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할머니의 행복한 육아일기’를 쓴 박정희 할머니는 다섯 남매가 태어나 한글을 배우는 일곱 살 때까지 육아일기를 쓰셨다. 나도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 한글을 배우고 일기를 쓰기 시작하니 자연스럽게 성장 일기를 덜 쓰게 되었다. 아이들이 쓰는 일기가 재미있어서 이걸로 충분하겠다 싶기도 했다. 그래서 ‘그만 쓸까?’ 하다가 그래도 아쉬워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쓰고 있으니 ‘앗! 성장 일기 시즌2가 시작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파박! 들었다.
성장 일기에 쓰는 내용이 좋아하는 친구 이야기, 친구랑 싸운 이야기, 아이의 고민, 아이의 꿈, 아이가 요즘 좋아하고 빠져있는 것, 아이가 요즘 즐겁게 배우고 있는 것, 힘들어하면서 배우고 있는 것 등으로 어느새 바뀌어있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쑥쑥 자라 생각과 배움과 관계와 활동이 확장되었기 때문에 성장 일기의 내용도 같이 넓어지고 깊어진 것이다.
그래서 성장 일기를 A6(148 ×105mm) 크기의 손바닥만 한 스프링 노트에서 A5(210 ×148mm) 크기의 130장짜리 무지 제본 노트로 바꾸었다. 여전히 간단히 그림을 그리지만 글을 위주로 좀 더 길게 쓴다.
내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나 아이들을 위해서 하고 있는 노력, 그 노력의 성공과 실패, 진심으로 아이에게 사과하고 싶은 것 등 나의 속 이야기를 쓰기도 한다. 내 사랑을 좀 더 진하게 전하고 싶은 마음, 아이가 엄마가 되었을 때 읽고 도움을 받길 바라는 마음, 나의 입장을 이해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다.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내 이야기를 편지 형식으로 쓸 때 얼마나 행복한지 써본 사람은 알지? 알지알지? ㅋㅋㅋ
그래서 도대체 언제까지 쓰냐고? 나는 성장 일기를 아이들이 어른이 되는 20세까지 쓰기로 했다. 아이들의 20세 생일날 그동안 썼던 일기장들을 튼튼한 상자에 담아 선물로 주기로.
20년? 성장일기를 20년을 쓴다고? 그렇다. 길이로 보면 꽤 긴 시간이지만 쓰다 보니 재미있어서 10년을 쓴 것처럼 뒤에 10년도 재미있게, 의미 있게 써나갈 것이다. 대신 시즌2는 시즌1때처럼 거의 매일은 아니고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이따금씩 쓰고 있다. 일주일에 두 편에서 세 편 정도.
성장일기를 두 개의 시즌으로 분리해 정리하자면 이렇다.
성장일기 시즌1, 0세~7세 취학 전,
A6(148 ×105mm) 스프링 노트,
그림과 짧은 글, 거의 매일 1편
성장일기 시즌2, 8세~20세 생일 전,
A5(210 ×148mm) 무지 제본 노트,
조금 긴 글 위주, 일주일에 2-3편
시즌 1까지 할지, 시즌 2까지 할지는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그런데 시즌2, 진짜 장난아니게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