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서 "파이브 포인츠"의 작가 페르세우스 양원주 님
세 번째 작가를 만나고 왔다.
양원주 작가는 쌍둥이를 키우고 있다. 올해 중학교 2학년이다. 아들을 둘이나 키우고 있으니 육아와 교육에 대해 쓰는 게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해본 사람은 안다. 모든 부모가 육아를 고민하고 교육법을 공부하지만 그것을 기록하기는, 육아에서 파생되는 생각을 정리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육아는 마냥 힘들다고 적기도, 벅차게 기쁘고 보람차다고 적기도 어정쩡한 어떤 경험이다. 그러니 아이를 이렇게 키우자고 말하기는 더 조심스럽다. 그러니까 아이는, 그냥 키우는 것만 해도 큰 도전이다. 첫애를 병원에서 신혼집으로 데려왔을 때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사람을 낳다니! 큰일이다!'
그런데 아기가 한 번에 둘이 생기면, 아들 쌍둥이를 키우면 어떤 일을 겪게 될까.
이 작가는 어땠을까.
뜻밖에도 작가는 과거에 비혼주의자였고 딩크족이었다. 그는 군대 시절 수양록부터 시작해 25년간 매일 노트에 일기를 적고 있는데, 그 기록에서 10년 동안은 아이 이야기가 없었단 말이다. 부모라고 모두 준비하고 아이를 낳지는 않지만 갑자기 아이를 키우자면 모르는 것투성이다. 그래서 공부가 필요했다. 책을 찾아 읽고 강연을 들으러 다녔다. 두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서.
그런데... 뭐라고? 25년간 매일 일기를 쓰고 있다고? 이 작가는 브런치에도 매일 한 편씩 글을 올리고 있다! 독서 기록도 방대하다. 나중에 두 아이가 독립할 때면 책장의 책 중에 인생책이 될 만한 책을 물려주고 싶단다. 그의 집 안에서 생명체 다음으로 귀한 것은 일기와 책이다. 글과 책에 쏟는 애정이 참 남다르다.
"파이브 포인츠"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저녁에 아빠가 아이들을 부른다. 같이 일기 쓰자고. 글쓰기를 장려하는 어른들이 보기엔 아름답고, 글쓰기 싫어하는 아이들 눈에는 뜨악한 모습일 수 있다. 그러나 작가의 두 아들은 여덟 살 때부터 중학생인 지금까지 꾸준히 일기를 쓰고 있다. 어떤 일이 있었을까.
책에서 작가는 윤희솔의 "하루 3줄 초등 글쓰기의 기적"을 소개한다. 이 책을 읽은 작가는 배운 대로 했다. 아이들에게 딱 세 줄만 쓰자고 달래 본 것이다. 김성효의 "초등 공부, 독서로 시작해 글쓰기로 끝내라"에서 다른 방법도 얻었다. 먼저 기본형의 문장을 주고, 수식어를 넣어 긴 문장을 만들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아이들은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자 마치 몸의 성장처럼 자연스럽게 글쓰기 실력이 늘고 있다.
작가는 배운 것을 실천하려 애썼다. 되는 것도 있고 안 되는 것도 있었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교육에 대한 고민의 답을 찾는 일이 점점 수월해졌다. 애 키우는 일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함께하는 여정인지 알고 있으니 그 답을 공유하고 싶었다. 혼자 목차를 만들고 글로 적으며 3년이 흘렀다. 이제 책으로 묶고 싶다. 그런데 어떻게? 평범한 사람이 책 한 권 분량의 원고를 들고 출판사를 찾는다. 무려 200번 정도 문을 두드린다. 그리고....
작가는 인터뷰 경험이 많아 차분한데 나는 정신이 없었다. 핑계를 대자면 어젯밤 렌즈를 안 끼고 잔 탓에 눈이 잘 안 보였고 오늘 카페에서 마신 커피의 농도가 진했다. 어떤 커피는 내게 맥주급이다. 휴, 이 핑계는 어설프다. 실은 누군가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내 머릿속에 생각이 너무 많다.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려면 허공을 봐야 할 정도다. 엉킨 실타래에서 한 줄씩 꺼내서 보여줘야 한달까. 혹시 머리 용량이 달리는 걸까.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