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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더하기일 Dec 26. 2022

AI 면접에서는 무슨 근거로 지원자를 판단할까?

AI 면접의 허와 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한 수학 문제 몇 개를 풀지 못하던 AI가 이제는 바둑, 게임 등 정말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며 발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AI 발전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영역 중 하나가 바로 AI 면접의 등장입니다. 2022년을 기준으로 이미 우리나라 수백 개의 기업이 AI 면접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채용하기 적합한 사람을 판별하는데 까지 AI가 발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AI 면접에 의해 어떤 지원자는 웃음을 띠고 어떤 지원자는 눈물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AI 면접, 지원자의 합격/불합격을 어떻게 정할까?


수많은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AI 면접을 도입하고 AI에 의해 사람을 판단하여 이를 채용 과정에 근거로 사용한다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충격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AI는 분명 수많은 지원자 사이에서 적은 합격자를 가리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도구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AI를 채용 과정에 도입함으로써 얻게 되는 효율은 분명 엄청날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기업의 입장일 뿐입니다. AI 면접이라는 것을 공식 채용 과정에 삽입한 만큼 AI 면접에 의해 즉, AI에 의해 탈락을 하게 되는 지원자도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초점을 AI에게 탈락한 지원자의 입장에 맞추어보면, AI 면접은 억울한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무슨 기준으로 평가를 하는지, 심지어 오류 없이 정확하게 지원자를 평가하는지도 모른 채 지원자는 탈락의 고배를 마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제 AI 면접을 진행해야 하는 지원자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의 의문은 한 군데로 모아지게 됩니다. 바로 "AI 면접을 볼 때, AI는 무슨 근거로 지원자의 합격/불합격을 판단하는가?"입니다. 이는 현 AI의 기술 수준과 기업에서 지원자를 평가하는 데 필요한 기준 잣대가 엮인 아주 복잡한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기준을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AI 도입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우선 지원자의 입장에선 답답한 일이겠지만 AI 면접을 볼 때 AI가 지원자를 판단하는 기준은 직접 면접용 AI를 개발한 업체가 아닌 이상 그 누구도 모릅니다. 면접용 AI가 지원자를 평가할 때 어떤 포인트에 맞추어 지원자를 판단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이 개발되었는지를 알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어떤 평가 잣대를 기준으로 지원자를 판단한다고 공표한다 할지라도 구체적으로 해당 평가 잣대에서 어떤 요소(언어, 행동 등)가 합격 확률을 높이는지는 더더욱 알 방법이 없습니다. AI의 세부 작동 원리를 사용자 입장에서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 AI 면접 도입에 불만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AI가 판단을 진행했는지 원인을 모른다는 이러한 문제는 비단 면접용 AI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는 AI를 도입하는 모든 분야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AI의 판단 근거를 해석할 수 있도록 모델을 만드는 작업을 XAI(eXplainable Artificial Intelligence, 설명가능한 인공지능)이라고 합니다. XAI는 AI의 판단 근거를 명확히 설명할 방법이 부재하기에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분야입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XAI도 완전한 기술은 아닙니다. 아직은 XAI로도 AI의 판단/예측 근거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AI의 판단 근거는 나아가서 AI로 인한 법적, 윤리적 문제에도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기에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여전히 많은 인공지능 연구자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실입니다. 


응답자의 '태도'를 판단하는 듯한 면접용 AI


하지만 다행히도 AI 면접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너무도 많기에, 면접용 AI가 어떤 평가 잣대를 가지고 개발되어있는지 정도는 어느 정도 개방이 되어있습니다. 아래 기사는 AI 면접에서의 AI가 어떤 기준으로 평가를 하는지 조사를 한 뒤 작성된 기사의 일부분입니다. 이에 따르면 AI면접은 주로 얼굴 표정, 목소리 높낮이, 말의 휴지, 사용 언어 등을 분석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을 보는 전체적인 목적은 바로 지원자의 소통역량을 평가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모두 사람이 평가를 할 때에는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영역이기에 채용 담당 인력의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면접용 AI의 평가 기준 (출처 : The JoongAng,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95615#home)


2022년을 기준으로 약 600개의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AI면접을 도입하고 있다고 하며, 그중 대부분은 하나의 회사(마이다스아이티)에서 개발한 면접용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내용을 종합해보면 AI 면접을 진행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이 AI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소통역량을 평가하고자 하며, 각 기업마다 AI 면접에서 지원자의 평가 잣대는 대부분 비슷하게 형성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만, 지원자의 목소리 높낮이, 말의 휴지 등이 소통역량과 100% 일치되는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의문이 따릅니다. 결국 정리했을 때, 대부분의 AI 면접에서는 소통역량을 포함하여 응답자의 '태도'를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 적합하다 판단되며 이를 AI 면접을 진행해야 하는 지원자들은 알 필요가 있습니다.


대답에 대한 창의성, 논리성은 현 AI가 검출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AI 면접의 평가요소 (출처 :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Economy/article/all/20220502/113177779/1)

하지만 이러한 면접용 AI의 평가잣대를 살펴보면 한 가지 의아한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면접을 볼 때 면접관이 질문한 내용에 대하여 얼마나 논리적이고 창의적으로 대답을 잘하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현시점에서의 면접용 AI는 이러한 부분을 평가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얼굴 표정, 목소리의 높낮이 등의 요소를 통해서는 대답이 얼마나 논리적이고 창의적인지 판단할 방법이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즉, 지원자가 응답한 이야기의 콘텐츠는 AI 면접의 합격/불합격을 가르는 데 있어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지원자의 외적 요소와 의사소통 역량과의 상관성만을 판단 근거로 사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면접에 불합격하여 그 원인을 회고하고자 하는 지원자는 본인의 어떤 발언이 문제였는지, 해당 질문에서 어떤 내용으로 답변을 했으면 더 좋았을지에 대해 회고하곤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AI 면접에 있어서는 이러한 고민이 전혀 무용지물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결국 극단적으로 생각할 때, AI 면접을 진행할 때 쉽게 답이 떠오르지 않는 질문을 받는다면, 답변의 논리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당당하고 정갈한 어투로 대답을 진행하는 것이 AI 면접에서는 더욱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면접의 요소와 AI 면접이 상충하는 가장 큰 지점이 이 부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현실적으로 향후 채용 과정에서 AI의 영향력을 피하기는 힘듭니다.


AI 면접은 지원자의 입장에서 준비하기 곤란한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얼굴 표정, 목소리 등의 요소로 소통역량을 평가하는 것을 안다고 할지라도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이 AI의 눈길을 사로잡는지는 알 방법이 없습니다. 차분한 목소리로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은지,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에서는 격정적인 어투로 강조점을 주는 것이 좋은 것인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AI 면접을 진행해야 하는 지원자에게 '태도' 혹은 '소통역량'이라는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은 제시해줄 수 있지만 구체적인 AI 면접 합격 노하우를 전달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앞으로 AI 면접은 앞으로 점차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비단 면접뿐 아니라 서류 평가, 역량 평가 등에서도 AI의 활용성이 더 넓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미 삼성에서 AI 서류 평가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터넷 기사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채용 과정에서 AI의 역할이 더욱 커진다면 AI 면접에서와 같은 불합격자의 불만이 계속 나올 것입니다. 이때 우리는 해당 AI가 어떤 잣대를 평가하도록 만들어졌는지 유심히 살펴보아야 합니다. 빅데이터/인공지능 분야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쌓고 우리 삶에 어떻게 활용되고 있으며, 이를 이용할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고민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 위 본문은 AI 면접 관련 기사만을 이용해 추론한 내용임을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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