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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상목 Dec 01. 2024

돌봄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돌봄 에세이9

              혹시 돌봄이 필요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걱정하고 계시나요?


  우리는 언제나 돌봄의 순간과 함께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크고 작은 사고나 질병과 맞닥뜨릴 때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돌봄은 처음이라 익숙하지 않은 탓에 많은 갈등을 경험하고는 합니다. 그럴 때마다 ‘어떻게 해야 돌봄을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은 점점 깊어져 갑니다.     


  직접 돌봄의 현장을 다닌 간호사로서 느낀 점은 돌봄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환자나 가족들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급성기 치료가 끝나고 퇴원을 한 후에 돌아온 집은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불편함이 가득했습니다. 언제나 늘 그렇듯 질병이나 사고는 예고 없이 갑작스럽게 찾아오기 때문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항상 촉박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간호사는 무엇을 도와줄 수 있을지, 누구나 처음인 돌봄을 어떻게 하면 쉽게 준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의 경험을 토대로 직접 돌봄을 행할 때 도움이 될만한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1. 기록해 보세요


  매일 이루어지는 돌봄이 필요한 일들을 하나씩 기록하다 보면 돌봄의 하루가 큰 그림으로 그려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정기적인 돌봄과 비정기적인 돌봄으로 나누어 돌봄의 시간표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정기적인 돌봄은 다른 가족과 나누어서 분담할 수 있고 비정기적인 돌봄에는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시작하게 됩니다. 이렇게 꾸준히 반복하다 보면 막막했던 돌봄의 부담이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특히 측정이 가능한 것들을 위주로 기록해 보세요! 


  돌봄을 시작하면 혈압과 혈당 체크와 같이 매일매일 측정하고 기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활동들은 건강 상태를 놓치지 않고 확인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줍니다. 혹시 모를 응급상황을 예방할 수 있고 건강이 나빠졌을 때 충분한 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기록하다 보면 담당 의료진과 돌봄에 대해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풍성해지기도 합니다. 매일 꾸준히 기록하다 보면 어느새 돌봄에 대해 자신감과 용기가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2. 정리해 보세요!


  이용하고 있는 병원과 방문하는 약국을 정리해서 리스트를 만들어 보세요!


  최근에 다니고 있는 병원과 혈압이나 당뇨약을 처방받기 위해 다녔던 의원을 알기 쉬운 표로 정리해 봅니다. 그래도 어려움을 느낀다면 차곡차곡 쌓인 처방전과 의무기록을 살펴보면 의료기관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활동들은 정기적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일정과 약 처방을 잊지 않고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복용 중이던 약이 떨어졌을 때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는지 쉽게 기억할 수 있고, 응급상황에 어느 의료기관으로 가야 하는지 대처할 수 있습니다.      


  현재 복용 중인 약물을 한눈에 보기 쉽게 리스트로 정리해 보세요!

병원에 다녀오면 복용해야 할 약들이 많아지기도 하는데 정확하게 어떤 약을 먹고 있는지 모르고 그냥 복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약물 리스트를 정리하면 약의 정확한 명칭과 복용 방법 등을 확인할 수 있어 약물 오남용을 막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완성된 약물 리스트를 주로 만나는 의사에게 점검받아 중복된 약물을 덜어내고 건강 상태에 꼭 맞는 약 처방으로 효과적인 약물 관리도 할 수 있습니다.     



3. 돌봄을 위한 구비 물품과 제도를 파악해 보세요!


  돌봄을 시작하려면 어떤 물품부터 준비해야 할까요? 기본적으로는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혈압계와 혈당 측정기, 체온계, 산소포화도 측정기가 일상생활에서 필요합니다. 그리고 약 달력과 대소변용 기저귀, 기즈모, 이동형 변기, 욕창 예방 매트리스 등 추가로 준비해야 할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꼭 필요한지, 언제부터 필요한지 몰라 막막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퇴원하기 전 간호 상담을 통해 쉽게 구비 물품 리스트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부담이 있다면 이용의 빈도가 많은 제품부터 순서대로 점차 준비하는 것이 더욱 도움이 됩니다.      


  돌봄과 관련된 제도와 사회복지 자원도 적극 활용하세요!

국가나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돌봄과 관련된 정책이나 서비스가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가까운 종합사회복지관이나 주민센터, 보건소에 방문하여 상담 후에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 요양 등급이나 장애등급이 있다면 참여가 가능한 시범사업과 의료 서비스 자원을 적절히 이용받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재활치료와 구강관리, 보장기구 대여나 복지 서비스까지 촘촘한 돌봄 자원들과 연결되는 것만으로도 돌봄의 부담은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돌봄을 하시는 분들은 언제나 환자 곁을 지켜주는 수호천사와 같습니다. 때때로 힘이 들 때도 있지만 언제나 함께 해주는 수호천사가 있어 환자는 오늘도 웃을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돌봄을 잘할 수 있는 방법들이 환자도 보호자도 힘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 글은 보건복지부 공식 블로그에 기고한 2024년도 마지막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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