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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 시대의 브랜드전략

플랫폼이 당신의 브랜드를 먹어 치우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곰곰, 코멧, 베이스알파에센셜, 마케마케, 시터스, 비타할로, 줌, 요놈, 비지엔젤, 루나미, 꼬리별, 탐사수, 탐사, 타이니스타, 캐럿, 스너글스

이 브랜드들을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들어 보셨다면 혹시 공통점이 무엇인지도 아시겠는지요?

힌트를 조금 드릴께요.

2021년 3월 11일, 뉴욕증권거래소(NYSE), 886.5억 달러(한화 100.4조 원) 그리고, 49.25달러

예, 눈치 채셨죠?
바로 '쿠팡'입니다. 위 브랜드들은 쿠팡의 PB 들입니다. 쿠팡은 2017년 '탐사'를 시작으로 2020년 6월 기준, 17개의 PB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빠진 브랜드는 '쿠팡베이직'입니다. 브랜드명에 답이 있어서 빼 두었습니다.

'PB' Private Brand.
자체 브랜드, 스토어 브랜드, PL(Private Label), OL(Own Label) 등으로도 불립니다. 유통 채널을 가진 업체가 직접 기획하고 생산해서 자사의 유통 채널에서 판매하는 브랜드를 지칭합니다.
중간 유통 비용이 들지 않고, 광고나 마케팅 비용도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여 매출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PB하면, 저렴한 가격, 조악한 디자인 그리고 유명 제품의 모방을 특징으로 하는 '저가 대체재' 정도로 인식되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판매량도 저조했구요. 미국의 경우는 PB 상품은 '저소득층을 위한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한국에서는 아예 이에 대한 고민과 관심이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홈플러스의 의류 상품 F2F, 식품의 심플러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마트의 피코크도 대표적 PB죠.)

그런데 오늘 소개해 드리는 <노 브랜드 시대의 브랜드 전략>은 PB가 프리미엄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도 합니다. 프리미엄 프라이빗 브랜드로의 진화, 저렴한 대체품이 아닌 유명 브랜드 상품과의 직접 경쟁이 이미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인 '김병규 교수'는 이를 'P-플랫폼(생산하는 플랫폼, Producing Platform. 생산과 유통을 겸비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지칭하는 저자의 용어)' 시대의 대두라고 부르고 있으며, 이는 이미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고 설득력있게 주장합니다.

저자는 그 대표적 증거로 Amazon을 제시합니다.
Amazon은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회사 중 하나입니다.
유통의 제왕,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인 AWS(Amazon Web Service), 세계 최초의 무인 상점 AmazonGo, 우주 탐사 프로젝트 블루 오리진 등 혁신적이고 놀랄만한 비즈니스 전략과 비전을 보여주고 실행해 나가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 기업의 벤치마커이기도 하고, 공공의 적으로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미국 언론에서조차 크게 다루어진 적 없는 Amazon의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가장 공격적이지만 사람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프로젝트, 그것이 바로 아마존의 PB사업 추진 프로젝트입니다.
2009년 문구와 전자제품 브랜드인 Amazon Basics를 시작으로 2019년 기준 아마존은 135개의 PB를 갖고 있습니다. 상품이 135개가 아니라 이마트의 노브랜드와 같은 브랜드가 135개라는 뜻입니다. 아마존이 직접 기획 제조한 것만 135개이고, 제조사가 아마존만을 위해 별도로 만든 브랜드(이를 '아마존 익스클루시브'라고 합니다)까지 포함하면 PB 개수는 무려 450개에 달하고, 상품 수는 2만 개가 넘습니다.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2013년부터 2018년까지 5년 동안 미국 소매 시장의 PB 시장 규모는 431억 달러에서 608억 달러로 무려 41%나 증가했습니다. 제조사 브랜드 상품의 7.4% 증가에 비해 성장 속도가 다섯 배나 빠릅니다.
전체 시장에서 PB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도 18.5%에서 23.2%까지 크게 증가했습니다.
한국 시장의 추세도 비슷한데 편의점의 경우만 보더라도  PB상품의 매출이 총 매출의 35%가 넘습니다.

가장 빠르고 공격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 바로 PB 시장입니다. 그리고, 이 흐름은 대개 2017년을 기준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책에 따르면, PB 시장의 급성장에는 3가지의 배경이 있습니다.  
첫째, PB상품의 품질이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둘째, 유통업체의 디자인 능력이 놀랍도록 향상되었습니다.
마지막 셋째, 경제 상황 때문입니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거나 저성장 기조가 강할수록 사람들의 실리 추구 성향이 강해지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배경에 더해, 온라인 플랫폼은 자신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조사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고객 지향적인 제품의 신속한 테스트와 출시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책의 부제가 '플랫폼이 당신의 브랜드를 먹어치우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인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유통업체도 PB를 통해서 시장을 방어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실 수 있겠죠. 하지만, PB는 이미 많은 수의 고객을 안정적으로 가지고 있는 일부 업체에만 유효한 전략입니다. 특히 그 고객들이 팬(Fan)이라면 더 강력한 전략이 됩니다. 고객이 줄고 있는 업체라면 PB 전략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무신사나 마켓컬리의 PB전략은 유효하지만, 대형 백화점의 PB 전략은 미래가 밝지 못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브랜드를 선정하고, 그 이유를 분석한 것이 책의 주 내용입니다.
선정된 브랜드는 파타고니아, 룰루레몬, REI, 이케아, 인앤아웃, 블루보틀, 테슬라, 나이키, 애플 이렇게 9개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공통된 생존전략은 다음 5가지입니다.
1. 문화적으로 명확하게 정의된 타킷
2. 취향에 맞는 독자적인 상품
3. 쉬운 선택
4. 차별화된 운영 방식
5. 감추어진 상업적 의도

'P-플랫폼' 시장의 급성장이라는 통찰만으로도 충분히 일독할 가치가 있는 책이지만, 전략적으로도 많은 힌트를 주고 있는 책이라 마케팅이나 전략에 관심을 가진 분들은 읽어 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참, 책의 인세는 난치병 환아들을 위해 전액 기부된다고 합니다. 사족일까요?

#노브랜드시대의브랜드전략 #김병규 #P플랫폼

#플랫폼이당신의브랜드를먹어치우기전에알아야할것들  #예전에우리가알던PB가아냐 #온라인플랫폼이못하는것에답이있다 #Thisisbook #밑줄긋는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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