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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르무 Nov 30. 2021

인연의 끈

너무 타이트하지도 너무 느슨하지도 않게

인간은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나 또한 지나온 많은 곳들에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내 삶에 작든 크든 어떠한 의미를 남긴 사람들이다.

인연인 것이다.

그래서 자주가 아니더라도 인연이 끊어지지 않게 유지하고 싶어 한다.

그런 인연들 중, 내가 먼저 연락해야만 관계가 유지되는 인연들이 있다.

애써 이어오고 있던 인연의 끈은 사실 나 혼자만 쥐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알면서도 ‘내가 계속 쥐고 있으면 상대도 언젠가 다시 잡아주지 않을까’

하며 놓지 못했다.

그렇게 힘에 부치면서도 억지로 쥐고 있는 인연들이 있다.

벼랑 끝에 매달린 듯, 놓아버리면 큰일이라도 날 듯이.


나만 놓아버리면 끝날 관계에 애써 힘 쏟지 말자.

얇은 인연이든 굵은 인연이든 손에서 놔버리면 남이 된다. 애초에 그랬듯이.

그러다가  어느 순간 어디선가 나타나 새로운 인연으로 다가올 수도 있.  그랬듯이.

끊어인연 흘러나갈  있게, 새로 이어질 인연은 들어올  있게,

너무 타이트하지도 않으면서 너무 느슨하지도 않게 손을 쥐고 있어야 한다.


끈을 있는 힘껏 붙잡고 놓치지 않으려 몸에 칭칭 감아도 내 몸의 일부가 될 수 없듯이,

아무리 귀한 인연이라 한들 타인은 타인일 뿐이다.

놓지 못한 끈들에 목이 감겨 숨 막혀하고 있지 않은가.


놓아버려도 될 인연의 끈들은 털어버리고 그 손으로 나를 토닥여줘야지.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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