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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e E J Mar 21. 2021

막장 미국인 시어머니 그녀가 사는 세상, 그.사.세

그녀의 알싸한 “나 잘난” 맛.

나의 시어머니는 자기 잘난 맛에 사시는 분이 확실하다. 처음엔 이게 자존감이 높고 좋은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잘 보다 보니 나의 시어머니는 본인 말만 맞고 남은 다 틀리다는 것을 전제하에 자기가 너무 잘나서 행복한 사람이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내가 여기에 기재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보면 확확 떠오를 것이다.

오늘은 저녁시간에 세계 각국 음식을 먹고 어느 나라에서 온 것인지 맞추는 유투버를 보면서 식사를 했다.


갑자기 본인이 아는 음식이 나오셨는지, 저 음식은 어느 나라에서 온 무슨 음식인데. 나 저거 먹어봤다.

저거는 저런 맛이었고 이름이 이거인가 이거인가 싶은데 헷갈린다 하셨다.

나는 속으로 “어머 이게 다 머선 129, 저 여자가 ‘헷갈린다’라는 단어를 쓸 줄 알잖아? 오늘 기록해야겠어”라고 생각하며 식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약 3초 뒤...

그녀는 하늘로 크게 외쳤다. “YESSSSSSS! I was fucking right!”........


아무도 그녀가 틀렸다고 하거나.. 그녀의 혼자만의 레이스에 참여한 적이 없는데 저렇게 까지 말하는 원인이 뭘까

자꾸 그녀의 태도에 대해 궁금해하다 보니 위경련이 또 왔다. ^^^^^

인도에서 온 음식이었는데, 미국 사람들이 카니발 등에서 사 먹는 퍼넬 케이크 같이 생긴 음식이었다. 그걸 인도 이민자가 만들어 줬었는데 너무 맛있었다며 그 사람에게 식당 차리라고 했다는 둥, 그 사람이 요리법을 알려줬는데 까먹었다는 둥.. 디테일 지리고요.


오늘 우리는 판사에게 전화를 걸어 주말에 법원 결혼식이자 미국식 혼인신고를 진행해 줄 것을 부탁드렸다. 갑자기 그 소리를 방에서 듣고 더 신난 시어머니는 밖으로 나오며 다양한 코멘팅을 시작하셨다.


우리는 판사가 추천한 한 공원에서 결혼식을 진행하기로 했고, 코로나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올 수 없고, 실내가 아닌 실외로 추천한다는 판사님의 말을 우리는 전적으로 존중하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시어머니는 그 자리에 오겠다고 그러면서... 본인 친구들을 대동할 것을 선포하셨다.

시어머니는 둘째 치고.. 시어머니의 친구들은 정말 하나같이 싫다.

시어머니의 친구 중에 한 분은 나에게 퀼트로 만든 이불을 선물해주려고 만들고 계신단다. 나보고 그거를 그 여자가 완성해서 주면 고맙게 받으라고 시어머니가 훈수를 두셨다. 나보고 그냥 받아야 한단다.


왜죠...  퀼트 싫어해요...


시어머니의 친구들은 페이스북에서 날 찾아내서 나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허락도 없이 본인들이 다운로드+액자로 만들기+시어머니네 집으로 코로나 판데믹 한 달 차에 직접 배송 온 경력이 있으시다.

저 퀼트 아줌마랑 이 사진 프린트 아줌마랑 동일 인물이다. 초상권 침해로 소송 걸고 싶다. 그게 거기에 성립이 되는 건가 모르겠지만...


이 아줌마도... 나의 시어머니처럼 모순이 많으신 분이다.

다음에 시어머니 친구 편에 대해 다시 쓰기로 하고 다시 본론으로 넘어가겠다.


나의 시어머니는 고집도 엄청난 분이시다. 본인의 자존감이 유독 높고, 본인의 말은 틀린 것이 1도 없다고 생각하는 분이시니...

어찌 보면 고집이 센 것도 당연한 처사이다.

그녀가 사는 세상에서 대부분의 사람이라는 존재는 악이자 경쟁상대, 꺾고 가야 하는 존재, 본인의 우월함을 알려주는 들러리 정도이다.

반면에, 개를 비롯한 동물들은 본인들에게 사랑과 세계평화를 선물하는 존재, 행복을 주는 존재, 귀여워 죽겠는 그녀의 아가들이다.


실제로 나의 시어머니는 나에게 “얘, 내가 결혼식 판사 섭외비용 내줄까? 비싸다고 생각한다며 너는?”

내가  아들을 너에게 버리는 것이니  비용은 쓰레기 처리 비용으로 생각하고 기쁘게   있어”라고 하셨다.


... 본인 아들 장가가는 비용을 쓰레기 비용이라고 부르는 부모를 난생처음 봤다.

본인은 농담이라고 한 것일 텐데.. 과연 저게 농담일까?


듣는 본인 아들이자 나의 신랑도 듣는 순간 슬프고, 나는 내 고막과 영어 실력을 매일 의심하며 살 고 있다.


본인의 아들이 이제 말을 왜 그렇게 하냐고 물으면, 늘 그랬듯 그녀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내가 내 톤을 어찌 조절해서 말하니? 농담과 진담도 구분 못해서 듣는 청자의 문제 아니니?”


... 본인의 톤 조절을 못하는 사람이야 말로 질병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의사를 만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아, 여기 의료비 비싸니 의사 못 만나나?...


오늘도 정말 궁금하다.

왜 내가 만든 똑같은 밥을 먹고 한 명은 늘 상처 받으며, 한 명은 입에 독기를 품다 못해 살생무기를 혼자 제조 중이고,

한 명은 왜 그 가운데에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가?


이 드라마의 기원이 무엇인지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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