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삶 속에 만나는 카타르시스
나는 평소 독서를 즐겨하는 편이다.
호기심이 많은 나는 세상에 궁금한 것도 참 많다.
특히 내면을 연구하는 심리나 철학과 같은 책을 참 좋아하는데 대부분 지루한 내용들 투성이다.
처음 니체와 쇼펜하우어를 접했을 때 명언 몇 마디 외에는 내용이 하나도 이해가 되질 않았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인지, 내용을 알아 들어도 머리로만 이해를 했지 가슴으로는 와닿지가 않았다.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흥미로워하는 주제는 무엇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었다.
그렇게 이 책 저 책을 보다가 지금까지 완주해 낸 책이 그래도 많은 편에 속한다.
책을 100권쯤 읽었을 때 머릿속에는 남지 않았지만 꾸준히 독서량을 채워나가는 나 자신이 좋았다.
그리고 문득문득 들어오는 내가 좋아하는 표현들이나 단어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어떠한 문장을 읽었을 때 내면에 퍼지는 충만함과 깨달음 속에 카타르시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독서란 지루함 속에서도 내가 감동받는 문장을 발견하기 위한 작업과도 같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반가움과 희열을 느끼기 위해 그 힘든 과정을 견디는 느낌이 들었다.
‘건강격차 - 마이클 마멋’
아주 감사하게도 나의 인생의 방향과 같은 책을 만났다.
작년에 한참 방황을 하던 도중 도서관에 살아보리라 다짐을 하고 관심 있는 책들을 모조리 읽어대기 시작했다.
그중에서 건강격차라는 책을 무심코 집어 들었는데 왜 사람들이 건강하지 않은지에 대해 쓴 책이었다.
특히 건강형평성이라는 단어를 처음 만났을 때 반가움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아! 내가 그토록 방황하고 찾아다닌 키워드가 바로 건강형평성이었구나’
깨달았을 때 앞으로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리고 숙제를 동시에 만났다.
그리고 내가 사람들이 왜 건강하지 않은지에 관심이 많고 그 문제를 사회문제에서 찾고자 하는 방향도 알게 되었다.
직감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기에 나 자신에 대해 솔직하고 잘 안다고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만남으로써 나의 생각들을 대부분 표현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또 다양한 책을 만나기 위한 여행은 계속되었다.
또 다른 나의 생각을 표현하고 설명하기 위해 다른 책들을 만나야만 한다.
무엇보다 그 과정은 매우 힘들지만 그중에서 나를 잘 표현하는 책을 만날 때 가장 반갑다.
많은 분들도 꾸준한 독서로 자기 자신을 만나고 또 소통하는 과정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