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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찬 Aug 01. 2023

타로 대결하러 갔다가

비가 내리는 어느 토요일 오후였다

무료하던 차에 문토 플랫폼에 들어가 재미있는 소셜링이 없는지 스크롤을 내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타로로 사람운과 미래운을 봐준다는 모임을 보았다

호스트와 타로 대결을 해볼 요량으로 참여를 신청했다


약속 장소는 홍대에 있는 어느 카페였다

약속 시간보다 내가 20분 정도 먼저 도착해서 자리를 잡아두고 타로 카드를 셔플 하며 연습하고 있었다

그러더니 어느 키가 큰 남성분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것을 보았다

"혹시 문토에서 오셨나요?" / "네, 타로 모임으로 오신 분 맞으시죠?"


자리에 앉아서 타로카드에 대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타로를 보기 시작했고, 어떻게 타로를 공부하고 있으며, 어떤 덱을 사용하는지 서로 정보를 나눴다

모임장인 상대도 3년 정도 취미로 타로를 봐왔고, 스터디에 꾸준히 참여하여 꽤나 경력과 내공이 쌓인 듯하였다

상대가 먼저 타로를 봐주기로 하였다


먼저 직장 내에서 근무하는 곳을 바꾸는 경우, A와 B 중 어느 곳이 더 나을지 물어보았다

"A로 가시면 일이 엄청 몰리게 되면서 정말 바쁘고 힘든 나날을 보낼 수가 있어요,

반면에 B로 가시면 일을 담당하는 부분에 대해 딜을 하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어요"

내심 생각하던 대로 결과가 나와서 신기하였다


그다음으로는 연애운을 물어보았다, 당시 관심이 가던 사람이 있었는데 그 분과 잘 될지 궁금하였다

"카드를 뽑아 보니 잘 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지금 마음이 꽁꽁 얼어붙어 있다고 해야 할까요? 경계를 둘러친 느낌이에요"

내심 뜨끔하는 느낌이 들면서, 호스트에게 해결책이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았다

당연히 타로 카드를 몇 장 더 뽑아서 스스로 마음의 경계를 낮추는 방법을 해석해 주리라고 기대했는데

상대는 갑자기 에이포 용지와 연필을 꺼내 들었다


"해결책을 제시해 주라고 요청하셨으니, 제가 자세히 풀어서 설명해 드릴게요

모닥불이 있는데, 그 주위가 상자로 가리어져 있어서 불이 멀리까지 빛을 내뿜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 상태가 딱 이 상태예요, 여기서 불을 키우는 노력을 더 하더라도 소용이 없겠죠

상자가 빛을 가리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은 그 불을 볼 수가 없으니까요"

이런 식으로 비유적인 이야기를 들어 무언가를 나에게 전달하려고 하더니, 결론은 이것이었다

"이 상자를 벗겨내기 위해서, 인생에 단 한 번 정성을 들일 필요가 있어요"


정성을 들인다는 표현,

설마 하는 마음으로 긴가민가하면서 이야기를 더 들어보았다

"정성을 들인다는 것을 치성이라고 하는데... 고대로부터 전해 내려온 왕실의 비법으로... 집안에도 좋고, 조상님들께도 좋은..."

그렇다, 유사 종교의 포교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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