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되는 IP창작 글쓰기_내러티브 편(1)
부자되는 IP 창작 글쓰기 워크샵 파트 3의 도입부를 소개합니다. 코로나가 기승일 때 초안 잡아놨던 글을 고쳐봤습니다.
상호작용성이 높은 '게임'외의 선형적인 판타지 IP창작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을 위해, 파트 2와 파트 3을 병행 연재할 계획입니다.
필자는 수년간 신화 판타지 강좌를 열어오고 있으며, 교재로『신화와 판타지』를 집필 한 바 있습니다. 아래의 내용들의 일부는 『신화와 판타지』중 발췌 재구성하여 소개하겠습니다.
처음 오신 분들은 세계관 편부터 꼭 탐독하시기 바랍니다.
Part 1 | 부자되는 IP 레시피_세계관 편 https://brunch.co.kr/brunchbook/iprecipe
Part 2 | 부자되는 IP 창작글쓰기_ 상호작용 편(연재 중) https://brunch.co.kr/@gamifier/36
가히 문화콘텐츠의 홍수시대입니다. 게임, 웹툰, 웹소설, 영화, 드라마, 음악, 영상콘텐츠 등 끊임없이 콘텐츠 창작되고 있습니다. 최근의 K콘텐츠의 위력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오스카 4관왕에 빛나는 '기생충'은 'K영화'를 한국의 문화콘텐츠 위상을 만방에 높이는 신호탄이었습니다. 넷플릭스 방영으로 전 세계를 뒤흔든 '오징어게임'은 한국의 'K드라마'의 존재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곧 수백억을 내건 리얼리티 쇼로도 방영될 정도니까요.
이 같은 K영화, K드라마에 앞서 20여 년 전 K게임이 문화영토를 넓혔던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K게임은 전 세계 미증유의 성공모델이었고, 동남아시아-북미-유렵-남미에 이르기까지 'K콘텐츠 제국'의 영토를 확장시켜 왔습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히 들려드리겠습니다. K게임의 바통을 이어 최근에는 K웹툰의 글로벌 인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K게임, K영화, K드라마, K웹툰은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뉴진스의 'K음악'과 공명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한국은 콘텐츠 창작자들의 메카(Mecca)로 자리 잡으며, 세계의 젊은 콘텐츠 창작자들이 한국으로 서울로 이태원으로 홍대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최근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영향력과 메타버스 열풍으로 '개인'의 콘텐츠 창작열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물론, 그 뿌리에 K게임과 K웹툰 등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기에 지금의 K콘텐츠 열풍이 꽃을 피웠습니다.
이런 K콘텐츠의 보다 정교하고 깊이 있는 창작을 위해서는 '신화'기반의 '판타지' 소재에서 답을 찾아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주요 문명과 신화들에 비해 한국 신화의 왜소함에 대해서는 끊임없는 고민과 연구가 절실히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래서 신화와 판타지 강좌를 이어오고 있으며, 교재도 엮었으며, 개정증보판 집필 중입니다
문화콘텐츠 창자자들은 신화연구의 흐름을 이해하고, 이를 콘텐츠 창작에 접목시키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합니다. 오바야시 타료(Obayashi Taryo , 1929-2001)는 『신화학 입문』에서 신화학의 태동을 짧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현대 상황에 맞게 재해석하여 콘텐츠 창작자 관점에서 기술하도록 정리했습니다.
우선, 신화이론가 비코(G.B. Vico, 1668~1744)의 신화관념 발전 4단계를 살펴보겠습니다. 비코는 우의설(寓意說)의 전통에 기반하여 신화발전 단계를 제시하였습니다. ‘우의’는 다른 사물에 빗대어 비유적인 뜻을 나타내거나 풍자함을 뜻합니다. 신화에서의 ‘우의설’은 신화 속 신들이 자연현상이나 윤리적 원리를 표현되었다고 보는 신화태동 가설입니다. 우의설의 주류는 신화의 기초에 자연현상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비코의 우의설은
1단계 : 자연이 의인화되어 신격화된다.
2단계 : 인간은 자연을 정복하고, 재창조한다.
3단계 : 새로운 재해석이 행해진다
4단계 : 신들은 인격화되어 대부분 그 우의적인 의미를 상실한다.
등의 발전 4단계를 제시하였는데, 신화이론을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할 것입니다. 이는 K콘텐츠 창작자들의 ‘소재’ 도출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각 단계별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1단계 | 자연의 신격화 단계
메소포타미아의 유수한 대양은 '압수'와 '티아마트'로 신격화됩니다(향후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초기 의인화 단계라 메소포타미아 신화 속 ‘압수’의 형체는 불완전한 형상입니다. 여기서 응용발전한 그리스에서는 의인화 및 신격화가 구체적입니다. 번개 치는 하늘은 제우스가 되고,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바다는 포세이돈으로 현현합니다.
2단계 | 자연의 정복 단계
불의 사용법을 알게 된 인간은 ‘헤파이스토스’라는 신을 재창조합니다. 또한, 곡물을 경작하면서, 그에 해당하는 신 ‘데메테르’도 창조하게 됩니다. 나아가 국가의 개념이 등장하며 ‘스타트우루누스’ [2]로 현현합니다.
3단계| 새로운 재해석이 행해지는 단계
신들은 정치적 상태, 제도, 당파 등의 대변자가 되어 현현하기도 합니다. 결혼제도는 그리스의 헤라 또는 로마의 유노(Juno) 신으로 창조되는 식입니다. 경찰적인 위생규칙과 관련해서는 그리스의 아르테미스 또는 로마의 디아나(Diana)로 현현됩니다. 3단계에는 특히 신분 간의 투쟁도 반영되기도 합니다.
4단계는 신들의 인격화 단계
신들은 인격화하여 대부분 그 우의적인 의미를 상실하게 됩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점차 신들이 아예 ‘사람’화 되어가며, 그 우의적 의미가 사라지곤 합니다. 호메로스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들이 4단계에 해당합니다.
비코의 4단계를, 문화콘텐츠 창작에 활용해 볼까요? 어떤 장르의 문화콘텐츠에도 가능할 것입니다. ‘자연이 의인화되어 신격화된다’의 1단계는 콘텐츠 ‘소재’를 무엇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아이데이션(ideation) 단계일 것입니다.
IP창작의 근간이 되는 세계관을 설계하고, 상호작용성을 부여하고, 스토리를 발전시키고, 그리고 캐릭터 설정해 가는 원동력 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가령, ‘저녁노을’이나 ‘밤하늘의 은하수/유성’ 또는 ‘일출’을 떠올려 봅시다. 이 '자연'현상도 훌륭한 콘텐츠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노을’에서 ‘판타지 영감’을 받아 스토리텔링 WINC모델을 가동해 볼까요. ‘노을’을 곧이곧대로 창작에 사용할 수도 있지만, 우의적으로 콘셉트설정이 가능할 것입니다.
우선 ‘노을’에 대한 판타지 세계관을 설계할 수 있을 겁니다. 세계관의 SODA 설계까지 디테일하게 들어가도 좋습니다(위의 브런치북 '부자되는IP레시피_세계관편' 참조). 세계관 설계를 마쳤다면, 노을에 '상호작용'의 설계 차례입니다. 노을의 상호작용은 '우의성'과 밀접합니다. 세계관+상호작용을 잘 장착되었다면, 노을을 소재로 한 '내러티브'전개를 흥미롭게 써 내려갈 수 있을 겁니다.
노을의 '세계관(W)+상호작용(I)+내러티브(N)'를 토대로 한 시놉시스 글쓰기 초고를 작성할 수 있을 겁니다. 이제 노을을 소재로 한 판타지 IP창작의 가장 중요한 단계인 '캐릭터(C)'를 강화할 차례입니다. 판타지 감흥을 물씬 풍기는 캐릭터들을 다수 등장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노을’이 메인 캐릭터가 될 수도 있고, NPC여도 좋습니다. 주요 캐릭터들을 연결시키는 매개체 역할도 가능합니다. 노을을 훌륭한 그래픽적 배경 요소로 구현할 수 더 있을 겁니다.
노을은 ‘자연현상’의 하나이지만 얼마든지 문화콘텐츠 내에서는 자유도 높은 ‘소재’로 현현가능합니다. 그리고, 비코의 2,3,4단계에 훌륭히 적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가령,
인간(주인공)은 자연(노을)을 정복하고, 재창조한다 [2단계].
새로운 (노을에 대한) 재해석이 행해진다 [3단계].
신(노을)은 인격화되어 대부분 그 우의적인 의미가 변화하여 새로운 국면으로 향한다. [4단계]
등으로 예시해 봤습니다. 구체적인 적용은 창작자 여러분의 몫입니다.
상호작용성이 높은 '게임'외의 선형적인 판타지 IP창작 글쓰기 작가님, 창작자님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음 강좌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내러티브 구현을 위한 내용들을 차근차근 다루겠습니다. 몇 년째 강의하며 연구해오고 있는 신화와 판타지를 교재로 엮은 내용도 재구성하여 진행토록 하겠습니다.
[1] 『신화와 판타지』책은 개정증보판 집필 중이어서, 시중 판매는 제한적입니다.
[2] ‘스타트우루누스’는 한글 번역상의 표기이며, 향후에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