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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조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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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많은얼룩말 Dec 19. 2022

널 만나기까지 남은 시간, 30일

너에게 쓰는 세 번째 편지


조이야, 안녕.

너도 알다시피 매일 너에게 말을 걸고 있지만, 오늘은 출산 예정일까지 30일이 남은 기념으로 오랜만에 펜을 들었단다.


어느덧 너를 배 속에 품은 지 250일째야. 시간이 참 빠르지? 너는 엄마 배 속에서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니?


아직 너의 얼굴도 초음파로 본 게 전부인데 그동안 너에게 말을 걸고, 너를 위해 움직이고, 너를 생각하며 음식을 먹고, 너에게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다 보니 나에게 붙여진 '엄마'라는 이름이 처음보단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요즘이야.


대략 100일 전부터 시작된 작은 태동으로 우리는 너의 존재를 더욱더 확실히 체감하기 시작했었는데, 이제는 너의 손과 발이 구분될 정도로 네가 많이 자랐단 걸 알겠어. 너무 신비롭고 신기해!


꼬물꼬물 움직이는 너를 느낄 때마다 너와 하루빨리 만나고 싶으면서도 사실 난, 이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버릴까 벌써 아쉽기도 해. 엄마이기 전 '나'로 오롯이 살아내고 있는 이 시간이 너무 자유롭고 즐거워서지. 물론 조이 너를 낳아도 나는 분명 나일 테고 너로 인하여 더욱 다채롭고 깊어지는 내가 될 테지만 말이야.


조이야, 아빠랑 엄마는 우리 조이를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야. 솔직히 말하면, 처음 부모가 되는 거라 육아 선배님들의 매뉴얼을 아무리 보고 듣는다 해도 감이 잘 잡히진 않아. 그래도 우리는 여러 정보를 수집하며 나름 머리를 맞대어 하나씩 준비하고 있어.


너도 요즘 엄마 배 속에서 서서히 나올 준비를 하는 것 같은데, 아마 너도 세상살이에 대한 감이 잘 안 잡히겠지. 아빠도 엄마도 그 시기를 지나왔지만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 고로, 앞으로 우리 셋이 머리를 맞대고 나아가 보자. 하나보단 둘이, 둘보단 셋이 나을 테니까.


널 만나기까지 남은 시간, 30일.

조이야, 아직 방 빼려면 30일은 더 채워야 한단다.

우리가 만날 그날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보자.

사랑해.


너를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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