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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tif Apr 06. 2024

그렇게 그는 나의 아들이 되었다.

그림일기_99


멕시코 청년, 옥스나르       

   


32살의 멕시코 청년, 옥스나르를 만난 지 116일이 되었다. 그 전에는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그가 나의 아들이 되었다. 그가 나를 엄마로 예우하니 그는 내 마음속에 절로 아들로 자리 잡았다.     


그는 내가 지금 까지 지켜왔던 것을 말하니 그도 따라지키고 있다. 함께 밥을 먹으면서 말했다.     


"나는 접시에 음식을 남기지 않는다. 접시 위의 모든 것은 다른 이의 생명이기 때문이다. 나를 위해 희생된 생명인 밥알 하나도 쓰레기통에 버려지지 않게 하는 것이 나의 마지막 예의 같아서야."     


그 후로 그도 고추 조각 하나도 남기지 않는다. 그리고 며칠 뒤 한마디 더 했다.     


"한국에서는 연장자가 먼저 수저를 들 때까지 기다려준다. 그것이 나보다 더 많은 시간을 세상을 위해 노력한 사람에 대한 한국식 공경이야." 

    

그 후로 그는 나보다 먼저 수저를 들지 않았다. 내가 나머지 조리를 하는 동안 '배고플 텐데 먼저 먹어!'라고 말하면 이렇게 말하다.   

  

"민지는 나를 2시간 기다려주셨는데 저도 민지가 숟가락을 들 때까지 기다릴래요."     


그렇게 그는 나의 아들이 되었다.


“내 아들, 옥스나르     

20240405

강민지“     



#아들 #옥스나르 #그림일기 #세계일주 #10년세상순례 #멕시코 #라파스 #모티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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