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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Mar 26. 2023

미국을 다시 다녀오다

보스턴

보스턴이 이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처음 동부여행을 계획할 때 뉴욕과 더불어 가장 많이 추천을 받은 도시가 보스턴이었다. 오히려 뉴욕보다 보스턴이 좋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덕분에 알게 모르게 기대를 품고 보스턴에 도착했다.


첫 번째 날

몰랐는데 보스턴은 굴과 랍스터가 유명한 도시라고 들었다. 보스턴에 머무를 시간이 1박 2일밖에 주어지지 않았기에 우리는 빠르게 랍스터를 찾아 움직였다. 도착했을 때의 시간은 오후 6시가 넘은 시각이어서, 빠르게 우버를 타고 목적지로 이동하였다.


우리의 첫 번째 목적지는 Faneuil Hall Marketplace였다. 특별할 건 없고 작은 식당들이 한데 모여있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랍스터 샌드위치와 랍스터를 사 먹었다. 식당이 문 닫을 때쯤 가서 랍스터를 포장하여 길거리 벤치에 앉아 먹었다. 보통 랍스터를 먹을 때 고급 레스토랑에서 편하게 먹지 않나?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우리는 당장 갈 곳이 없었고 배고팠다. 결국 고급 음식을 누추한 곳에서 먹을 수밖에 없었다. 맛은 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


저녁을 먹고 바로 호텔로 돌아가면 이대로 하루가 끝날 것 같아, 보스턴 도심과 바닷가를 걸어보기로 했다. 보스턴은 뉴욕과 다르게 한산했고 길거리가 널찍해 속이 뚫리는 느낌이 들었다. 왜 사람들이 보스턴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다. 뉴욕은 시끄럽고 정신없었지만, 보스턴은 조용하고 여유로웠다. 물론 그때가 늦은 밤이라 속단하긴 일렀지만 그냥 느낌이 그랬다.



두 번째 날

두 번째 날에는 대학투어를 다녔다. 우리는 서부에서 학교를 나와서 동부 학교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이미 뉴욕에서 콜롬비아 대학교를 돌아보았고, 보스턴에서는 하버드와 MIT를 돌아볼 예정이었다. 콜롬비아 대학교는 개인적으로는 생각보다 넓지 않았고, 이쁜 건물도 많지 않았다. 메인 건물 두 개는 이뻤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하버드와 MIT는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대학교들이 아닌가. 공교롭게도 나는 문과, 친구는 이과 출신이라 서로 이 대학투어를 나름 고대했었다.


하버드는 역시 예상대로 넓었다. 구글 지도로 보니 이걸 언제 다 돌아보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첫째로 Harvard Yard 안에 위치한, 하버드의 메인 빌딩인 Widener Library로 향했다. 건물은 크고 웅장했다. 거기에 하버드 깃발까지 붙어있으니 정말 유명한 관광지로 온 느낌이었다. 내가 그 유명한 '하버드'를 보고 있다니, 뭔가 가슴이 웅장해졌다. 내가 이 학교를 다녔다면 아마 자존감이 하늘을 뚫고 올라갔을 것 같다.

하지만 Widener Library를 제외하고는 이쁜 건물을 찾기가 어려웠다. 솔직히 대학교를 투어 하는 맛은 없었고, 그냥 여기가 하버드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녔던 것 같다.


Widener Library


MIT는 반대로 내 친구가 신나 하였다. MIT도 하버드와 비슷하게 메인 빌딩은 가장 크고 화려하지만 다른 건물은 그에 미치지 못하였다. 나는 그 대학교 나름대로의 통일된 특징이나 색채가 묻어 나오는 것을 기대했는데, 세계 최고의 대학교라고 해서 다른 대학교보다 특별히 이쁘다거나 하진 않는구나라고 생각했다. MIT에서는 어쩌다가 메인 건물 내부로 들어갈 기회가 있었는데, 그곳에 있는 도서관을 방문하였다. 생각보다 웅장해서 깜짝 놀랐다. 하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그리스/로마 신전에나 있을법한 기둥이 돔으로 된 천장을 받치고 있었다. 마치 신전 내부로 들어온듯한 기분이었다. 문득 하버드 메인 도서관 내부를 못 들어가 본 것이 너무 아쉬워졌다. 그곳은 얼마나 더 화려하고 이쁠까? 나중에는 한번 들어가 봐야겠다.



대학투어를 마치고 저녁으로 굴을 먹었다. 생굴을 많이 안 먹어봐서 맛 비교는 못하겠지만, 엄청 맛있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먹고 싶어 지는 맛이었다.


+관광을 마치고 숙소로 기차를 타고 돌아갔는데, 어떠한 높낮이, 가림막도 없이 열차가 오는 모습이 신기해서 사진으로 찍었다. 열차가 오지 않을 때는 사람들이 그냥 성큼성큼 건너간다. 알고 보니 굉장히 오래전에 기차역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마지막날

마지막 날은 오후 4시쯤 비행기를 타고 엘에이로 돌아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적당히 여유를 즐기기로 했다. 뉴욕에서부터 나이아가라를 거쳐 보스턴에 오기까지 너무 고생을 많이 해서 힘을 들이지 않고 보스턴의 분위기를 즐기고 싶었다. 마침 지도를 보니 보스턴에 엄청 큰 공원이 있어, 그곳을 방문하기로 했다. 특별한 이름은 없고 보스턴의 Public Garden인데 생각보다 너무 아름다웠다. 확실히 뉴욕보다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앞에 큰 인공 호수가 있었고, 그곳으로 특이하게 생긴 배가 돌아다녔다. 이름 모를 악기를 연주하고 있는 한 노인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Bgm부터 앞에 보이는 풍경까지 모든 것이 완벽해 우리는 그 벤치에 1시간은 앉아있었던 것 같다. 서로 생각에 빠지면서 지난 여행을 회상했다. 보스턴 여행 중 가장 좋았던 순간이었다.


그 후 우리는 다음 여행지이자 제2의 고향인, (친구는 현재 거주지인) 엘에이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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