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티클은 지난 내용과 이어집니다.
잠 못 드는 공포! 공포 게임 UX 비밀을 파헤치다!
이런 분이 읽으시면 좋습니다!
호기심에 공포 게임을 체험하고 싶지만, 공포가 부담스러워서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분
공포 게임이나 영화 등으로 두려움을 느낄 때 두려움 완화 방법을 알고 싶은 분
게임 내 공포 완화 UX 설계 및 구현을 고민하는 분
공포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는 보통 사람들보다 공포 게임을 더 잘할까요?
혹은 자신이 만든 게임에 공포나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는 없을까요?
공포 게임을 검수하는 QA 직군의 경우 게임 속 공포 장면을 수십, 수백 번씩 반복해서 마주합니다.
그들은 과연 어떻게 이 반복적인 공포에서 벗어나 심리적 부담을 덜어낼까요?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공포 게임 개발자들도 게임을 만들면서 공포를 느낀 적이 있는지 물어본 질문이 올라왔어요. <Dead Space> 등 공포 콘텐츠를 제작하는 현업 개발자들의 답변이 흥미로웠습니다.
사실 그들도 우리처럼 공포 게임을 플레이할 때 두려움을 느끼고, 심지어 자신이 만든 게임에도 공포를 느끼는 인간적인 모습을 갖고 있어요.
레딧에 올라온 공포 게임 개발자들의 후기(출처: Reddit link)
호기심에 공포 게임을 한 번 시도해 본 사람들, 또는 평범한 게임 플레이 중 예상치 못한 공포를 겪게 된 유저들 역시 그 여파에 시달리곤 합니다.
공포 게임이나 영화로 인한 긴장이 부담스럽거나, 그 두려움을 효과적으로 떨쳐내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될 거예요.
이번 아티클에서는 우리가 게임을 플레이하며 느낄 수 있는 공포의 종류를 시작으로, 두려움을 다스리는 방법은 무엇이며 어떤 원리로 해소되는지, 게임 내 불안 완화 UX 장치 마련하는 방법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공포나 불안 완화 방법을 살펴보기 전에, 우리가 공포 게임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공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가 공포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느낄 수 있는 공포의 종류는 어떻게 분류될까요?
공포 게임을 즐기는 매니아로써 공포 게임을 플레이하며 경험할 수 있는 공포를 10가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공포 게임은 주로 깜짝 놀라는 공포나 추격 공포 정도만 떠올리게 되지만, 사실 그 이면에는 서서히 다가오는 불안이나 환경 공포처럼 유저의 마음을 서서히 압박하고 감정을 교란시키는 요소들도 존재합니다. 신비적 공포나 초자연적 공포처럼 현실을 넘어서서 유저를 두렵게 만드는 존재들이 등장할 수도 있고, 때로는 고어 공포로 잔인하고 충격적인 이미지를 통해 공포를 전달하기도 하죠. 소리 공포나 존재 공포와 같이 시각적 요소 없이 오직 소리나 미지의 존재로 공포를 자극하는 방법도 존재하고요.
이렇듯 공포 게임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공포의 종류를 알고 나면, 내가 느끼는 공포의 뉘앙스를 더 깊게 이해하고 게임을 더 즐길 수 있을 거예요. 각기 다른 공포를 어떻게 잘 섞어 놓았는지, 설계자들의 의도를 파악하면서 플레이하는 것도 공포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이니까요.
지금까지 공포 게임에서 경험할 수 있는 10가지 공포를 살펴봤어요. 공포 게임 개발자들은 대체 이렇게 다양한 공포를 어떻게 컨트롤할까요?
그 방법과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뇌에서 두려움이 해소되는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우리가 공포와 불안을 경험할 때, 우리의 뇌는 다양하고 복잡한 상호작용을 통해 불안 반응을 조절합니다.
공포 게임처럼 시각과 청각을 통해 느낀 두려움을 해소하는 데 전두엽과 같은 자율신경계와 편도체의 균형이 매우 중요한데요. 지난 시간에 살펴본 것처럼 편도체는 공포와 같은 부정적 감정을 처리하는 뇌의 주요 영역입니다. 외부의 위협을 인식하고 이에 대해 즉각적인 감정적 반응(예. 공포, 도망 행동 등)을 유발하죠. 그래서 편도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불안 장애나 PTSD 같은 과도한 공포 반응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1].
한편, 전두엽은 이성적 사고, 판단, 그리고 감정 조절을 담당합니다. 편도체와 직접 연결되어 있어, 편도체의 과잉 활성화를 억제하거나, 이를 적절히 조절하는 역할을 하죠. 즉, 전두엽은 편도체의 과잉 활성화를 억제함으로써 공포를 완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결과적으로 공포 완화를 위해 이들의 상호작용이 중요합니다.
지금부터 뇌과학 관점에서 우리의 두려움이 해소되는 과정을 쉽게 설명드릴게요.
편도체: 감정의 "경보 시스템"
편도체는 위협이나 위험을 감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무언가 무섭거나 위협적으로 느껴질 때 편도체는 활성화되어, "조심해! 빨리 반응해야 해!"라고 신호를 보냅니다.
전두엽: 이성적 판단의 "사령관"
전두엽은 우리가 생각하고, 판단하고, 감정을 조절하도록 돕습니다. 편도체가 위협을 알릴 때 전두엽은 '진짜 위험한가? 아니면 괜찮은가?'를 평가하고, 적절한 반응을 선택하도록 돕습니다.
교감신경: 비상 상황 시 "탈출 장치"
편도체가 "위험해!"라고 신호를 보내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됩니다. 이 시스템은 몸을 '싸움-도망-회피' 모드로 만듭니다.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가빠지며, 근육에 에너지를 공급해 재빠르게 반응할 준비를 합니다.
부교감신경: 감정의 "브레이크"
부교감신경은 교감신경의 흥분 상태를 완화하며 몸을 이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위협이 지나가고 상황이 안전하다고 판단되면, 심박수가 느려지고, 호흡이 안정되며 소화 기능도 회복되죠.
세로토닌: 감정 조절의 "윤활제"
세로토닌은 편도체의 과도한 불안 신호를 억제하고, 전두엽이 감정을 더 잘 조절하도록 돕습니다. 또한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을 맞추어 스트레스를 더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평온함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즉, 세로토닌은 위에서 언급한 모든 기관들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기름칠을 해주는 윤활제이자, 신호의 강도를 조정하는 조절기 같은 역할을 합니다. 또한 항불안제의 작용 원리 중 상당수가 세로토닌 농도를 증가시키는 방식인데, 세로토닌 농도가 높아지면 불안과 두려움의 반응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2].
공포 게임 개발자는 어떻게 반복적으로 공포를 마주하면서도 이를 극복하고, 더 나아가 공포를 창의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까요?
공포를 극복하는 데 있어 가장 잘 알려진 방법은 노출 효과와 인지적 재구성입니다. 이는 심리치료에서 주로 사용되는 기법이지만, 사실 우리의 뇌와 신경계가 공포에 적응하는 자연스러운 원리와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뇌 과학 관점으로 살펴보면 공포 해소 원리가 조금 더 명료하게 이해될 거예요.
① 노출 효과
앞서 살펴본 것처럼 공포 게임 개발자들도 자신이 만든 공포 게임을 반복적으로 플레이하면서 공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반복적인 노출이 두려움을 감소시킨다고 알려져 있죠.
노출 효과 즉, 노출 치료(Exposure Therapy)는 공포를 유발하는 상황이나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점차 그 자극에 익숙해지게 만드는 치료법입니다. 처음에는 강렬하게 느껴지던 공포도, 반복 노출을 통해 더 이상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게 됩니다 [3].
앞서 살펴본 것처럼 공포 반응은 주로 편도체가 관장합니다. 공포 자극을 감지하면 '위험 신호'를 보내고 몸과 마음을 긴장 상태로 만듭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같은 자극에 노출되면, 편도체는 이를 위협이 아닌 안전한 자극으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이를 편도체의 재학습이라고 부르며, 공포 자극에 대한 민감도가 점차 낮아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4]. 예를 들어, 공포 게임 개발자가 매일 게임 내 Jump Scare 효과를 테스트해야 한다고 가정해 보세요. 처음에는 놀라고 불쾌할 수 있지만, 반복적으로 같은 장면을 보면 편도체가 "이건 위협이 아니다"라고 학습하게 되고, 놀람의 정도가 점점 줄어듭니다.
교감신경 또한 노출 치료 과정에서 처음에는 활성화되어 심박수와 긴장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복 노출로 편도체가 자극을 덜 위협적으로 인식하면서, 교감신경의 반응이 줄어들고, 대신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안정감을 회복합니다. 즉, 공포 게임 개발자들이 단순 반복적으로 노출되어 공포에 적응하고 완화되는 것도 결국엔 편도체의 적응과 교감-부교감신경의 균형 회복을 통해 극복하게 된 것입니다 [5].
② 인지적 재구성
인지적 재구성(Cognitive Restructuring)은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이나 생각을 긍정적이고 현실적인 관점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입니다 [6]. 예를 들어, 공포 게임 속 무서운 요소를 단순히 "무섭다"라고 느끼기보다, 이를 "플레이어의 몰입을 높이는 창의적인 도전"으로 바라보는 것이죠.
공포 자극에 대해 "왜 무서운가?"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전환하는 과정은 주로 전두엽이 담당합니다. 전두엽은 감정을 통제하고 논리적 사고를 담당하는 뇌의 사령관 역할을 합니다. 공포를 느끼는 편도체의 신호를 받아 이를 '합리적 사고'로 처리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으로 재구성합니다.
③ 감각 탈중심화
공포 게임을 개발할 때, 개발자는 특정한 장면이나 소리에 대한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공포에 몰입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문제를 분석하는 태도를 취합니다. "이 소리가 무섭게 들리는가?" 혹은 "이 장면이 적절한 긴장감을 조성하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지며 두려움이라는 감정보다는 작업에 집중합니다.
즉, 부득이하게 공포 게임이나 영화 또는 그 밖의 상황에 처한다면 상황에 완전히 빠지기보다는 분석적인 태도를 가져보면 어떨까요? "조명과 소리가 공포를 어떻게 증폭시키는지 보자"와 같이 탐구적 시각으로 접근하면 공포를 덜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7].
'공포'라는 감정은 처음에는 우리를 압도하는 감정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우리의 뇌와 신경계가 설계한 도구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공포를 느낄 뿐만 아니라 이를 분석하고, 재구성하며, 익숙해질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공포 게임 개발자들이 창의적 에너지로 공포를 활용하는 것처럼, 우리 모두가 공포를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이 게임이나 영화 등으로 공포를 느낄 때 그 감정을 단순히 두려워하기보다 다룰 수 있는 도전으로 접근해 보세요. 어쩌면 공포는 우리를 멈추게 하는 힘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자극이 될 수 있습니다.
유저의 공포감 조절에 도움 되는 게임 안팎의 UX 장치 소개를 끝으로 공포 게임 시리즈를 마무리하려 해요.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데 다소 서툴거나, 보조 도움이 필요한 유저에게 적절한 공포 게임 관련 다양한 접근성 기능들을 소개드립니다.
① 게임 내 경고
Xbox 접근성 가이드에 따르면, 공포와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사전에 안내하는 것은 게임 플레이 중 발생할 수 있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8]. 뇌과학적으로 해석해 보면, 사전 경고 및 안내 시스템은 세로토닌과 편도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처럼 세로토닌은 안정적인 기분 조절과 불안 반응 억제에 중요한 신경전달물질로, 편도체의 과잉 활성화를 조절하는 데 기여합니다. 경고 시스템은 공포를 유발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사전 정보를 제공하여 플레이어가 심리적 준비를 할 시간을 제공하고, 교감신경의 과도한 활성화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한편, 경고문 UX를 설계할 때, 유저가 이런 안내 화면을 쉽게 넘기지 않도록 쉽게 넘기지 않도록 UX·UI를 설계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Fear Assessment Plus>는 공포 콘텐츠에 대한 사전 안내 화면을 제공하고, 특정 버튼을 눌러야 화면을 넘길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보통의 인게임 내 안내 화면에서 ○ 버튼을 눌러야 넘길 수 있었다면, 특정 경고 화면에서는 △ 버튼을 눌러야 넘길 수 있는 것이죠.
이는 플레이어가 공포나 두려움을 갑작스럽게 경험하지 않도록 심리적 완충 시간을 제공하며, 편도체와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불안이나 공포를 겪을 수 있는 유저가 안내 화면을 제대로 인지하도록 돕는 안내 방식은 유저에 대한 배려를 증폭시킵니다.
② 공포 난이도 조절
공포 게임은 유저에게 짜릿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제공하지만, 때로는 지나지체 강한 공포감이 게임의 재미를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공포에 민감한 유저라면 게임의 무서움 때문에 스토리를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거나 도중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주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공포 난이도 조절입니다.
난이도 조절은 공포 게임을 처음 접하는 유저나 공포에 약한 사람들에 대한 게임 접근성을 크게 높입니다. '캐주얼 모드'와 같은 설정은 유저에게 '이 게임을 꼭 이겨야 하는 도전'이 아니라 '스토리를 즐기며 경험해도 된다'는 신호를 줍니다. 이로 인해 공포에 압도되지 않고 게임의 핵심 요소를 탐험하는 데 집중할 수 있죠.
<Biohazard Village>는 이를 훌륭히 활용한 사례 중 하나입니다. 게임 난이도 설정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공포와 스릴을 유저가 조정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살살해 드리겠습니다"라고 표현되는 캐주얼 모드는 보다 여유로운 플레이를 보장하며, 공포와 액션 요소를 느긋하게 경험하고 싶은 유저에게 적합합니다. 반면, "전력을 다해 상대해 드리겠습니다"라는 하드코어 모드는 숙련된 유저가 게임의 모든 요소를 최대치로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러한 표현 자체도 위트와 친근함을 더해, 설정 화면에서조차 긴장감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제공합니다.
③ 공포 요소 출현 전 경고 기능
'놀람 주의', '귀신 및 괴물 출현 예정' 등 경고를 미리 받으면, 유저의 뇌는 상황을 더 잘 조절할 수 있습니다. 공포 감정을 더 잘 조절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죠. 게임에서 공포 요소가 나타나기 전에 경고를 제공하면, 전두엽이 활성화되어 편도체의 과도한 반응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 과정은 불안이 지나치게 커지지 않도록 하고, 유저가 그 상황을 더 합리적이고 차분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습니다 [9].
<Ikenfell>은 이러한 접근법을 잘 활용한 사례 중 하나입니다. 게임은 유저가 공포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가 등장하기 전에 알람을 제공하여, 유저가 미리 상황의 맥락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 기능은 유저가 선택적으로 켜거나 끌 수 있도록 설계되었고, 저는 해당 기능을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유저가 자신의 감정과 반응을 스스로 조절할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죠. 특히 심리적 부담을 덜고자 하는 유저들에게 유용하며, 공포 요소 경고 선택권을 제공함으로써 개인의 선호를 존중하고, 게임 몰입감을 높이는 데 기여합니다. 이는 게임을 보다 포괄적이고 사용자 친화적으로 만드는 긍정적 요소라고 생각해요.
④ 공포 및 불안 요소 제거 의향을 묻는 기능
<Grounded> 게임은 게임 내 출혈 장면이나 귀신 등 공포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 출현을 제거하는 옵션을 지원합니다.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할 때 겪게 될 감정의 강도를 미리 알게 되거나 설정할 수 있다면, 그들은 이를 회피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심리적 부담을 유발하는 장치를 조절할 수 있다는 장치가 있음을 인지함에 따라, 과도한 불안이나 공포가 유발되지 않으며 "이 부분은 내가 피할 수 있겠구나"하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게임 실행 직후, 접근성 기능 설정 의사를 물어보는 UX도 눈에 띄었습니다. 해당 게임이 어떤 접근성 기능을 내포하고 있는지 가볍게 설명하고, 그중 거미 출현을 감소시킬 수 있는 기능을 갖추었다고 설명하며 게임 실행 전에 접근성 설정부터 할 것인지 물어보는 UX에서 유저를 위한 배려를 느꼈습니다.
⑤ 불안 및 공포 요소 변경 기능
공포나 불안 요소를 제거하지 않더라도, 거미와 같은 요소를 귀여운 곰돌이로 대체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넥슨의 <마비노기>에서는 거미를 만나기 전 NPC와의 대화를 통해 거미를 곰돌이(아로마 베어)로 변경할 수 있는 아이템과 기능을 지원합니다. <The Elder Scrolls V: Skyrim> 역시 게임 내 설정을 통해 거미를 곰으로 대체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며, 유저의 불안을 줄이는 방안을 마련했습니다.
이처럼 공포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선택권은 단순한 설정을 넘어, 게임 UX의 중요한 심리적 요소로 작용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느낄 때 두려움과 불안이 현저히 줄어듭니다 [10]. 특히, 공포는 예측 불가능성과 통제 부족에서 기인한 불안으로 증폭될 수 있는데, 공포 강도를 스스로 줄일 수 있는 기능은 유저가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공포를 경험하도록 돕습니다.
게임 UX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기능들을 다각도로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게임 출시 전 공포 강도 조절 기능이 게임 난이도와 전체적인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테스트하며 UX 개선 포인트를 발굴할 수 있습니다. 게임 론칭 후 실제 플레이 데이터 분석 시, 공포 회피 기능이 과도하게 사용되거나 혹은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면 원인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고, 성별 혹은 연령, 국가별 차이도 살펴보며 추후 타겟층에 대한 세부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데 참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분석 관점은 유저의 공포와 불안을 보다 정교하게 완화하는 UX 설계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게임 UX 품질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① 게임 구매 전, 온라인 설명서 제공
게임 웹페이지나 게임 플랫폼(예. 스팀) 등을 통해 공포를 유발하는 요소에 대해 미리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사전 설명 및 안내를 통해 유저가 무작위적으로 느끼는 공포가 줄어들며, 구매 전 유저 스스로가 감당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유저가 공포 요소에 대한 정보가 충분할 때 유저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자율성을 느낍니다.
거미, 귀신 등 단편적인 요소나 콘텐츠가 아닌, 상황(예. Jump Scare, Dread, Gore/Terror 등)에 대한 설명으로 폭넓게 설명을 제공하는 것 또한 게임 접근성 측면에서 도움 될 것으로 예상하며, 유저 두려움을 줄여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게임 경험을 유도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번역) 정신 건강 주의
게임에서 중독, PTSD, 공황 및 발작, 불안, 망상 등 심각한 정신 건강 상태를 예술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치과 치료, 좁은 공간, 구토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유저에게는 불쾌한 이미지가 나타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도움이 필요한 경우 유저의 정신 건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TakeThis.org 웹사이트 링크가 제공됩니다.
② 게임 플레이 적합성 판단을 위한 사전 설문 지원
게임을 구매하기 전, 특정 요소에 대한 공포나 심리적 거부감 등 게임이 자신과 맞을지 설문을 통해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요. <Tell Me Why> 게임은 게임 시작 전에 유저가 게임 내 특정 요소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나 공포를 느낄만한 요소가 있는지 검토할 수 있도록 온라인 무료 설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게임을 통해 유저의 공포를 유발하는 UX전략부터(1편) 형성된 공포를 완화하는 방법까지 알아보았습니다. 공포 게임 UX를 파악하는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이 되셨기를 바라요.
음.. 독자분들도 느끼셨겠지만 저는 공포 게임을 좋아합니다. 재밌으니까요.
해를 거듭할수록 유저를 놀라게 하려는 공포 게임 기획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은 점점 발전하고 있습니다. 게임 아트와 AI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 덕분에 귀신이나 괴물이 유저의 미세한 '숨소리'를 듣고 찾아오거나, 유저의 플레이 패턴을 분석해 더 영리하게 대응하는 모습은 공포 게임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를 목격하며, 공포 게임의 미래에 기대하는 마음을 전하며 마무리하려 합니다.
공포 게임을 하다 보면 가끔은 '유저를 깜짝 놀라게 하는 데에만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닐까?' 하는 아쉬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진정으로 훌륭한 공포 게임 UX는 단순히 놀람의 순간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 그 이후 유저가 경험하는 감정의 여운과 내면의 변화를 섬세하게 다루는 데 있다고 믿습니다. 1편에서 이야기했듯이, 공포 게임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라, 유저가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조율하며 희열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여정을 제공합니다. 따라서, 공포를 단순히 자극적으로 소비하는 대신, 유저가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고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UX 설계는 공포 게임을 보다 건강하고 유익한 경험으로 발전시킬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공포 게임은 유저에게 감정의 성숙과 내면의 성장을 경험하게 할 수 있는 강력한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공포의 감정뿐만 아니라, 유저 스스로 감정을 조율하여 성장하는 감동과 의미를 함께 담아낸 공포 게임이 많이 출시되어 공포 장르의 예술성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를 바라며, 공포 게임 시리즈를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1] 최현정. (2014). 복합 외상 후 정체성 변화와 통합 과정: 자기 정의기억을 중심으로 (Doctoral dissertation, 서울대학교 대학원).
[2] Song C, Merali Z, Anisman H. Variations of nucleus accumbens dopamine and serotonin following systemic interleukin-1, interleukin-2 or interleukin-6 treatment. Neuroscience 1999;88:823-836.
[3] Rothbaum, B. O., & Schwartz, A. C. (2002). Exposure therapy for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American journal of psychotherapy, 56(1), 59-75.
[4] Lu, S. (2015, February 1). Erasing bad memories. Monitor on Psychology, 46(2). https://www.apa.org/monitor/2015/02/bad-memories
[5] Porges, S. W. (2009). The polyvagal theory: new insights into adaptive reactions of the autonomic nervous system. Cleveland Clinic journal of medicine, 76(Suppl 2), S86.
[6] Bruch, M. A., Juster, H. R., & Heisler, B. D. (1982). Conceptual complexity as a mediator of thought content and negative affect: Implications for cognitive restructuring interventions. Journal of Counseling Psychology, 29(4), 343.
[7] Lester, D. (1968). The effect of fear and anxiety on exploration and curiosity: toward a theory of exploration. The Journal of general psychology, 79(1), 105-120.
[8] https://learn.microsoft.com/en-us/gaming/accessibility/xbox-accessibility-guidelines/123
[9] Kenwood MM, Kalin NH, Barbas H. The prefrontal cortex, pathological anxiety, and anxiety disorders. Neuropsychopharmacology. 2022 Jan;47(1):260-275. doi: 10.1038/s41386-021-01109-z. Epub 2021 Aug 16. Erratum in: Neuropsychopharmacology. 2022 Apr;47(5):1141. doi: 10.1038/s41386-021-01216-x. PMID: 34400783; PMCID: PMC8617307.
[10] Stewart, S., & Watt, M. (2007). Overcoming the fear of fear: How to reduce anxiety sensitiv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