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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 Jun 02. 2021

잡호퍼(JobHopper): Part 1

직장인 진입기_진솔한 자기소개서의 힘

구직에 갓 뛰어든 신입 지원자를 막막하게 하는 것이 있다. 이력서마다 첨부해서 제출해야 하는 자기소개서다. 요즘에는 자기소개서 샘플을 쉽게 구할 수 있고 심지어 대필을 해주는 곳도 많다. 하지만 나를 소개하는 일을 남에게 맡기기란 왠지 찜찜하다. 

신입 지원자 대부분은 학창 시절과 성장배경, 본인의 꿈, 사회생활의 각오 등 뻔한 내용으로 자기소개서를 구성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자기소개서는 대동소이한 스펙을 바탕으로 포장되어 있다.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비슷한 자기소개서들을 하나하나 읽어보고 걸러내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서류전형에서 인사팀은 일정 기준을 통과한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를 해당 부서에 전달한다. 이때 눈여겨볼 만한 이력서가 있다면 코멘트를 달아 둔다. ‘이 지원자는 장점이 돋보여요.’라는 코멘트를 받을 수 있다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시간을 20년 전으로 되돌려본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려 책상 앞에 앉았다. 요즘처럼 약간의 검색으로 원하는 정보가 쉽게 들어오는 건 상상조차 못 할 시절이었다. 그저 혼자 힘으로 풀어내야만 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조금씩 칸을 채워가기 시작했다. 전략이라고 할 것도 없었다. 신입답게 겸손하지만 솔직하게 적되 당당하고 적극적인 의지를 담아내려 노력했다. 철없이 놀기만 좋아했던 과거와 음악에 심취해 부모님 속을 썩였던 일 등, 다른 사람들이 숨기려 하는 과거를 고백했고, 그런 과거들이 지금은 삶의 밑거름이 되어 나를 더욱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고 있음을 적었다. 더불어 이제 일을 통해 발전하고 싶고 개인적인 성장을 통해 조직에 헌신하면서 회사의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러한 내용으로 적은 자기소개서를 통해 나는 첫 번째 직장뿐만 아니라 두 번째 직장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면접 기회를 얻은 몇 곳 중, 영자신문사와의 면접을 위해 강남역으로 향했다. 영자신문사는 내가 재직 중이던 신촌의 작은 빌딩보다 훨씬 큰 빌딩의 고층에 자리하고 있었고, 고급스럽게 꾸며진 사무실에서는 탁 트인 시티뷰를 조망할 수 있었다. 긴 회의실 책상을 사이에 두고 진행된 면접에서 사장님은 내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수많은 자기소개서 중에서 스스로 자기가 부족하다고 쓴 친구는 처음이네. 그래서 반했고.”

솔직 담백한 자기소개서가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그러나 그곳 역시 내가 지원했던 기자 직무가 아닌 PR(Public Relations)이라는 다소 생소한 직무로 일할 것을 제안했다. 기자와 비슷하게 글을 쓰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며 면접장을 빠져나오긴 했지만, 이미 강남역으로 출근하여 멋진 도심을 발아래에 두고 일하는 내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학부시절 수업노트를 뒤적이고 지인들에게 물어가며 조사한 결과 PR은 비전도 괜찮았고 내 적성과도 맞을 것 같았다. 그렇게 해서 나의 두 번째 직장이 결정됐다.




화려한 학력과 스펙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경력을 잘 관리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성공적인 이직을 한다면, 얼마든지 원하는 직장에서 바라던 일을 할 수 있다는 노하우를 담은 경험기, 잡호퍼(Job Hopper)의 출간 전 연재본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책 소개 링크: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2165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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