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예 웨스트의 스튜디오
래퍼 '카니예 웨스트'.
뭐 지금은 래퍼보다는, 아티스트, 사업가로 부르는 게 더 적절할 듯한데,
얼마 전 카니예 웨스트는 14년 만에 한국을 다시 방문하여 전설적인 공연을 선보였다.
카니예 웨스트의 이번 한국 공연을 '전설'이라 꼽는 이유는 의외로 단순한데,
그것은 카니예 웨스트가 마이크를 꺼내들고 자신이 직접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다.
래퍼가 마이크를 들고 랩을 하는 게 당연하지 않냐 물을 수 있겠지만, 카니예는 아니었다.
카니예 웨스트는 이름을 '예(Ye)'로 바꾸며, 그가 추구하는 아이덴티티가 더 확실해졌고,
직접 부르지 않고, 노래를 틀어두고 함께 듣는 '리스닝 파티'도 그의 선호 중 하나였다.
뭐 이것뿐만 아니라, 논란이 될만한 발언들과 갑작스런 행동, 과감한 작품들을 포함하여,
카니예가 추구하는 이러한 특이한 라이프 스타일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를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만들기도 하였지만, 어떤 이들로는 그를 천재적인 아티스트로 추앙하게 만들었다.
그중 재밌는 것을 하나 보자면 카니예의 '새로운 공간 사랑'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카니예는 줄곧 공간의 힘을 믿어왔는데, 공간의 힘이라 하면
말 그대로 지금 자신을 둘러싼 공간이 개인에게 주는 영향력을 말한다.
그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환경에서, 더 정확하게는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환경에서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심지어 작년에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한 사막에
텐트와 소파를 대동한 대형 스튜디오를 설치하여 앨범 작업을 하기도 하였다.
최근 한국에서의 공연에서도 그는 고양시 종합운동장의 바닥을 모두 흙으로 덮어달라고 할 정도로,
광활하고 거대한 규모의 환경을 선호하는 것을 보여주었는데, 실제로 압도적인 광경을 보았을 때,
뇌가 기능하는 방식이 크게 달라진다고 한다. 뭐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인 것 같기도 하고.
사람이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나, 자연을 경험하게 되면 내부의 불안감이 줄어들고,
심지어 어떤 결과에 따르면 조금 더 똑똑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단순히 자연을 멀리서 보는 것만으로도, 또는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집중력, 결정력, 통찰력 등 뇌의 전반적인 기능이 향상된다니 참 신기하다.
공간의 힘을 어떻게 하면 우리도 활용할 수 있을까.
한국은 요즘은 뭐 어딜가나 고층 건물들이 빼곡히 서있고, 도로가 안깔려있는 곳이 없으니,
탁 트인 자연 공간에서 공간의 힘을 고스란히 받는 것은 꽤나 힘든 일처럼 보인다.
그래도 흔히 '안전 지대(Comfort Zone)'이라 부르는 일상 생활의 반경을
조금이나마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을 게을리하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도 저렇게까지 해서 더 좋은 결과물을 내고자 노력하는데,
내가 뭐라고 그런 노력조차 안하려고 하는지 내가 봐도 참 답답하다.
이제부터는 매번 가는 제육덮밥집 말고 그 옆집 가봐야겠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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