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돌봄과 회복력
이번 해 3월 달 엄마가 지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간호사인 나는 엄마가 걸린 지병을 혈액검사 수치, 검사 결과로만 예후를 예측했다.
‘아직은 괜찮잖아?’
어느 정도 안심하고 힘든 일이 있지만 늘 하던 일이라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내가 원하는 곳에 기고글도 올리고 글에 오랫동안 매진하며 살아왔다.
이번에는 과감하게 작가 공모전에도 도전했다.
그동안 써왔던 글을 한츰 더 발전시켜 의도에 맞게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써왔던 글은 생각보다 엉망이었고 글을 발전시키기보다 글을 다시 쓰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때 그 상황의 느낌, 나의 생각을 표현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좀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더워진 탓에 생각보다 나의 집중력은 흩트려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았던 작업에 나의 의지는 점점 떨어져만 갔다.
틈틈이 들려오는 엄마의 소식과 다가오는 부담감은 나를 좀 갉아먹어만 갔다.
이번 경험으로 나의 필력을 확인하고 검증해 보기 위해 시작한 것이기에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미숙하지만 나의 글은 완성이 되었고 작가에 도전하기 위한 작업은 모두 끝이 났다.
집중력이 많이 흩트려졌기에 큰 기대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작업, 공모전 신청까지 완료.
그리고 갑작스러운 엄마의 소천 소식.
‘엄마 돌아가싯다.’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혈액검사 수치와 검사결과는 금방 돌아가시기에는 도저히 나를 납득시킬 수 없었다.
착잡하고 비통한 심정이지만 장례식으로 향했다.
친척들이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당당한 나의 모습에 오히려 다행스러워했다.
모든 장례를 끝내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모든 것이 끝이 나니 황망함이 확 다가왔다.
그 다음날 버스 안에서도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고, 작업 중이던 카페 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길을 걷다가도 눈물이 너무 많이 나서 도저히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그렇게 나는 한 달 정도 완전히 무너졌다.
잊기 위해 식사도 거른 채 매일 술만 찾았다.
또다시 잠이 들고 일어나면 술을 찾기만 수일을 반복하고 나는 내 인생에서 완전히 무너져 버렸다.
그 때문에 나의 건강도 나의 생활 패턴도 최악을 찍고 바닥을 쳤다.
건강에 찾아온 적신호에 더 이상 이렇게 살면 큰일이 나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가신 엄마가 그리고 남겨진 가족들이 나마저도 세상과 이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떠올랐다.
혼자 있지 말고 어서 본가에 돌아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판단했다.
집 정리를 대충 해두고 짐 몇 개를 챙겨 부랴부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가족들의 따뜻한 돌봄에 나는 기력을 찾기 시작했고 밤을 새워가며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어느 정도 지나니 나의 건강은 회복했다.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무너져 버린 나는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했지만 다행히도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일어섰다.
가족들의 돌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고 객관적인 데이터에 너무 치중하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 덕에 나의 주변 사람들과 나의 관계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하고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앞으로는 다시 일어서 나의 인생을 완성할 때까지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나가리라 용기를 얻었다.
‘엄마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