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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준혁 Jan 10. 2023

불쏘시개

감정, 그 화려하게 불탄...

 모두들 한 번 쯤은 격렬하게 불타는 감정을 느껴보았을 것이다. 감정은 불쏘시개와 같이 불이 붙기 시작하면 아주 격렬하게 타오른다. 그 감정이 이별의 슬픔이던 참회의 쓰라림이던 성취의 기쁨이던 상관 없다. 불이 붙기 시작하면 아주 격렬히 빛나고야 마는 것이다. 나 또한 그러한 감정을 꽤나 느끼어 보았다. 어떤 불쏘시개는 너무나 강렬해 내 수년을 격렬히 불때웠고 어떠한 불쏘시개는 아주 화려하지만 짧은 시간동안 빛을 내었다. 그 감정을 느끼는 당시의 우리는 그 태풍에서 벗어나지도 정확하게 인지하지도 못한다. 마치 잠잠해 보이는 태풍의 눈에서 그 태풍이 얼마나 격렬히 내 모든것을 파괴하는지 모르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 태풍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벗어날 수 없다. 나는 심리학 전문가도 아니고 상담사도 아니다. 그냥 태풍을 경험해본 사람이다. 그러한 내가 느낀 태풍이란 너무 강력해 벗어나고자 할 수록 더 태풍 가까이 다가갈 뿐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태풍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 태풍이 몇분 아니면 몇년을 격렬히 휘몰아칠지는 모르지만 벗어날 수는 더더욱 없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태풍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우리가 태풍 속에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우리가 태풍 속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위로가 되며 객관적인 눈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 태풍 속에 있다는 것을 인지할 때 즈음이면 이미 내 모든것이 파괴되어 내 몸이 갈기갈기 찢어진 후이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이른 시간에 태풍 속에 있다는 것을 인지한다면 태풍에서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쓰며 더 큰 상처를 입지 않고 잠잠한 태풍의 눈 속에서 기다릴 수 있게 된다.


 내가 태풍 속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감정의 태풍은 너무나 강력해 내가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한다면 우리는 그 다음 스텝을 밟아야 한다. 우리는 그 잠잠한 태풍의 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다. 내 주변 모든게 파괴되고 때론 태풍에 아파하겠지만 그럼에도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다. 약을 바르고 휴식을 취하고 명상을 하고...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태풍의 눈 속에서도 무언가를 배우고 더 성장하고 더 잘 극복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매우 추상적인 글이기에 내가 생각하는 바가 전달되기에 무리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결국 이 글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말은 '감정은 통제할 수 없다.'라는 점이다. 다만 자기자신이 감정을 받아들이고 그 아픔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이나마 해가는 것이 태풍이 지나간 후의 나에게 주는 최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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