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l Guy'
현재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남자가 있다.
'칠 가이(Chill Guy)'라는 이름의 인물인데, 실제 인물은 아니고 가상의 캐릭터이다.
이름 그대로 차분한 성격을 가진 곰 캐릭터로, 언제나 느긋하고 여유롭게 살아가는 자세를
특징으로 2023년 10월 처음 등장하였다. 나른한 눈 모양과 회색 스웨터, 그리고 배기한 데님 진에
캔버스 운동화까지, 뭐 생긴 모습만 봐도 느긋한 성격이 잘 보인다.
성격만큼이나 아무런 이슈도 없을 것 같은 이 캐릭터가 갑자기 왜 뜨거운 감자가 되었을까.
'칠 가이' 캐릭터는 필립 뱅크스에 의해 2023년 10월, SNS에 처음 모습을 보였다.
뭐 처음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캐릭터 중 하나였기에 큰 관심을 받지 않았는데,
틱톡을 포함한 SNS에서 하나의 '밈'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며 점차 입지를 넓혀갔다.
밈은 대체로 이런 식이었다.
'인생은 원래 힘든거야.', '스트레스 받지 마.', '최선만 다하면 되는거야.' 등의
위안을 주는 문구와 함께 '칠 가이' 캐릭터가 들어가 있어, '칠 가이'는 이름 그대로
사람을 진정시키고 힘을 복돋아주는, 하나의 힐링 밈으로 사용이 되었다.
하지만, '칠 가이'가 더욱 큰 인기를 얻으며 새로운 밈들이 계속 생겨났고,
심지어 그의 이름을 딴 가상화폐 'CHILLGUY'가 며칠 전 등장하며 본격적으로 일이 커지게 된다.
그저 흔하디 흔한 '밈 코인'에 불과한 칠 가이 코인은 런칭 바로 다음날,
마켓 캡 4900만 달러, 한화로 약 6500억 원까지 치솟으며, 거의 50배 '떡상'을 기록하였고,
마스코트인 '칠 가이'의 성격과 정반대로 광기 어린 매매와 매도가 이루어지며 그야말로 미친 코인이 되었다.
뭐 전성기 시절의 도지 코인보다도 더했으니, 말그대로 밈 코인이 밈 코인한 것이다.
운 좋은 투자자들은 100배 이상의 수익을 얻었다고 하니,
따지고 보면, 백만 원 투자해서 1억 원을 번 셈이다.
수익을 낸 투자자들도, 수익을 내지 못한 투자자들도 '칠 가이 밈'을 활용하며,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는데, 양쪽 모두 '인생은 원래 이런거야'라는 공통적인 밈을
게시하는 것을 보면, 극과 극은 결국은 통하는 것이 맞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인 것은, 뭐 밈 코인 매매가 투자냐 투기냐 하는 그런 문제는 아니고,
코인의 마스코트인 '칠 가이'의 원작자 필립 뱅크스가 캐릭터의 저작권을 제기하며,
'칠 가이 코인'의 거래는 물론, 캐릭터를 사용한 밈들의 배포를 중단해달라고 한 것이다.
이 밈이 뭐 유저들 사이에서만 돌았다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났을 수도 있겠지만,
스프라이트 유럽이나 엑스박스 등의 거대 기업까지 '칠 가이 밈'을 통해 마케팅을 하였고,
뭐 가상화폐 거래로 오간 액수는 말할 것도 없고, 쉽게 끝날 일은 아닐 것 같다.
칠 가이. 살 걸.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민카세' 유튜브 채널에서 다양한 영상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