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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원 Nov 20. 2022

젠틀몬스터는 어떻게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되었을까?

미술관보다 볼거리가 많은 화려한 안경점이 있다?

중학교 시절 대구의 시내인 동성로에 놀러 갔을 때 민트색 세탁기들이 전시되어있는 의문의 공간을 보고 '예쁜 세탁방이 생겼네' 하고 들어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계속 통로를 따라가다 보니 갑자기 웬 파스텔 톤의 수납장에 비커들이 진열되어 있는 실험실이 나오고 그다음엔 보라색 나무들이 무성한 공간이 나왔습니다.



‘대체 여긴 뭐하는 곳이야?’



제가 처음 젠틀몬스터라는 브랜드를 접했을 때의 반응입니다. 거의 10년도 지난 기억인데 아직까지도 그때의 인테리어나 분위기가 제 머릿속에 남아있을 정도로 신선했습니다. 그토록 새롭게 느껴졌던 이유는 아마 그 공간이 전혀 안경점이라고 예상을 하지 못했기 때문일 겁니다.






그 세탁방(?)은 바로 대구 동성로 젠틀몬스터 플래그쉽 스토어였습니다. 당시엔 그저 '독특하게 꾸민 안경점' 정도로 생각한 젠틀몬스터가 이젠 '국내 브랜드는 세계적인 명품이 되기 어렵다.'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세계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월드 스타 손흥민, 펜디, 알렉산더 왕, 엠부시와 협업을 하고 비욘세, 지지 하디드, 마돈나 같은 스타들이 젠틀 몬스터를 착용한 모습이 포착되었습니다. 뉴욕과 베이징에 대규모 플래그 쉽 스토어를 열기도 했습니다. 연매출이 무려 3000억을 넘어섰고 회사의 가치는 1조 2천억 상당으로 평가받는다고 해요.







더욱 대단한 것은 젠틀몬스터가 생긴 지 고작 11년밖에 되지 않은 짧은 역사를 가진 브랜드라는 점입니다. '젠틀몬스터는 어떻게 긴 역사를 자랑하는 기존 명품 시장의 틈새를 파고들어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요?' 저는 크게 3가지 관점에서 성공요인을 해석해보았습니다.




베이징 싼리툰 타이 쿠리의 젠틀몬스터 매장 출처:젠틀몬스터 공식 홈페이지



성공요인 1. 기존 안경 브랜드의 기능적 관점에서 벗어나 경험적 혜택에 집중한 브랜딩


젠틀몬스터 하면 떠오르는 것은 바로 ‘특별한 공간’입니다.


젠틀몬스터의 플래그 쉽 스토어에 가면 초대형 로봇이 움직이고 거대한 조각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인조로 만든 양 떼와 말들이 즐비하고 사람의 형상을 본뜬 미래형 로봇들이 앉아있죠. 마치 수십 년 후의 미래도시에 와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젠틀몬스터의 플래그 쉽 스토어는 각자가 웬만한 미술관의 전시보다 볼거리들이 많습니다. 저는 젠틀몬스터만의 공간 디자인 강점을 '무경계'로 정의했습니다. 말 그대로 젠틀몬스터의 공간에는 여러 가지 분야가 분야 간의 경계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융합적으로 섞여 있습니다. 그런데도 전혀 난잡하지 않고 젠틀몬스터만의 특별한 무드를 형성하고 있죠.


순수 예술, 로봇 공학, 패션, 건축, 미디어 등 분야를 초월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젠틀몬스터에서 일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실제로 젠틀몬스터에는 조향사, 파티시에, 소믈리에, 미디어 아트 전문가, 로봇 공학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채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VOGUE


젠틀몬스터에 방문하는 소비자들은 안경점에 간다는 생각으로 매장을 방문하지 않습니다. 이번엔 또 어떻게 새로운 공간을 젠몬스럽게 꾸며놓았을지 설레 하며 마치 유명 예술가의 전시를 찾아가듯 플래그 쉽 스토어를 찾아가죠. 젠틀몬스터는 소비자들에게 무언가를 파는 공간이 아닙니다. 소비자들이  스스로 궁금해하면서  찾아오게끔 하는 놀이동산에 가깝습니다. 소비자들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젠틀몬스터스러운 공간을 직접 경험하며 매료되고 신선한 충격을 매번 느낍니다. 


이런 놀라움은 입소문으로 퍼져나가기 마련이죠. 소비자들은 젠틀몬스터 스토어에서 아이웨어를 쓰고 찍은 사진들과 특이한 구조물들을 SNS에 자발적으로 공유합니다. 그 결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당깁니다.





출처: 젠틀몬스터 공식 홈페이지




성공요인 2. 기능에 치중하던 기존 아이웨어 시장을 혁신하다. 안경의 패션 아이템화



기존에 안경이라고 하면 소비자들에게 기능적인 아이템으로 각인되어있었습니다. 시력을 보정해주는 역할을 하는 도구 정도였죠. 동네 안경점은 나빠진 시력에 맞게 도수를 업그레이드하거나 오래된 안경테를 안경사가 추천해주는 새 안경테로 바꾸는 정도의 공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젠틀몬스터는 아이웨어의 기능은 기본으로 가져가고 디자인에 집중합니다. 기존의 기능적 혜택에 더하여 다른 사람들과 다르고 싶어 하는 인간 본연의 차별화 욕망을 충족해주는 패션 아이템으로서 안경을 포지셔닝했죠. 사람들은 젠틀몬스터 안경으로 스타일링을 한 사진을 인스타에 해시태그를 달고 자발적으로 공유합니다. 자신의 스타일링 포인트로서의 안경을 자랑하는 것이죠. 남들과 달라 보이고 멋져 보이고자 하는 욕구는 패션 산업의 핵심입니다.





출처: 젠틀몬스터 공식 홈페이지




성공요인 3. 김한국 대표의 사업 철학과 인생을 대하는 태도 ' 나를 설레게 하라.', '적당히는 없다.'



젠틀몬스터라는 회사가 지금의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시발점은 김한국 대표의 사업철학과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싱글즈 매거진 강연에서 직원들의 월급을 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 왔음에도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실 젠틀몬스터라는 아이웨어 브랜드를 기획하기 전에 9개의 기획이 더 있었고 그중엔 정육점 사업도 있었지만 실패했습니다. 연이은 실패 끝에 10번째로 성공한 것이 젠틀몬스터예요.



그는 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에 3개월 간 직장에 다니며 100권의 책을 읽고자 마음먹었고 옆에 과도를 두었다고 합니다. '책을 게을리 읽으면 손가락을 자르겠다.'라는 결심을 할 정도로 간절했다고 해요.



또한 100만 원만 가지고  유럽을 횡단하면서 노숙, 구걸도 해봤다고 합니다. 그렇게 낯선 타지에서 키운 강단이 브랜드를 키우는 데에 있어서 많은 위기들을 대처하는 기초 체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사원으로 시작한 한 사람이 굳은 결심 끝에 좋아하는 일로 성공한 스토리를 듣고 싶으시면 아래의 강연을 한 번쯤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SgP09_LLTk&t=681s




그의 철학은 ‘자신이 설레는 일을 할 때 타인도 설레게 할 수 있다.’입니다. 자신을 설레게 하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달되기에 우리가 젠틀몬스터의 매장을 방문할 때 설렘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여러분들을 설레게 하는 일들은 무엇인가요?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일을 알고 있나요? 사람들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지치지 않고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일이 경제적 여유까지 가져다준다면 완벽하겠죠! 물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것이 꿈처럼 느껴지지만 분명 노력한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믿습니다. 김한국 대표처럼 큰 사업이 아닐지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서 보상을 얻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오늘은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성공요인을 저만의 관점으로 분석해보았습니다. 첫 번째 글이라 많이 부족하고 엉성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는데요. 앞으로 점점 더 질 높은 글을 무료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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