 느낌이라서 그런지 30분이 지나고 나면 오래 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25분은 ‘어? 벌써 25분이 지났어? 조금 더 해도 될 것 같은데’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강제로 5분을 쉬고,  지체 없이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었다.   

 포모도로 기술을 활용하면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보는 습관을 고칠 수 있다. 스마트폰을 만지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타이머를 25분에 맞추고, 평소 읽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읽지 못했던 책을 읽는 것이다. 이렇게 집중해서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나면 두뇌 샤워를 한 것처럼 기분이 상쾌하다. 여유가 생기면 하고 싶었던 일이 무엇인지, 미리 리스트를 만들어두면 자투리 시간이 생겼을 때 핸드폰을 보는 대신 타이머를 25분에 맞춰 놓고 집중해서 ’하고 싶었던 일‘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할 일’과 ‘한 일’만 기록해도 나아진다

 나는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고 해도, 일단 계획표를 세운다. 계획표를 세우면서 내일 할 일 목록을 3개, 많으면 4개까지 적어본다. 그리고 다음 날, 계획표를 자주 들여다보면서 내가 한 일이 무엇이며, 남은 하루 동안 할 일이 무엇인지를 계획표에 기록한다.

 오늘 처리하고 싶은 작은 일을 미리 정해 두면, 시간이 남을 때 딴짓을 하지 않고 그 일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늘은 글 쓰는 날이기 때문에 최소 25분 이상은 집중해서 글을 써야 한다고 나에게 미리 언질을 주면 아무리 바빠도 글을 쓰게 된다.

 내가 조금 전에 한 일이 무엇인지, 계획표에 기록하면 딴짓을 의식적으로 깨달을 수 있다. 내가 언제 어떤 행동을 하며,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스스로 깨닫기 시작하면 달라질 수 있다. 일단 기록하자!


미루는 기쁨은 짧고, 고통은 길다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버려야 할 1호는 ’미루는 버릇‘이다. 미루면 당장 몸은 편하겠지만 마음은 불편하다. 귀찮다고, 괴롭다고, 미루기 시작하면 미룬 시간만큼 고통은 커진다. 그 고통은 미룬 일을 끝내야 사라진다. 이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나는 웬만한 일은 미루지 않으려고 한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도, 글쓰기가 즐겁기 때문이라기보다 글쓰기를 미룸으로써 갖게 될 고통이 조금 더 크기 때문이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매일 운동을 하고 있지만 운동을 하려고 하면 정말 하기 싫다. 미루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하지만 미루지 않는다. 몸을 움직이면 기분이 좋아질 것을 알기 때문이다. 미루는 습관에는 ‘지금’, ‘바로’, ’당장‘ 해치워 버리는 것이 약이다. 아주 작은 일부터 미루지 말고 해 보자. 그러면 속이 후련할 것이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온전히 빠져들면 위에 소개한 기술들이 필요 없다. 하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온전히 그 일에 빠져드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플로우 flow'라고 한다. 사람이 어떤 일에 재미를 느끼려면 그 일을 잘해야 한다. 어떤 일을 잘하려면 자주 해서 그 일에 익숙해져야 한다. 한국어교원자격증 3급을 따고, 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하나 더 만들었다. 한국어능력시험에 자주 출제되는 기출문제를 카드뉴스로 만들어서 올리기 위함이었다. 처음에는 캔버스를 사용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서 카드뉴스 만들기를 계속 미루었다. 이렇게 했다가는 시작도 못할 것 같았다. 나는 포모도로 기술의 도움을 받아서 25분씩 집중하여 카드뉴스 만들기부터 시작했다. 도구 사용이 익숙해지자 타이머가 없어도 2시간 동안 집중해서 카느뉴스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매일 만들고 싶을 정도로 이 일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작은 성공이 쌓이면 기량이 올라가고, 그러면 별다른 노력 없이도 우리는 그 일에 빠져들 것이다.


(사진 출처_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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