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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임연구자 김정태 Oct 19. 2023

인터렉티브 IP창작의 원천 '재미요소'

부자되는 IP창작 글쓰기 | 상호작용성 (2)

처음 오신 분은 이전글들을 꼭 먼저 보시기 바랍니다.


Part 1 :  부자되는 IP 레시피_세계관 편 https://brunch.co.kr/brunchbook/iprecipe

Part 2: 부자되는 IP  창작글쓰기_ 상호작용 (1)  https://brunch.co.kr/@gamifier/36



지난 강좌에서 부자되는 IP창작 글쓰기를 위한 '상호작용성'에 대해 기본 개념을 살펴봤습니다. 게이미피케이션 기반 상호작용성은 '작가'가 창작한 '세계' 내에서 플레이어의 '활동과 행동' 일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럼 왜 '플레이어'가 '창작된 세계'와 상호작용하면서 '활동과 행동'을 할까요?



1. 상호작용성의 원천 '호기심'과 '재미'


상호작용의 원천은 호기심과 재미입니다. 앞서 우리가 창조한 세계관에는 아직 '호기심'과 '재미'가 빠져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치 전기가 끊어진 무미건조함 만이 가득한 세상입니다. 이곳을 활력 있게 바꿀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호기심과 재미입니다.


이 호기심과 재미는 게이미피케이션 이론에서 중요한 동기부여 장치입니다. 이번 강좌는 ‘재미’ 위주로 다루고, ‘호기심’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는 플레이어가 어떤 이유로 혹은 어떤 심리 상태로 창작자가 구현한 세계관에 참여하게 되는지를 파악해 봅시다. 이는 PMER 모델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참여하기 Participation  ←  Curiosity

동기부여 Motivation      ←  Fun

몰입하기 Engagement   ←  Flow

확산하기 Rumor              ←  Sociality


PMER모델은 작가가 창조한'세계관'에 플레이어(독자, 시청자, 관객, 게이머 등)가 어떻게 참여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잘 설명해 줍니다. 아래의 그림에서, 일상세계-미지의 세계라는 02중 구조에 PMER 모델이 꼭 맞게 중첩되지는ㄱ 않을 수 있습니다. PMER모델은 '게이미파이어-월드-플레이어'사이에 플레이어가 어떻게 참여하는지의 단계를 예시로 보여줍니다.

 

"플레이어(독자, 관객)는 왜 작가의 세계(관)에 상호작용하는가?"를 설명하는 PMER모델(@김정태 2023) [1]


앞서 Part 1 세계관 편에서, 작가에 의해서 창작되는 세계는 이중구조, 즉 2개의 영역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일상(Known world)과 미지의 세계(Unknwon World) 이렇게 말입니다.  일상에서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여정에는 첫 관문(문턱, Threshold)이 있습니다. 위 그림의 파란색 가로선은 일상과 미지의 세계를 나누는 관문을 표현한 것입니다.


작가는 스토리의 전반부를 대개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으로 묘사합니다(물론, 파격적인 문장으로 독자의 시선을 끌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어떤 문턱(파란 선)을 넘으면서 모험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호기심과 재미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작가의 스타일에 따라 호기심과 재미는 연출될 수 것입니다.


PMER 모델의 각 단계에 대해 좀 더 세부적으로 알아봅시다.



2. 플레이어가 세계(관)에 참여하는 이유와 단계


PMER 모델은 플레이어가 게임에 참여하는 이유를 간단하게 4 단계로 모델링한 것으로, 참여, 동기부여, 몰입, 소문전파의 4단계로 구성됩니다.


☞ 참여 Participation

우선, 창작된 세계가 플레이어의 호기심을 끌어야 합니다. 호기심 유발을 위해 유명 소설 작가는 차기작의 컨셉을 살짝 흘리기도 합니다.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의 기업들은 앞다투어 '트레일러'만들고, 광고를 하고, SNS채널에 업로드합니다.


신인작가나 규모가 작은 창작사는 '빈 선술집(Empty Bar, 엠티바)' 문제에 빠지지 않으려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엠티바는 말 그대로 손님 없는 술집입니다. 손님 없는 카페나 고깃집에는 들어가기가 꺼려지는 문제입니다. 초기 참여자가 없으면 시간이 지나도 참여자가 늘지 않거나 점점 더 줄어지는 문제입니다.


이러한 엠티바 문제를 막기 위해서는 초기에 어떤 식으로든 호기심을 끌어야만 합니다. 일단 어떻게든 호기심이 생긴 플레이어는 창조된 세계(관)에 참여하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호기심을 끌만한 세계(관)을 설계해야 합니다. 호기심 가득한 소설의 세계(관)이 마음에 쏙 들어야, 독자는 책을 삽니다. 호기심 끄는 세계(관)과 좋아해는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라면 극장을 찾고, OTT(넷플릭스, 디즈니+, 애플 TV)를 구독합니다.


☞ 동기부여 Motivation

창조된 세계(관)에 참여했다면, 그다음은 세계(관)에 머물러야 하는 '동기부여'를 일으켜야 합니다. 호기심에 가득한 플레이어를 만족시켜야 합니다. 플레이어의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동기부여 장치는 '재미'입니다. 재미가 있어야 작가의 세계(관)에 빠져들 동기부여가 생깁니다. 재미는 플레이어를 지속적으로 동기부여해 주는 중요 요소입니다. '재미'에 대해서는 다음 섹션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 몰입 Engagement

일단 빠져든 플레이어를 작가의 세계(관) 잡아둘 수 있는 '몰입유발'이 절실합니다. 재미는 플레이어가 계속하고 싶어 하는 동기를 부여한다면, 몰입은 세계(관)에 빠져들어 그곳에 머물고 싶어 하는 심리상태와 현상을 말합니다. 어찌 보면 게임(화) IP창작의 제일 중요한 부분으로 다음 강좌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 확산 Rumor

말 그대로 입소문 단계입니다. 작가의 세계(관)에 몰입을 경험 한 플레이어는 주변의 동료와 가족, 친구들에게 입소문을 냅니다. 입소문은 말뿐만 아니라 SNS확산도 포함합니다. PMER모델의 마지막 단계인만큼, 여기까지 도달한 세게(관)을 창조한 작가는 성공한 것입니다. 이 경우, 팬덤도 형성되고, 2차 창작물도 생겨나겠죠.


  

3. 상호작용 촉진 동기부여의 핵심 요소 '재미'


위의 PMER모델 중, 동기부여 단계의 핵심은 '재미(Fun)'입니다. 재미는 작가가 창조한 세계(관)의 상호작용성을 강화시키는 촉매제입니다. 이 촉매제가 없는 세계(관)은 아무도 살지 않는 '플라스틱 도시'와도 같습니다. 창작자의 세계(관)에 활력을 불어넣는 재미에 대해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재미'는 게이미피케이션(게임, 게임화)의 이론적 근간이 됩니다. 그래서, 게임(화) 기획자인 '게이미파이어(Gamifier)'는 부자되는 IP창작에 유리한 점이 많습니다. 재미의 이론에서 비롯된 게임의 구성요소들에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게임분야와 관계가 멀다고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필요한 재미 또는 게임과 관련한 정보들은 계속 업로드할 테니까요.  


재미이론은 저명한 게임디자이너 라프코스터(Raph Koster)의 동명의 저서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라프코스터의 '재미이론'의 원제는 '게임디자인을 위한 재미이론(A Theory of Fun for Game Design)입니다. 기회 되시면 직접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부자되는 IP창작을 위해서는 이 재미요소들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인사이트를 채울 수 있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재미있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전부 살펴보면 좋겠지만, 몇 가지 게이미파이어(게임기획자)들이 참조하는 유용한 재미요소들을 소개하겠습니다.



4. 니콜 라자로의 4가지 핵심 재미요소 ( 4 Keys 2 Fun )


대표적인 재미 연구자인 니콜 라자로(Nicole Lazzaro)는 우리가 게임을 즐길 때 느끼는 재미를 네 가지로 분류하였습니다. 먼저 간단하게 재미의 종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의 재미(People Fun) | 사람들과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서 느끼는 재미이다. 같이 플레이를 하면서 느끼는 재미들로, 함께 즐기는 흥겨운 여흥(Amusement)으로 통칭될 수 있다.


쉬운 재미(Easy Fun) | 진기한 탐험, 롤 플레이, 창조적 활동 등을 통해 느끼는 재미이다. 복잡한 내용보다도 간단하게 느끼는 재미들로, 호기심(Curiosity)을 푸는 재미이다.


어려운 재미(Hard Fun) | 특별한 것에서 이기는 재미, 어려운 목표를 달성하는 재미이다. 어려운 문제를 풀었을 때 느끼는 재미를 상상하면 간단하다. 이렇게 어려운 난을 극복하면서 느끼는 보람과 재미를 피에로(Fiero)라 칭한다.


진지한 재미(Serious Fun) |  플레이어가 그들의 세상을 바꾸면서 느끼는 재미이다. 이러한 재미는 현실에서 어떠한 진지한 문제를 게임을 통해 풀어나가는 형태의 재미다. 복잡한 머리를 게임을 통해 편하게 만든다거나 지루한 상태를 바꾸면서 느끼는 재미다. 이런 면에서 휴식(Relaxation)은 진지한 재미다.

니콜 라자로의 재미요소


니콜 라자로의 4가지 핵심 재미요소를 IP창작에 활용할 방법은 많습니다. 게임처럼 상호작용성이 강한 경우는 처음에는 쉬운 재미로 시작합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각종 뱃지나 아이템을 모으는 진지한 재미를 부여할 수도 있습니다. 2인 이상 참여하는 네트워크 지원 게임에는 경쟁과 협업 같은 사람의 재미를 느끼게 설계할 수 있습니다. 물론, 클리어하기 어렵지만 보람 있고 보상이 큰 어려운 재미를 제공하는 식으로 활용가능 합니다.


게임 외의 IP창작 글쓰기에도 활용가능합니다. 게임에서 처럼, 초반부에는 쉬운 재미나 사람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세계(관)의 설명과 등장인물을 관계를 기술하고 연출합니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진지한 재미와 어려운 재미의 세부요소들을 적절히 안배하면서 글쓰기를 진행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다른 연구자들의 재미요소도 위와 같은 방식으로 IP창작 글쓰기에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5. 여러 연구자들의 재미요소


마크 르블랑(Marc LeBlanc)의 재미요소

감동 (Sensation): 예술품을 볼 때 느끼는 재미

환상 (Fantasy): 상상 공상의 재미

서사 (Narrative): 이야기들을 때, 할 때, 이야기 속에 있을 때의 재미

도전 (Challenge): 문제에 도전하는 재미

연대감 (Fellowship): 같은 사회적 틀 안에 있음을 느끼는 재미

발견 (Discovery):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재미

표현 (Expression):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는 재미

몰입 (Submission): 게임에 순순히 빠져드는 재미


케빈 워바흐(Kevin Werbach)의 재미요소

승리(Winning) : 이겨서 느끼는 재미

문제 해결 (Problem solving) : 문제를 해결하는 재미

탐험 (Exploring) :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재미

빈둥거림 (Chilling) : 그냥 노는 재미

협력 (Teamwork) :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재미

인정 (Recognition) : 누군가 칭찬해 줄 때 느끼는 재미

업적 (Triumphing) : 승리와 비슷하지만 아무나 못하는 것

수집 (Collecting) : 모으고 모은 것 조합하는 재미

놀람 (Surprise) : 예상하지 못했던 무언가

상상 (Imagination) : 상상하는 재미

나눔 (Sharing) : 이타적 행동을 하는 재미

역할게임 (Role playing) : 다른 인생을 살아보는 재미

맞춤 (Customization) : 자기만의 색깔, 자기만의 디자인

잔머리 굴려 놀기 (Goofing off) : 약은 농땡이가 주는 재미


존 라도프(John Radoff)의 42가지 재미요소



어떤 작품의 IP를 창작 중일 경우에, 진도가 안 나가고 답답할 때가 있을 겁니다. 그럴 경우, 니콜의 4가지 핵심 재미요소와 위의 연구자들의 재미요소를 살펴보면서 응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의외로 쉽게 글쓰기가 쉽게 술술 풀리는 신비한 체험을 하시리라 믿습니다.




[1] 게이미피케이션 개론(2022, 김정태) 118-122쪽 참조


[2] https://lushdesignsblog.wordpress.com/2015/07/07/anatomy-of-f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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