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고 Jan 10. 2018

3D프린팅, 3D 프린팅. 한 끗 차이의 미학

어떤 산업의 초기 단계에서 단어를 정립하며 홍보하기

오늘 아침에도 화두가 주어졌다.

현재 사이트에 <3D프린팅> 과 <3D 프린팅> 의 표기가 혼재되어있는데, 정리해서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사실 늘 고민했지만 확실히 결정하지 않은 띄어쓰기였다. 역시 또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왔다.


3D 프린팅은 3D printing을 한글로 표기한 것이다.

3D 프린터가 기기라면, 3D 프린팅은 3D 프린터로 만드는 행위, 결과물에 더 가까운 단어다. 

3D를 떼고, 프린터, 프린팅으로 보면 좀 더 이해가 쉬우실 수 있을 듯하다.


모든 단어의 기본,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부터 가본다.

아. 야속해라. 검색 결과 0건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스타트업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새롭게 도입되는 말, 외국어, 외래어 등은 아직 올라와 있지 않다.


혹시 3D 프린터는 어떻게 써야 하나 궁금해서 찾아본다. 표준국어대사전을 기반으로 한 네이버 국어사전이다.

역시, 3D 프린터는 없고 프린터만 있다.  


그럼 일단 제대로 된 영어 표기법을 찾아보도록 한다.

웹스터 사전은 3-D printing 이라고 한다. 하이픈까지는 너무한데요.


영어권 언중들이 사용하는 단어는 어떨까 싶어서 구글에 검색을 해본다.

7천9백만 개의 검색 결과가 3D printing이라고 나오니 하이픈까지는 안 써도 되겠다.


혹시 몰라 "3Dprinting"으로 붙여쓰나 검색해 본다.

떼어 쓰는 게 맞을 것 같다고 구글이 말해준다. 


이제 다시 한국어 표현을 고민해야 할 떼다.

구글, 네이버 등 검색엔진은 "3D 프린팅"과 "3D프린팅"의 검색 결과를 구분하지 않는다. 어느 쪽이 우세한지 보고 싶은데, 합성어로 봐서 둘의 결과를 같이 놔버린다. 뉴스 검색을 해봐도, 기자들의 혼란 상황인 듯하다. 


관에서는 어떻게 쓸 지 궁금해졌다. 3D 프린터와 관련된 곳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검색해보니 담당자 조차 3D 프린팅, 3D프린팅을 혼용한다.

167건의 검색 결과에 3D 프린팅을 붙여쓴 것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정책을 이끌어가는 곳에서 정확하게 정해진 기준이 없다는 게 아쉽다.


결국 띄어쓰기의 문제라고 보고, 국립국어원의 띄어쓰기 규정을 찾았다.


전문 용어란, 특정의 학술 용어나 기술 용어를 말하는데, 대개 둘 이상의 단어가 결합하여 하나의 의미 단위에 대응하는 말, 곧 합성어의 성격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붙여 쓸 만한 것이지만, 그 의미 파악이 쉽도록 하기 위하여 띄어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편의상 붙여 쓸 수 있도록 하였다.


빙고! 답을 찾았다

3D 프린팅은 결국 기술 용어일텐데, 3D(3차원)와 프린팅의 합성어다.

규정에 나와 있는 의미가 결정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의미 파악이 쉬우려면 띄어 쓰고, 편의상 붙여 쓸 수 있다는 것이다.


3D 프린팅 산업은 국내에 초기 단계이고, 우리 회사의 편의보다는 대중들의 의미 파악이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지금 단계에서는 붙여써서 바이트를 줄이는 것(편의)도 중요하지만, 대중이 의미파악을 쉽게 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3D 프린팅'으로 띄어쓰도록 하겠습니다.

3D 프린팅으로 했을 때 3D에서 한번 쉬면서 3D(3차원)의 의미를 한번 더 눈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될 듯해요. 이상입니다.


디자이너분에게 이렇게 답했다.

앞으로는 자신있게 '3D 프린팅'이다.


어떤 산업의 초창기 단계에서 홍보를 한다는 것은, 아직 언중이 합의하지 않은 단어를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여기서의 짜릿함, 오늘도 재미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