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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어문 Aug 21. 2021

스물다섯,
마케터가 되긴 늦은 나이일까요?

A기업의 화장품 BM 인턴으로 시작한 첫 사회생활

    경력, 경험, 관 전공자인 내가 화장품이라면 알아주는 A회사의 BM(Brand Marketing) 인턴으로 출근한 지 벌써 2주가 되었다. 친한 친구들에게 A회사 인턴에 붙었다는 소식을 말하자, 하나같이 "네가 거길 왜..?"라고 할 정도로 나는 '화장품 회사' 그리고 '마케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한 줌 같은 문과의 직무 중에서도 고인물 파티라는 마케팅 직무에 발 디딘 마케팅 무 경험자마케팅 인턴 일기를 기록해보고자 한다. 



나의 無경험의 경험

    스물다섯이 되기까지 나는 마케팅의 '마'도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대학시절부터 원하는 직무나 기업을 찾아 꾸준하게 한 우물을 파는 친구들도 있다지만, 나는 그렇지 않은 편에 속했다. 막연하게 NGO나 정부기관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달까. 하지만 그도 내가 그렇게 원하는 직업이 아니란 걸 알게 됐다. 그저 어린 시절부터 동경해온 외교관이라는 직업과 정치학도라는 나의 위치가 만들어낸 허상의 욕망이었다. 물론 이를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기에 지금까지 쌓아온 스펙은 '정치외교학과 학생'이라면 잘 어울리는 스펙들 뿐이었다.


    그래도 하고 싶은 건 다해본 대학시절을 보냈다. 1학년 때는 공연 동아리, 2학년 때는 해외봉사와 발표 토론 동아리를, 3학년 때는 미국으로 인턴쉽을 다녀온 적도 있었다. 그리고 4학년 때는 외국으로 교환학기를 다녀왔다. 이 밖에도 선거 문화 개선 캠페인부터 서포터즈,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동아리, 교내 학생회, 외국인 관광 서포터즈, 독서 소모임, 정치학교, 서포터즈 등등..의 활동까지 대학생활을 쉼 없이 알차게 보냈다. 


    다만, 마케팅 학회라든지 기업 공모전 등과 같은 '기업이 선호하는' 경험은 無였으며, 대부분 그냥 하고 싶어서 했거나 '정치외교'의 영역에 맞닿는 경험들이었다. 


    동아리나 대외활동과는 별개로 대학생 시절 외국에는 많이 나갔었다. 해외봉사활동을 하러 간 캄보디아와 몽골, 10년 지기 친구들과 간 필리핀 보라카이, 봉사동아리에서 친해진 언니와 간 일본, 가족여행으로 간 베트남 다낭, 한 번은 여행으로 또 한 번은 인턴쉽으로 다녀온 미국, 교환학기로 다녀온 유럽까지..! 방학이면 알차게 해외로 돌아다녀서, 이웃 주민들에게는 '캐리어를 끌고 방학마다 해외를 가는 아이'라는 인식이 생기기도 했다.


    정말 열심히 살았고 많은 걸 배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대학을 졸업할 때가 되니 나를 대변하는 단어무경험, 무경력자였다. 그동안 내가 배운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정말 내가 경험한 것들은 앞으로 내가 하고자 하는 직무와는 무관한 경험이었을까.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도 모르겠는 나는 스스로 취준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을 때까지. 그렇게 약 6개월간 나는 <하고 싶은 일 찾기 프로젝트> a.k.a 방황의 시기를 보냈다.


    6개월 간의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결론만을 먼저 언급한 후에 두 번째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겠다. 오늘 하고 싶은 말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기 위한 시간'은 아주 소중하다는 것, 그리고 당신의 경험은 '이미 충분'하다는 것이다. 인생 처음으로 대기업 인턴으로 뽑히게 된 결정적인 이유에 그 6개월간의 방황의 시기가 어떻게 도움이 됐는지 알고 싶다면, 다음 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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