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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tif Apr 04. 2024

재클린의 청새치회

Ray & Monica's [en route]_139


재클린의 세 번째 초대



옥스나르 어머니, 재클린Jacqueline으로부터 세 번째 식사 초대를 받았다. 지난 연말 바비큐 파티를 시작으로, 지난달의 피자파티, 그리고 오늘의 청새치회 파티까지...


한번은 우리가 머무는 숙소에서 아내가 준비한 한식 식사에 재클린을 초대한 적이 있고 간혹은 함께 외식을 하기도 했다. 그녀가 La Paz에서 가장 맛있다고 자부하는 길거리 타코집에서 갖가지 타코를 함께 먹기도 했다.


재클린 집을 방문할 때마다 그녀의 시크chic한 감각에 놀라곤 한다. 가드너로서 식물을 활용한 그린테리어에 뛰어나기도 하지만 그녀의 부엌과 거실 등은 방문할 때마다 시즌별 특성을 살려 조금씩 바뀌는 인테리어를 통해서 그녀의 감수성을 눈치챌 수 있다.


이번의 식사 초대는 좀 갑작스러운 것이었다. 남편이 낚시로 잡은 신선한 청새치(Marlin)를 보내왔으니 함께 청새치회를 만들어 먹자는 제안 때문이었다. 지난 일요일로 검소했던 식탁의 부활절이 끝난 뒤 첫 특별한 파티가 된 셈이기도 했다.


재클린의 남편, 아스드루발Asdrubal 씨는 라 리베라La Ribera 바닷가 마을에서 조경 사업을 하는 분이다.

청새치는 열대 및 아열대 바다에서 활동하는 물고기로 라 리베라가 위치한 로스카보스Los Cabos일대는 청새치 낚시를 위해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다. 물고기 중에서도 가장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힘이 좋고 민첩해 낚시꾼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물고기로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의 산티아고 노인이 혈투를 벌이는 물고기이다.


이번 청새치회파티에는 재클린의 오랜 친구이자 동네 어르신인 마르가리타Margarita께서 함께해 더욱 얘기가 풍성했다.


재클린은 멕시코인들에게 빠져서는 안 될 식사 음료로 콜라 대신 papaya chia drink를 만들었다. 믹서에 간 파파야에 코코넛 워터와 치아 씨앗(chia seeds)을 넣은 음료이다. 더 달콤한 음료를 원하면 꿀이나 아가베 시럽을 넣는다. 아내는 함께 음식을 만들면서 이 파파야 치아 음료를 만드는 법을 배우고 크림딸기(Fresas con Crema) 디저트도 직접 만들었다.


재클린은 식문화에 대해서도 설명을 빠뜨리지 않는다.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1, 2시에 먹는 점심(Comida)를 주로 풍족하게 먹어요. 그다음은 아침(Desayuno)이고 상대적으로 저녁식사(Cena)는 가볍게 먹는답니다."


청새치회회를 코미다로 배부르게 먹고 집으로 돌아오자 이 모든 것의 계기가 된 옥스나르로부터 메시지가 왔다.


"안녕 안수, 민지한테 안부 전해주세요, 좋은 시간 되셨길 바라요. 저는 당신들을 사랑해요. 오늘 그 자리를 함께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Hola Ansoo, saludos a Minji, espero estén pasándola bien. Los quiero mucho. Me dió gusto compartir la mesa el día de hoy.)

#청새치회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반도 #라파스 #세계일주 #모티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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