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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무엘 Sep 26. 2021

노조를 '만인의 핑계처'로 악용하면 노사관계는 왜곡된다

노조 = 만인의 핑계처 論입니다.

노사관계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편견 오류 중 ‘ 노조 때문에~~~’ 된다, 안된다는 식으로 매사에 노조를 만인의 핑계처로 만들고, 손가락질하며 비난하는 방식은 결코 노사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노사관계가 합리적이지 못한 경우에 그 책임을 노조 측에 떠넘기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작금의 노사관계 상황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거나 책임추궁을 받을 경우 회사보다 ‘노조 때문에 안된다’라는 핑계를 대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회사 경영진이나 관리자가 노사관계의 책임을 노동조합 측으로 떠 넘기고 그들의 귀책을 은폐함으로써 노사관계를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입니다.

회사는 기본적으로 노사관계를 상생적이고 합리적 관계가 되기를 기대하면서 노무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가 열심히 노무관리를 함에도 불구하고 노사관계가 합리적 수준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강성 노조 때문에…, 조합원수가 워낙 많은 노조라서.., 상급 단체 노조 때문에…, 정치권과 법제도 환경 때문에…’라는 이유를 찾곤 합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경영진이나 관리자들은 노사관계가 합리적으로 변화하지 못하는 이유를 ‘노조 때문에’ 안된다는 인식이 강합니다.


하지만 이런 표현 이면의 맹점을 잘 봐야 합니다.

‘노조 때문에 합리적 노사관계를 형성하기 힘들다’라는 말 이면에는 회사의 경영진이나 관리자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고, 열심히 잘해보려고 하는데 다만 노조 때문에 힘들다. 노조가 협조를 안 한다. 그래서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노조가 먼저 시대 흐름에 맞는 노동운동방향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노사관계 변화는 어렵다는 인식들이 만연합니다.


그래서 마치 회사는 옳거나(right) 선(善)이고 노조는 틀렸거나(wrong) 악(惡)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고착화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재의 비난받는 노사관계의 책임을 노측의 책임으로 돌리고, 회사 측을 오히려 ‘노사관계의 피해자로 둔갑시켜간다’는 점입니다.


결국 노사관계의 변화와 혁신은 노조가 먼저 변화하지 않으면 회사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식으로 사고가 귀결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당연히 기존의 노무관리 방식(일하는 방식)을 변화/혁신해야 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어떤가요? 정말 노조만의 문제일까요? 회사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을 보게 되면 회사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다가 실패하거나 어려움에 처할 경우 그 원인의 주요 책임이 해당 임원, 담당 관리자의 귀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회피하는 방법으로 노동조합 및 노조 활동가 핑계를 대고 책임을 전가시키면서 본인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해당 위기를 모면해온 사례들도 많았다는 점을 상기해봐야 합니다. 본인들이 잘못한 점을 노조 때문에 힘들게 되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것입니다.


노사관계의 변화는 회사가 먼저 시도해야 합니다.

노동조합은 회사의 경영활동에 반응하는 조직입니다. 즉, 노사관계의 대표적인 특성은 회사의 경영활동(자극, Stimulus)에 노조의 반응(Response)하는 관계입니다. 이는 노사관계의 정의(definition)인 경영활동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불신관계에 근거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긍정적이고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지향한다면 노조에 대한 비난, 불평이나 삿대질을 하기보다는 회사 경영 스타일, 리더십, 조직 시스템, 규정과 절차, 일하는 방식들에 대한 점검을 먼저 해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특히, 더 이상 노동조합 때문에 안 된다는 식의 핑계는 이제 그만해야 할 것입니다. 

노조 때문에 안된다는 식의 핑계를 한다는 의미는 반대로 ‘회사 경영진이나 관리자들은 열심히 잘하고 있는데 결국 노조 때문에 안되고, 다시 그 말은 노조가 먼저 개과천선 하지 않는 한 회사가 할 수 있는 게 별게 없다. 그저 답답할 뿐이다’라는 식의 인식이 만연해지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정리하자면 

첫째, 현재의 비합리적 노사관계에 대한 귀책사유를 노조 측에 책임을 지우는 것은 노사관계 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회사이 귀책부터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둘째, 만약에 노조가 비합리적 행위들을 반복한다면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를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셋째, 노동조합은 회사 내 총체적 경영활동의 결과를 보여주는 거울입니다. 그래서 회사가 먼저 변화하지 않으면 노조가 먼저 변화하기 힘듭니다. 노사관계의 변화와 혁신을 기대한다면 회사부터 먼저 변화해야 합니다. 

관건은 ‘회사부터 내부 먼저 점검하자’는 것이지만 바로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 어디서부터, 무엇을, 언제, 어떻게 접근해서 회사 측의 변화를 먼저 해갈지가 관건입니다.

노조는 함께 ‘경영의 파트너’로서 가야 할 대상이지 ‘만인의 핑계처’로 악용된다면 노사관계의 발전은 더욱 요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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