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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현 Mar 05. 2021

김강률, 최적의 마무리 투수 후보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필요조건들

전통적으로 마무리 투수는 오승환(삼성), 고우석(LG), 조상우(키움)과 같이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으로 타자를 윽박지를 수 있는 힘을 지닌 투수들을 말한다. 그러한 유형의 마무리투수들이 마무리 투수 자리를 오래 유지하는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두산베어스의 마무리투수들은 준수한 성적을 올렸지만 활약이 다음시즌에도 이어지지 못했던 이유는 그동안 9회를 지켰던 투수들의 유형이 전통적인 마무리 투수의 유형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이현승(2015), 함덕주(2018), 이형범(2019) 등 두산의 우승을 이끌었던 훌륭한 마무리투수들이었지만 구속과 구위를 활용하기보다 제구와 결정구로 맞춰잡는 유형이었고 이듬해까지 마무리 투수의 위용을 보이지 못했다. 따라서 매년 다른 선수가 두산의 9회를 책임져야 했다. 올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2020년 시즌 도중 마무리 투수로 변신한 이영하가 선발로 돌아감에 따라 올해도 새로운 얼굴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2021년 두산의 마무리 투수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선수는 김강률과 이승진이다. 두 선수 중에서도 경험 면에서 앞서는 김강률이 최종 후보에 가까움을 김태형 감독의 3일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었다. 김강률은 2020년 직구 구사 비율이 71.7%<사진1>로 직구 의존도가 높은 투수이며 서두에 언급한 전통적인 마무리 투수의 유형이다. 마무리 투수로서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작년의 부진 원인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김강률 직구 구사 비율>

① 떨어진 평균구속 / 같은 직구 의존도

2017년/2018년 147,6/146.9 KM에서 2020년 143.8 KM로 3KM이상 감소하였음을 알 수 있다. 직구의 구사율은 매 년 70%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구속이 떨어졌다는 것은 직구만을 노리고 있는 타자들 입장에서 공략하기 쉬워졌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떨어진 구속으로도 승부할 수 있다는 것을 2020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보여주었다. 최원준이 일찍 내려가고 마운드를 이어받아 2.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는데 이 날 35개의 공 가운데 스플리터가 17개로 49%를 기록했고 속구 비율은 단 37%에 불과했다. 직구만을 기다리고 있는 타자들을 효율적으로 승부하기 위해서는 변화구의 커맨드가 필요함을 단적으로 보여준 경기였다. 변화구 구사비율의 증가는 수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② 건강

두 번의 아킬레스건 부상이 구속 감소로 이어졌고 풀타임 소화에 항상 의문부호가 붙는 선수가 되었다. 잘하고 있는 와중에도 부상이 항상 발목을 잡았다. 현재 캠프에서는 최고 구속 147KM를 기록할 정도로 페이스가 좋아 마무리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러한 몸 상태를 시즌 내내 유지하는 꾸준함이 필요할 것이다.     


<김강률 좌/우 타자별 피안타율>

<이승진 좌/우 타자별 피안타율>


김강률이 변화구 구사 비율을 늘리고 건강함을 유지한다면 두산의 또 다른 아킬레스건인 좌완 불펜투수의 부족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김강률은 우타자보다 좌타자 상대로 강한 투수이기 때문이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351/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244) 위기 상황에 김강률이 좌타자를 막고 우타자에 강한 이승진이 <표 3>(우타자 상대 피안타률 .267/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303) 다음을 막는 ‘더블스토퍼’ 운영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수 운용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김태형 감독의 인터뷰처럼 왼손 투수가 없다면 막을 수 있는 오른손 투수는 김강률 카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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