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증오를 품어야 해?

- 김초엽 저, 파견자들 中

by 쏘다

언젠가부터 광고를 보면 위협받는 기분이 든다. "이걸 하지 않으면 뒤처집니다", "당신만 모르고 있습니다", "이제 선택하세요, 아니면 후회할 겁니다" 같은 메시지가 곳곳에서 쏟아진다. 불안과 조급함을 자극해 소비자들의 결정을 유도하는 광고가 많아졌다. 그 광고들은 나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나를 몰아붙이는 것 같다.


나는 가끔 묻고 싶다. 우리는 왜 고객을 위협해야 하는가? 왜 불안과 증오를 자극해야 하는가?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선택하지 않으면 무언가 잘못된 것처럼 몰아가야만 하는가?


소비자를 위협하는 광고는 일종의 '공포 마케팅'이다. 공포 마케팅은 두려움을 자극해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예가 건강 관련 광고다. "이걸 안 먹으면 영양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지금 관리를 안 하면 나중에 큰일 납니다" 같은 문구가 그렇다. 금융 상품도 마찬가지다.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칩니다", "당신만 모르는 돈 버는 방법" 같은 문장은 사람들의 불안을 키운다. 소비자를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겁을 줘서 행동하게 만든다.


이 방식은 단기적으로 효과적일 수 있다. 공포는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강력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불안을 느낀 소비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충동적으로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이 방법이 브랜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공포 마케팅은 신뢰를 갉아먹는다. 소비자는 브랜드를 도움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 불안을 조장하는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이런 광고를 반복해서 접하면 처음에는 관심을 보이더라도 나중에는 반발심이 생긴다. 공포에 기반한 메시지는 결국 피로감을 만든다. "또 위협하네", "또 겁주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그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생긴다.


무엇보다 이런 광고는 소비자를 존중하지 않는다. 소비자가 충분히 똑똑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신뢰를 주지 않는다. 대신 강요하고 몰아붙인다. 광고는 원래 브랜드와 고객이 소통하는 도구다. 고객에게 정보를 주고, 브랜드가 가진 가치와 철학을 전달해야 한다. 그런데 일부 광고는 마치 고객을 가르치려 들고, 협박하듯 선택을 강요한다.


소비자는 바보가 아니다. 그들은 위협받고 싶지 않다. 존중받고 싶고, 공감하고 싶고, 이해받고 싶다. 좋은 광고는 소비자를 두려움으로 몰아넣는 것이 아니라, 신뢰를 쌓아가며 브랜드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것이다. 고객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찾아오도록 하는 것이 진짜 마케팅이다.


그래서 나는 묻고 싶다. 우리는 왜 증오를 품어야 하는가? 왜 불안을 조장해야 하는가? 소비자가 브랜드를 좋아하게 만드는 수많은 방법이 있는데, 왜 공포와 협박을 택해야 하는가?


광고는 더 이상 소비자를 위협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광고는 고객을 존중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브랜드는 소비자를 몰아세우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는 우리를 사랑할 이유를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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